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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국인으로
08/14/2019 07:00
조회  1754   |  추천   36   |  스크랩   2
IP 221.xx.xx.119


제가 미국시민에서 한국국민으로 신분변경 됐음을 전합니다.

그 점 아무런 흥미도 없고 별로 알고싶지 않은 분은 그냥 통과하시고요.

혹시 나이 들며 귀소본능에 따른 회귀 욕구가 일면서 앞으로의 거취문제 내심 염두에 두고 있었던 분만 읽어주세요.

65세 이상자는 복수국적이 허용되며부터 아마 전보다는 더 많은 분들이 귀 솔깃하니 이 문제 관심 갖게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실제로 제 경우만 해도 그랬답니다.

지난해 시월, 오 년만에 한국행 비행기를 탔을 때까지만해도 한국에서 살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거든요.

말하자면 진작부터 심각하게 고민하며 논의됐던 주제, 역이민 문제를 두고 갈등 겪었던 건 절대 아니란 겁니다.

언젠가 블로그에도 썼다시피 전 여하한 환경 혹은 여건들 개의치 않기에 미국도 좋고 한국도 좋고, 어디가 특별히 나쁘다거나

은 건 아니었어요.

한국에 살고 있는 아들, 반면 딸은 미국에서 지내기 때문에 어느 한 곳을 꼭 집어 호,불호 지역으로 규정해 여긴 또는 저긴

뭐가 안 좋느니 따위 불평분자가 되는 자체도 보기좋지 않구요.

아무튼 미국살이 스무해가 되어감에도 영어 능숙치 못하나 사는데 별 불편 모르고 미국에서 잘 지내왔네요.

더구나 완벽하다는 미국 사회보장제도 '요람에서 무덤까지'그늘 덕으로 맘 편히 노후생활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터라

아무 것도 아쉬운 건 없겠지요.

몇년전 시민권 선서를 하고나서 올린 포스팅에서도 그런즉 미국과 한국 어디나 다 지내기 좋은 곳이며 살만하다 했답니다.

복수국적 허용 & 시민권 도전 - 미주 중앙일보 blog.koreadaily.com/kubell/796060 참조


모처럼 한국에 나오니 은퇴생활을 즐기는 언니 내외가 여러 곳을 안내해 주는 바람에 여행을 무척 많이 다녔습니다.

한달에 걸쳐 강원도와 충청도 일대를 거의 섭렵하다시피 했는데 그때 접한 울울창창한 숲에 무척이나 매료됐었는데요.

왜 아니겠어요, 한참 산림녹화사업이 열기를 더하던 때인 우리 학창시절엔 할당된 풀씨를 채집해다 학교에 내야했고 방과후엔

소나무를 병들게 하는 송충이 잡는 일에 동원되기도 했으니까요.

그 생각이 겹치며 짙푸른 숲이 한없이 경이로웠는데다가, 그간 캘리포니아 사막지대의 눗누런 산야만 보던 눈에 여간 신선한 충격이었어야지요.

숲이 참 보기좋네, 너무 좋네,를 연발하는 내게 언니가 그러더군요.

그리 좋으면 한국와서 살면 되잖니? 라고요.

이제 네 나이도 있고 앞으로 해봐야 오 년 정도나 하고싶은 일도 해보고 놀러다닐 수도 있으니 지금이 마지막 찬스인 셈이야,

라는 말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약간 마음의 동요가 이는 중에 아들이 어느날 차분한 어투로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부모님이 먼 외국에서 사시다가 무슨 일을 당하게 된다면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겁니다.

무슨 일이란, 에둘러 하는 말이지만 나이 들수록 가까워지는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아니겠어요.

아들의 그 말이 심장 한가운데 와 박히면서 이러다간 자칫 자식에게 풀길없는 깊은 한을 남겨주겠구나 싶더군요.

순간 단박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자구요. 

몇년전부터 자주 아들이 그랬습니다, 이제 연세 그만하니 굳이 거기서 지내지 마시고 한국으로 들어오시지요.

귓등으로만 들었던 그 말이 보다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면서 비로소 무슨 소린지 속뜻 제대로 읽혀지더라구요.

 

일단 왕복 비행기표가 정해준 날짜 맞춰 미국에 돌아가 남편과 진지하게 의논을 거친 다음 시민권 증서 원본을 가지고

국적회복신청을 하려 11월 18일 다시 한국으로 왔지요.

먼저 할 일은 임시 거주지(체류지)가 있는 관할 출입국관리사무소(출장소도 무관)에 가서 국적상실 신고부터 해야했구요.

