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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도 생겼다.
08/10/20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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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도 생겼다.

잠시 거친 알프스나 안데스 영봉들, 그새 감동이 식어서일까.

준수하게 잘 빚어진 산 마주하니 정말 잘났구나!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온다.

어떤 헌사도 무색할 뿐인 위용에 저마다 눈길 환하게 빛나고 표정이 벙그러지며 두손 모두게 된다.

한쪽은 늠름하고 훤칠한 대장부 기상인가 하면 호수 건너편 변성암 바위산은 조각처럼 깎아 다듬은 미소년이듯 아름차다.

사진술 형편없는데다 산불로 기상상태까지 좋지 않아 보기엔 별로이지만 실제 마주 대하면 이구동성으로 다들 와~~한다. 

장소 선정에 안목 남다른데다 시기와도 적절히 매치시켜 여행지 안내하는 딸내미에게 가족 모두가 치하하며 고맙다했다.



비숍 시내에서 락 크릭(Rock Creek) 지나 북으로 더 올라가다가 인요국립산림지대 좌측으로 빠지는 샛길로 2마일 가량 인적 드문 산골짝길 달리면 Convict Lake이 나온다.

1 백만 년에서 1 천만 년 전인 빙하시대, 시에라 네바다에 빙하의 강이 세차게 흘러내렸다.

빙하가 암벽을 깎아내리며 산기슭에 새로운 풍경이 새겨졌고 암석과 토양은 마구 뒤섞인채 퇴적물이 돼, Convict Lake 주변에다 특이한 암석 지층을 드러나게 했다.

고산지대 호수답게 시린 물빛 가진 이 호수는 최대 수심 140피트 깊이로 신비스런 보석 사파이어와 토파즈 색깔을 띠고 있다. 

호수에는 씨알 굵은 무지개 송어와 브라운 송어가 많이 살고있어 낚시 시즌 내내 꽤 붐빈다는 곳이다.

아름답고도 박력 넘치는 주변 경관으로 영화와 광고 촬영장소로 자주 사용된다고도 하였다.



황량하고 건조한 모하비 지나 화산지대와 초원 스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하늘이 예비해둔 천상의 선물을 열어볼 수 있다.

흰눈 자취 남아있는 산정 아래 파인트리 청청하고 아스펜 이파리 살랑대는 푸른 숲, 빙하가 만든 투명한 호수에다 골짜기마다 

크고작은 계곡이 흐르는 이스턴 시에라(Eastern Sierra)의 풍광은 사철 언제라도 매혹적이다.

잘 생긴 산들이  좌청룡 우백호로 감싸안은 Convict Lake에는 12,241피트의 Mount Morrison과 지층이 심하게 접혀진 상태인채 오랜 세월에 걸친 암맥 형성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바위산의 웅자가 호수에 되비친다.

시간대가 맞지 않아 장쾌하게 솟은 산의 반영을 담지는 못했지만 둘러선 산세 볼수록 예사롭지가 않았다.

호숫가나 더러는 조각배 띄우고 호심에서 낚시질하는 사람 여럿이었고 수영을 즐기는 가족들도 있었다.

마리나에서 모터보트를 빌려 탈 수 있었는데 이 역시 시간이 어중간해 그만뒀다.



뭐니뭐니해도 의외인 건 특이하다못해 괴이쩍고 맹랑한 호수 이름이었다.

이리도 맑고 투명한 호수에 음습한 느낌부터 드는, 하필이면 이름이 어쩌다 죄수 호수가 됐을까?

누구라도 죄없는 자 저 여인을 돌로 쳐라, 하시자 둘러선 사람들은 하나씩 그 자리를 떠났다 하였다.

이처럼 그냥 죄인이라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지만 죄수는 또 다르다.

죄질에 따라 기간을 두고 사회와 격리시키듯 가까이 하기 꺼려져 대부분 일정 거리를 두도록 만드는 이들이다.  

누군가를 함부로 단정짓거나 쉽게 판단하지 말라 했고 선입견을 없애라 하였지만 암튼.

찾아보면 긍정의 기운이 흐르는 좋은 의미 가진 이름들 얼마든지 있다.

실제 장미나 카나리아 또는 케네디 이름이 붙은 지명, 도로. 건물이 좀 많은가.

고운 꽃이나 새, 기릴만한 영웅이나 미담의 주인공에서 이름을 빌릴 수도 있겠다.

어떤 사물이건 지명이건 이름이란 게 일단 한번 붙여져 자꾸 불리기 시작하면 고착명으로 굳어진다.

작명은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지 기분 내키는대로 즉석에서 쉽게 지을 일이 아니다.

하고많은 이름 중에 분위기 어두운 죄수 호수가 된 사연은 이러하였다.



1871년 네바다 주도인 카슨 시티 감방에서 죄수 6명이 탈옥했다.

우편집배원을 살해한 그들을 추격하는 수색대가 나섰고 시에라 네바다 인근에서 살았던 살인범 왕초를 따라 일당은 이 호숫가 근처 산으로 도망쳤다.

그 이전까지 아메리카 원주민인 Paiute 부족은 평화롭고 너른 이 호수를 '낮잠'이라 불렀다. 

조용하던 산골이 무법천지가 되어가던 어느날, 호수 부근에서의 치열한 총격전 끝에 죄수들은 모두 붙잡혔다.

치안을 맡은 로버트 모리슨 (Robert Morrison)을 포함하여 두 명의 수색대원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호수 옆 가장 큰 봉우리인 마운트 모리슨 (Mount Morrison)은 그에게 헌정됐고 사건 이후 호수의 이름도 바뀌었다.

당시 숨진 보안요원 이름에서 따온 모리슨 산은 그의 명예에 걸맞게 적절하나, 콘빅트 레익이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이 

신비로운 호수에 대한 예우가 아닐뿐더러 거의 모독만 같다. 물론 호수는 아무 말이 없지만.

80년대를 살았던 대구에 동명이 황천동이란 곳이 있었는데 주민들의 집단 청원으로 황금동이라 변경됐다.

부산 인근에 멸치가 많이 잡히는 대변항이 있는데 그곳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지역명을 고쳐달라는 민원을 계속 넣는다 하였다.

괜한 오지랖이겠지만 죄수호는 언제이고 바람직한 이름으로 재조정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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