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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편백숲 꽃무릇
09/17/2019 20:00
조회  453   |  추천   16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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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운이 스미면 부산 여기저기 나있는 둘레길 순례에 나서기로 했다.

태종대 쪽으로 갈까 하다가 등산 겸해서 금정산 범어사를 찾았다.

차에 실려 절 앞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드물어, 늘 했던대로 청룡동 지하철역에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찻길이 나있는 윗도로가 아닌 아랫길 숲으로 접어들었다.

계곡을 끼고 3킬로 정도 걸어 올라가는 이 길은 산행인들은 물론 사하촌 주민들이 주로 다니는 길이다.  

부산살때 걸핏하면 갔던 범어사라 훤히 눈에 익은 길인데 입구 쉽게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주변에 조밀하게 들어찬 주택들.

차 한대 겨우 다니던 길이 4차선으로 바뀐 것을 필두로 숲 발치까지 치솟은 빌딩가에 그만 숨이 차올랐다.     

겨우 숲 언덕길을 찾긴 찾았는데 예전처럼 가풀막진 비탈도 아니고 울퉁불퉁 자갈길 흙길이 아니라 데크와 층계로

다듬어진 산책코스가 되어 이름도 누리길, 명상로, 힐링길이다.  

양옆으로는 밀밀한 편백나무 숲, 나이테따라 허리 굵기는 다르나 저마다 밋칠하게 쭉쭉 뻗어 거침없이 솟구친채 하늘 가렸다.

전에는 소나무와 잡목이 얼크러져 수선스러웠는데 언제 이리 숲 반듯하게 정비하고 조림까지 훌륭하게 했을까.

편백은 소나무 외의 여러 수종 가운데서도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나무인 줄은 알겠는데 거기다 속성수인지 멋지게도 자랐다.

목향이 좋을 뿐 아니라 목재로서도 상등급인 편백이라 가구용으로도 사용되며 사우나장의 내부벽 마무리감은 단연 편백이다. 

신선하게 감도는 청량감이 상큼해서 산림욕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범어사 누리길.

다들 긴옷을 입었기에 고개 갸웃했는데 알고보니 숲 짙은만치 산모기 여간 극성스럽지 않아 손부채질하며 걸어야할 정도였다.

새카만 몸통에 하얀 줄이 가로로 나있는 쪼맨한 물 것이 어찌나 독종인지 스치기만해도 가려움 참지못하겠는데 하필이면

손가락에 두 방이나 물려 박박 긁다못해 벌겋도록 꼬집어댔다.

그래도 발걸음 가벼이 휘휘 오르다보니 어언 범어사 산문 앞, 땀도 알맞게 났는데 마침 산바람 시원하게 스몄다.





















일주문 가까이 이르자 그 옆 숲길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진기한 무언가를 그 숲에서 발견한듯 삼각대까지 세워놓고 표정도 진지하게 요모조모 찍어대는 그 무엇은?

작은 꽃무리 이루고도 단박에 눈길 사로잡는 진다홍 빛깔, 요요한 불꽃같은 꽃무릇이었다.

그만큼 꽃무릇은 가히 고혹적일만치 요염한 꽃이다.

꽃무릇, 석산이라고도 한다.

꽃무릇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잎과 꽃이 서로를 애틋하게 그리워만 할 뿐 종내 만날 수 없어서이리라.

상사화라고도 부르나 상사화는 한여름에 늘씬하게 올라온 대궁에 릴리보다 꽃송이 크게 피는 복숭아색 꽃이다.

상사화는 꽃무릇과 전혀 달라 조촐하고 얌전스런 반면 꽃무릇은 상사화하고는 영 다르게 교태스럽고 훨씬 농염하다. 

왜인지 천경자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꽃, 또아리 튼 배암이 그 꽃그늘에 숨어있을 것만 같이 요사스럽다.

이름나 있기로는 고창 선운사와 영광 불갑사 꽃무릇 군락지, 9월 중순 무렵이면 절정을 이룬다.

소나무 숲 아래 사태진 꽃무릇의 장관을 구경하러 불갑사 가려던 생각은 범어사 몇 그루 꽃무릇으로 대체해도 되겠다.

절집이야 어디인들 구조 유다른가, 대웅전 관음전 미륵전 나한전 명부전에 종각 보재루 둘러보고나서 불상 탱화 석탑

앞에 곡진한 마음 모아 합장배례하면 되는 것을.  

정갈하게 자리한 가람 구석구석 돌아본 다음 양손 오므려 약수 서너차례 받아마시고 금정산을 내려왔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이 닮은 상사화>

범어사, 꽃무릇, 편백나무, 산모기, 불갑사,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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