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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비의 숲
07/01/20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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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미지>




알아야 면장질도 한다던가,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며 본 만큼에 따라 느낌이며 감동의 질도 달라지게 마련인데...

뜬금없이 겨울철에 나비 구경이라니 가당치도 않다고 아예 그냥 무질러 버렸는지도 모른다. 

꽃피는 시절과 짝 이루는 나비 아닌가, 당연히 겨울나비는 생각도 못할 밖에.

모나크 나비가 진풍경을 이루는 철에 몬트레이를 두 차례나 들렀건만, 애시당초 그에 관한 정보를 미리 챙기지 않았으니

장관인 겨울나비와의 만남은 이뤄질 리 만무였다.

Pacific Grove는 미국에서 가장 멋진 모나크 나비(제왕 나비) 관찰 지역으로, 최고로 많은 개체 수를 구경할 수 있는 장소가

몬트레이 카운티라는 걸 알게 된 건 그곳을 다녀오고도 한참 뒤의 일이다.

언젠가 다시 센트럴 코스트를 타고 윗녘으로 여행 떠날 적엔 겨울철이라면 필히 유칼립투스 군락지부터 찾을 것이다. 

유전자 명령대로 시원의 터를 찾아 연어가 회귀하듯, 머나먼 하늘길따라 남으로 향하는 나비 행렬의 쉼터에 들러 격려와 

성원의 박수 소리없이 오래도록 보내고자 한다. 




아로마 테라피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지도 오래됐다.

식물의 천연향(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향기요법은 심신의 힐링을 도와서 긴장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 해소 및 비염 완화에 

도움주며 정신 활동을 자극해 두뇌의 혈류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냉난방 시설 가동시 유독 민감하게 반응해 알러지를 일으키는 체질이 되고 말았다.

특히 조용한 아침미사 시간, 빵빵하게 튼 에어컨으로 인해 툭하면 재채기와 기침이 터지는 지라 딸내미에게 부탁해

유칼립투스(Eucalyptus) 오일을 사오라고 일렀다.

일단 침대머리에 있는 가습기 대용인 작은 실내 분수대 물에 오일을 두어 방울 떨구니,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더불어 상쾌한 

기분이 들며 콧속이 시원해졌다.

유칼립투스 오일에는 거담제로 쓰이는 시네올(cineole)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알러지 천식과 기침 예방에 효과가 

있다더니 실제로 그 덕을 톡톡히 볼 것 같다.

희석시킨 유칼립투스 오일은 호흡기 점막의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켜 준다는 말대로 느낌은 암튼 그럴싸했다.  

목캔디 같은 기침 억제용 사탕, 향수나 화장품, 방향제나 비누 제조시 향료로 널리 활용되는 유칼립투스 오일.

상큼한 향은 공기정화 효과를 지녔을 뿐 아니라 소독제, 탈취제, 치료제로도 널리 이용된다.



크리스마스날 이 나무 아래에서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면 그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을 지닌 나무.

유칼립투스는 늘푸른 잎에 빠른 생장률을 자랑하기에 도로 경관수목으로 식재되거나 (LA 시내 도처의 가로수이기도 하다) 

공한지에서 무리지어 제멋대로 잘도 자란다.

아마도 박토 아랑곳 않고 건조한 기후라도 잘 견디는 수종인 모양이다.

캘리포니아에 와서 처음 본 이 나무는 회백색 줄기 매끄러우나 허물벗듯 겉 껍질 벗겨지며 주변을 너저분하게 했다.

잎새는 긴 유선형에 암녹색이지만 뽀얀 기운이 감돌아 전체적으로 깔끔치 못하게 칙칙해보이는 편이다. 

수형 단아하기는커녕 속아지 못된 졸장부처럼 배배 틀어진 빈약한 둥치라 목재로도 시원찮겠고 이파리 성글어 그늘 역시 

보잘것 없었다.  

물론 이름도 몰랐지만 굳이 알고자 하지 않을 정도로 시덥잖은 게 도무지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잡목으로만 여겨졌다. 

세상 만물 그 무엇이건 의미없이 허투루 지으신 창조주는 아니실텐데 어찌 저리 오종종 못나고 지저꺼분하게나 보일까.  

지난 연말 페루 여행을 가서 메마르고 헐벗은 야산에 빈약한 채로 어수선하게 솟은 그 나무 군락을 자주 접했다.

원주민들이 길게 죽죽 벗겨지는 나무 껍질을 모아 지붕을 덮는다고 하기에 그나마라도 쓸모가 있긴 있었군, 했던 터였다. 

