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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뿔도 모르면서
09/02/2019 05:30
조회  675   |  추천   20   |  스크랩   0
IP 221.xx.xx.119





금지어에 포함될 거 같아 일단 시험삼아 개뿔이란 글자를 입력해서 등록해보니 희한하게 무사통과. ㅎ

마(두 글자가 붙으면 안됨)란 금지어가 포함되어 있다며 포슽이 올라가지 않아 어렵사리 찾고보니 안 마당 때문이었고, 

어린 새를 새 새ㄲ로 표기했다가 금지어에 걸렸던 경험이 있어서다.

아무튼 오늘 주제는 '개뿔'이라는 이름을 간판으로 내건 이화동에 있는 소문난 철물점을 비롯 그 동네구경을 한 이바구다.

지난해부터 조카는 이모가 흥미있어 할만한 집이 있다며 날잡아 가보자 했으나 기실 별로 내키지 않았다.  

곱고 멋진 이름 다 놔두고 하필이면 '개뿔'이란 작명을 했을고?

가벼이 나대는 젊은 세대도 아니고 나이들어 점잖은 체면이라면 입에 올리기 거북한 속되고 품격 낮은 단어가 개뿔이다.

뭘 모르면 가만이나 있지 대체 왜 나서냐 싶을때 시니컬하게 내뱉는 말이 '개뿔도 모르면서!' 다.

거침없이 짧게 개뿔! 이러면 엿먹어라! 뜻이나 마찬가지로 참 재수없다는 의미가 함축돼있다.

하지만 속뜻 빈정거림을 넘어 손가락 욕처럼 은유적으로 성을 지칭하는 저질스런 욕설이기도 하다.

개뿔! 그러나 사전에는 별 볼 일 없이 하찮은 것을 경멸하는 태도로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나와있다. 

이제는 아무 가치도 없어진 허접스러운 것들이란 의미에서 고물상에 다름아닌 진화된 철물점이니 개뿔이 맞긴 맞다.  












구불구불 비좁은 골목에 벽화가 그려진 이화마을, 한양도성과 만나는 전망좋은 낙산공원 카페인데 하여튼 이름이 '개뿔'이다. 

서울 종로구 한양도성 성곽길 낙산구간 안쪽에 자리한 이화동은 벽화로 유명해진 마을로 곳곳에 위치한 작은 박물관 덕에 

골목 전체가 시간이 박제된 화석마을 그러나 스토리가 엮어지는 문화마을로 변모했다. 

카페 테라스 나무의자에 앉아서 수제맥주 한잔에 더위를 밀치고 만난, 동숭동에서 쇳대박물관도 운영하다 정리했다는 최관장. 지금은 최가철물점에만 집중한다면서 수수하고도 세련된 부인이 얼른, 바쁜 쥔장을 대신해 지난 얘기를 들려줬다.  
강남에서 장사 잘되는 철물점 배달일을 하다가 우연히 가게 인수 제의를 받아 최관장은 철물점을 경영하며, 생래로 손재주가
좋은데다 예술감각 남다르게 타고났던지 철물 디자인에 눈뜨게 된다.
강남개발 붐이 한창일때 고급 아파트촌에서는 그의 고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며 작품마다 상종가를 쳐 돈을 제법 모았다. 
황학동 골동시장에서 수집한 옛물건과 직접 만든 작품수가 늘어나자 전시공간이 필요해 장소를 알아보러 다니는 과정에서 
이화동에 그의 시선이 탁 꽂히고 말았다.
재개발 소리가 오르내리는 허름하고 낡은, 정말이지 보잘것 없이 낙후된 동네 전체를 박물관으로 만들었으면 싶었다.
비탈진 골목에 50년대 지은 작은 집들이 따개비붙듯 모여있는 그곳이 그에게 접신하듯 스며들며 동시에 청사진이 그려졌다.










길가 여러 집을 사들여 최가 철물점, 마을 박물관, 갤러리, 카페 등으로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쇠락해가는 달동네가 감성이 꽃 피어나는 예술마을로 재탄생하게 되자 마을주민들도 환경미화에 발벗고 나섰다. 
집집마다 벽에 그림을 그리는 등 점차 골목이 특색있게 변해가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서울 도심에 남은 유일한 낙산 성곽까지 복원을 마치자 시민들의 산책지로 각광받으며 자동적으로 이화동과 연계가 되었다. 
현대미와는 거리가 먼 허술한 골목에 공방과 선물가게며 커피전문점, 와인바가 들어서 남산타워 마주보며 야경도 즐긴단다. 
허나 아직도 여전히 앞집은 흙벽과 송판담장과 기와지붕이 공사 가림막 사이로 노출된 채라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그럼에도 몇년전부터 외국인이 즐겨 찾는 관광지이자 청춘들의 데이트 코스, 드라마 촬영지로 계속 뜨고있는 핫프레이스다.
뜨락도 오밀조밀 예쁘게 꾸몄지만 안으로 들어서니 아래윗층 칸칸이 자리잡은 전시물, 하다못해 벽 천정까지 빈 구석이 없다.
큐레이터를 따로 두지 않다는데 전시 공간 배치나 섬세한 여백 구성에 있어 타고난 안목의 천상 예술가 가족이다.
수집 종목도 다양해 민속공예품, 백자, 생활소품, 고미술품, 목각품, 철물조각들이 실내 비좁도록 가득차 입이 벌어진다.
미처 옮기지 못한 쇳대박물관 전시물까지 들어오면 역사깊은 온양민속박물관이 벌쭘해질 판이다. 
한국인 개개인은 이렇듯 뜯어보면 볼수록 두뇌도 우수하고 창의력도 기발고 재능도 뛰어나다.
우수한 두뇌를 잔머리 굴리는데 쓰지만 않는다면, 반짝이는 창의력을 악용하지만 않는다면, 풍부한 재능을 정치물로 더럽히지만 않는다면 이 사회가 퇴행으로 마구 치닫지는 않으만. 

고함지르며 요절을 내겠다고 악쓰는 대신 요즘 분노한 다수는 참담한 기분인채 무기력하게 개뿔! 소리나 내지를 뿐





이화마을, 낙산성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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