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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에 젖은 산사
01/21/20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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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암에 다녀왔다.

오월이면 주렴처럼 드리운 등꽃 만나보러 오르던 등운곡 지나 숲속 깊숙이 앉아있는 선원(禪院) 내원암. 

참선 통해서 마음 속에 일어나는 갖가지 잡념과 망상을 가라앉혀 내면세계의 참다운 불성을 깨닫도록 이끄

참선수행도량이다.

한마디로 수도인들이 선을 통해서 견성하고자 수행 정진하는 암자다. 

범어사에 속한 암자로 본사를 지나 개울을 끼고 숲길 십여분 걸어오르면 천천히 품격있는 모습 드러낸다.  

정월 초하루 설날을 기리는 색색 지등()이 안개비 자욱한 금정산의 무채색을 밝혀줘 범어사는 빗속에도 환했다.   

파스텔 톤의 지등이 길안내하는 범어사 곳곳은 차분한 평소와 달리 산뜻하기까지 하다.

우산 쓴 채로 한참 경내를 돌다가 빗발 거세져 이번엔 차를 타고 휘리릭 내원암에 올랐다.

사철 어느때 가도 고요를 넘어 적요가 깊이 배여있는 내원암.

이 호젓함이 좋아 즐겨 찾았던 암자다. 

한겨울이라서인지 인적은커녕 새소리조차 전혀없이 적연()하기만 한 사위는 착 가라앉아 있다. 

비에 젖은 암자는 더없이 고즈넉했으며 사물마다 비에 씻겨 투명히 푸르렀다.

주차장으로 통하는 뒤란 담장가의 장독대 말갛게 목욕재계한 실루엣이 정갈했다 

발 아래 자갈돌 부딪는 사그락 소리가 유독 크게 울려 발자국 떼기도 조심스러웠다. 

<물고기 종소리>란 글을 남기게 된 곳이자 아이디 종소리를 갖게 된 시원지()이기도 한 내원암.

그때 딸내미가 무심코 그려준 풍경은 여태껏 종소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이십 수년만에 와보니 추녀 밑에서 댕그랑거리던 풍경은 어느 당우에도 매달려 있지 않았다. 

바람 심한 날은 그마저 소음이 되어서일까.

허유괘표(許由掛瓢)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허유는 나뭇가지에 표주박을 걸었다가 시끄러워 떼어버렸다니 속계를 떠나 맑게 살아가는 결은 비슷한가 보다.

그가 누군가, 요임금이 천하의 통치를 맡기겠다 하자 더러운 말을 들었다며 영수 물가로 가서 귀를 씻었다는 은자다.











 http://blog.koreadaily.com/kubell/995442

                  


범어사 내원암, 선원,물고기 종소리, 허유괘표(許由掛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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