바로 그 나무가 유칼립투스, Monarch Butterfly Grove에 닿아 모나크 나비 도래지라는 안내문을 읽으며 수명도 알게됐다.

그것은 나비떼가 숲을 떠난 뒤인 지난 초여름의 일이었다.



싸아한 송진내를 풍기며 파스처럼 화하니 톡쏘는 신선한 향내 번지므로, 어쩐지 깊은 숲속에 깃들어 삼림욕을 한듯 청량감을 느끼게 하며 심신의 피로마저 산뜻하게 풀어주는 유칼립투스 향기. 

호주 원주민들의 감기 전통 약제였으며 1880년대 초에는 외과의사들이 유칼립투스 오일을 수술 중 소독제로 사용하였다.  

남반구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 종류는 700여 종, 이 가운데 500종 이상에서 엣센셜 오일이 생산된다.

유칼립투스 폴리브렉티아(Eucalyptus polybractea), 유칼립투스 글로불러스(Eucalyptus globulus), 유칼립투스 라디에이터(Eucalyptus radiate)에서 주로 오일을 추출해낸다.

기침 치료용으로 쓰이는 유칼립투스 나무의 주산지는 호주로, 키 큰 상록수 잎은 잘 아다시피 코알라 먹이감이다. 

함유 성분 중에는 독성이 강한 페놀이 포함돼 경련이나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는데 코알라는 이 독성을 분해하는 효소가 분비되는 유일한 동물이라 유칼립투스 잎을 주식으로 삼는다고.

유칼립투스 나무를 좋아하는 것은 코알라만이 아니다. 진귀한 모나크 나비 또한 그 나무와 아주 각별한 사이다.

귀여운 코알라나 화려한 왕나비와 인연 닿기에는 좀 부실해 보이는 나무이지만 아무튼 엣센셜 오일의 향만은 일품인 나무다. 



따뜻한 곳을 찾아 남하하던 나비떼가 쉬는 곳, 몇 천마일 넘는 기나긴 여행 도중 유칼립투스 나무에 붙어 월동하게 된다.

북미의 록키 산맥 서쪽에 살고있는 모나크 나비는 산타 크루즈 (Santa Cruz)와 샌디에고 (San Diego)주변의 태평양 연안을

따라 비행하다가 기온이 55도 이하로 떨어지면 따뜻한 캘리포니아 해안가 숲에서 나래 접고 겨울을 보낸다. 

캘리포니아의 유칼립투스, 몬트레이 소나무, 몬트레이 사이프러스 숲의 나무 줄기에 촘촘히 매달려 서로 체온을 나누며 겨울을 난다는 것. 

모나크 나비 숲(Monarch Butterfly Grove)이라 명명된 약 4백여 곳의 나비 도래지가 캘리포니아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있는데, 유칼립투스가 우거진 몬트레이 반도, 피스모 비치 등이 특히 소문난 명소란다.

늦가을에서 겨울 동안 그리고 초봄 사이 이 지역을 방문한다면 오렌지색과 조화 이룬 검은 테의 화려한 나비들이 무리지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희귀한 모습을 운좋게 볼 수 있겠다.

언뜻 오렌지 빛깔의 꽃 무더기처럼 미동도 하지 않은채 정적인 자세를 흐트리지 않기에 진짜 살아있는 건가? 궁금해 이 보호 구역 내에서 나비를 집적거려본다면 자칫 1천불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고. 



북녘지방의 기온이 떨어지면 추운 계절을 벗어나기 위해 남쪽 멕시코까지 2~3천 마일을 날아간다는 모나크 나비.

어떻게 몸 길이 4 센티미터에 몸무게 0.4 그램의 작은 곤충이 한번도 가본적 없는 그 먼 거리를 비행하는지 여행 경로 

자체가 수수께끼였다. 

연구 결과 2009년 그 비밀 일부가 밝혀졌다.

모나크 나비는 뇌에 태양의 위치와 시간을 인식하는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으며 더듬이에 빛을 인지하는 또 다른 기능이 

추가돼 있기에 그 일이 가능하다지만 아직도 장거리 비행에 성공할 수 있는 메카니즘은 의문으로 남아있다. 

지구상의 어떤 첨단 네비게이션 보다 월등 탁월한 초감각적인 정밀기능은 창조주께서 모나크 나비에 부여한 DNA 덕분일 터.

생각사록 이 모든 일 무한감사, 다시금 주 하느님 놀라우신 창조의 손길에 거듭 고개 숙이게 되는 일요일 아침이다.


 

 



 




<셋 다 구글 이미지>



Monarch Butterfly Grove, 모나크 나비(제왕나비), DNA, 유칼립투스, 몬트레이, 피스모 비치, 시네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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