미국 시민권 취득에 따라 한국 국적이 자동적으로 완전 말소되는 게 아니기에 국적상실 신고를 별도로 했어야 하나 굳이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데다 의무사항이나 강제성도 없어 대개가 그 신고를 하지 않더라구요.  

막상 국적회복절차를 밟으려니 모든 서류가 정상적 단계대로 건너뜀 없이 정리, 일단 기본서류부터 잘 바뤄놓은 다음에 

하게 돼있어서 다음과 같은 구비서류를 갖춰 국적상실 신고 먼저 습니다.
- 가족관계 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구청에서 발급)

- 국적상실의 원인 및 연월일을 증명하는 서류(외국국적을 취득하였을 때에는 그 국적을 취득한 원인 및 연월일을 증명하는

   서류: 출입국사무소에 서식 비치돼 있음)

- 외국여권 및 사본

또한 그 자리에서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필요한 거소증 신청을 했는데 필요한 서류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여권
 -천연색 사진(3.5㎝ X 4.5㎝) 2매
 -거소신고(신청) 서(별지 제1호 서식)
 -시민권 증서(외국 국적 취득일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국적상실로 제적된 제적등본 (3개월 내 발급된 것)
 -(호적 미정 리자 : 국적상실 신고증명, 호적상 이름과 외국 여권의 이름이 바뀐 경우 : 본국 관공서나 주한 자국 대사관의 

   확인 공증서나 혼인으로 바뀐 경우 결혼 증명서)

- 수수료 3만원: 인지를 샀습니다.

그로부터 약 2주 정도를 기다린 12월 12일 거소증이 나왔다는 문자가 폰에 찍혀졌더라구요.

거소증을 받아들고 12월 13일 소정서류를 준비해서 제 경우 본청인 양주 출입국사무소에국적회복신청서를 접수시켰어요.

(이 일만은 대행 불가, 본인 직접 신청 접수)

*국적회복허가 신청시 구비물

-컬러사진(4㎝×5㎝) 1매

-국적회복진술서

-신원진술서 1부 작성, 1부 복사(사진부착)

-여권 사본 1부

-기본증명서 또는 제적등본(신청인이 국민이었거나 국적취득 사실이 등재된 서류를 구청에서 발급받아)  

- 주민등록등본(본인의 말소자 등본) 자신의 주소지를 SSA에 정확히 알리기, 기타 본인이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던 사실을

  증빙하는 서류

-외국국적 취득(한국적 상실)원인 및 연월일을 증명하는 서류(귀화허가서, 시민증서 사본, 여권 등)

-만일 미국식으로 이름을 바꿨다면 성명변경증명서 원본 및 사본 1부

-가족관계통보서(대법원에 통보할 자필 통보서)

-수수료 : 인지대 20만원

신청자에 대한 국적 회복 요건을 심사할 때는 관계 기관의 장에게 국적회복허가 신청자에 대한 신원조회, 범죄경력조회,

병적조회 또는 체류동향조사를 의뢰하여 정확히 문제점을 걸러내야 하므로 판정하는데 시일이 꽤 걸리나 보더군요.

이상과 같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국적회복 절차(대략 6개월 소요)가 종료되면 가족관계등록부상에 국적회복 처리가 되면서

한국국적을 회복하게 됩니다.

65세 이상자에 한해 복수국적이 허용되므로 미국국적을 포기하지 않고도요. 사실 별 의미는 없지만요. 


저는 작년 12월 13일 서류 접수후 올 5월 13일 국적회복허가 승인 결과를 알았으나 외국여행중이라 2주 늦은 6월 초에야 국적증서 수여식 통보를 문자로 받았구요.

지난해 12월부터는 전과 달리 국적증서 수여식에 본인이 직접 참석해 국민선서를 하고 국적증서를 받게 하더라구요.

그간은 우편으로 국적허가 통지서를 받았는데, 그보다는 국적 취득자가 한국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갖게 하기 위해

법이 바뀐거래요.

아무튼 행사 자리는 마치 미국 시민권 수여식장과 같아, 애국가를 부르고 묵념을 하는 등 식순이나 절차가 매우 흡사했지요.

이때 잠깐 미시민권 수여식하면서 전 국적을 포기한다는 선서를 한 생각이 나서 속이 뜨끔, 영 민망하더군요.

이중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 이미지를 풍기듯 양손에 떡을 쥐지 말고 하나를 택했으면 하나는 버리는 게 합당한 일.

