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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촌을 지키는 집
08/21/2019 07:00
조회  755   |  추천   25   |  스크랩   0
IP 221.xx.xx.119

 

집 한 채에 / 유미희 시 

작은 집
한 채뿐인데
많이도 산다

암탉과 병아리 일곱 마리, 까만 염소 세 마리, 누렁이, 돼지 다섯 마리,
앵두나무 두 그루, 대추나무, 살구나무, 석류나무, 감나무 두 그루 ,
모과나무, 맨드라미, 분꽃, 백일홍, 수국, 굼벵이, 두꺼비.
지킴이 뱀, 생쥐, 굴뚝새 ......
다 모여 살아도

시골 할아버지네 집엔
수십 년째
다투는 소리 한번 없다.





중세인들은 지상에 세운 신의 집인 교회만은 더할나위없이 웅장하고 화려하게 세웠다.

외침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성곽은 높다랗고 견고해서 보기만해도 위압적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살 집은 가족들 오손도손 모여 편히 쉴 수 있으며 추위와 비바람 막아주면 그로 족했다. 

깡촌 오지 주민들은 모든 재료 자연에서 빌려와 요긴히 쓰다가 때가 차면 다시 자연으로 되돌릴 수 있게

터도 최소, 높이도 나지막, 욕심부리지 않고 소박한 집을 지었다.

재도 돌짝도 황토도 거스림없이 자연의 일부로 순순히 돌아가기 수월하도록

그렇게 돌 귀맞춰 벽 쌓아올리고 공간 구분해서 문 내고 굴뚝 세우면 집이었다. 

아버지는 식구들 모여 두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집을 손수 지었다.

그 보금자리에서 어머니는 옷을 짓고 부엌에 나가 밥을 지었다.

현대는 대량으로 찍어내듯 집도 만들어내고 옷도 만들어내고 밥도 만들어낸다.

여기서 만나 본 돌집들은 식솔들 위해 돌멩이 하나조차도 성심 기울여 정성으로 쌓아올려 지은 집이다.

비록 낡고 낡아 허물어져가고 있으나 한때 사랑하는 사람들 모여 온기 나누던 포근한 집. 

삭아 스러져도 끝내 그 터 떠나지 못하는 성주신 깃든 듯이 카미노 길가 벽촌 지키는 집, 작은 집.
















벽촌 지키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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