그러나 권리만 취하고 의무는 등한시 하겠다는 파렴치행위는 추호도 할 생각없으며 그럴 수준으로 추락하지도 않았으니까요.  

강당에서 식이 끝나자 곧바로 출입국사무실로 건너가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서를 작성 제출했습니다.

귀가후 그러고도 더 기다려 2주 지나 관계기관에서 확인절차가 통과된 서약서를 등기우편으로 보내왔더라구요.

다음 단계로 외국국적 불행사서약 확인서와 기본 증명서, 주민등록용사진 (3X4)2매 지참하고 행정센터(구 읍 면 동사무소)를 방문해 주민등록 신고를 하고나서 거소증은 반납했구요.

주민등록 신고를 한지 2주 지나자 새로 발급된 주민등록증을 드디어 발급받았네요.

주민등록증이 나오며 고유의 주민등록번호가 생김에 따라 동시에 의료보험아들을 통해 가입하게 되었구요. 

주민등록증이 나왔으니 이번엔 시군 여권과에 가서 한국여권 신청을 하자 일주일만에 새 여권을 소지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한국여권 파워가 세계 5위권일 정도로 막강해서는 아니지만 이제 중국여행 가더라도 고액의 비자 비용을 치르지 않아 좋네.

제 이름으로 전화가입, 통장개설도 가능하고 전철이나 고궁 무료입장 등의 여러 수혜를 받게되지만 이 사회에 전혀 기여한 것이 없는 바 아니니 그리 눈총 살 일은 아니라고 감히 자신합니다.

무엇보다 말이 자재로운 한국에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한국인으로 아무 불편없이 생활할 수가 있게 되어 기쁩니다.

혼미한 정국에다 북핵이라는 변수가 도사려 미래가 불확실한 한국이지만 여기는 내나라, 더구나 아들이 살고있는 나라이기에 지나친 걱정은 안 하렵니다.

위험하기로 말하자면 미국을 비롯 세상 어디인들 확실한 안전지대가 있겠요.

딸이 사는 미국에 가더라도 미국시민권은 여전히 살아있으니 상황 또는 필요에 따라 무리없이 양국을 왔다갔다 하며 지낼

수도 있는거구요.

색인이니 양다리 걸치기라 핀잔들을 까닭이 없는 게,국가간에 그만한 신뢰와 확신감이 있기에 그런 제도를 수용한 거겠지요.(국적 수여식 자리에서 보니 일본, 중국 등의 경우 원천적으로 이중국적이 인정 안돼 자신의 본국 국적을 포기하더라구요.)

교민마다 처한 입장이나 여건이 다르고 무엇보다 자제들 다 미국에서 자리를 잡았기에 구태여 역이민까지 할 이유야 없지만요.

다만 망향의 정이 깊거나 수구초심으로 잠 못 이룰 정도라면 서울사람들 퇴직후 전원생활 꿈꾸며 낙향을 하듯이 한국으로의

리턴도 고려해볼만한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단, 한국사회는 미국보다 더 빠르게 변모해 70~80년대 사고방식은 이미 골동품으로 격하되어있으니 아직도 의식이 그 자리에서 맴도는 분들은 가급적 역이민 지양하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도움이 될겁니다. ㅎ

그만큼 사회 전반이 적응 쉽지않을만큼 낯설게 변해있다는 게 실질적인 현실체감 후의 정직한 결론입니다. 

반면 2천년 들어 미국에 간 저도 놀랄만큼 전반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했으며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라, 넘치는 풍요를 누리며 다수가 잘 먹고 잘 사는 사회가 됐더라구요.

물론 장단점은 있지만요, 행복의 척도는 제각각이나 아무튼 지지리 가난한 나라보다는 그래도 윤기나게 사는 나라가 보기 흡족하긴 하더랍니다.

가수 유승준이 눈물로 읍소하며 끈질기게 청원했던 한국 국적, 그런데 나이 65세 이상자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허용되는 복수국적이니 오늘의 부강한 나라를 일으킨 주역들에게 부여하 일종의 특별선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참고: 복수국적 허용 법령

 

* 과거 국적법(2010년 5월 4일 이전)에 따르면 외국국적동포가 우리국적 회복을 원할 경우, 외국국적을 포기해야만 하였으나, 개정된 국적법에 따르면 소정의 절차를 이행할 시 외국국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 복수국적 취득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2011년 1월 1일부터 만 65세 이상 외국국적동포가 우리나라로 귀국 및 거주를 희망하는 경우, 국적회복허가를 통하여 외국국적 취득으로 인해 상실되었던 우리국적 회복이 가능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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