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ell
촌장(kubell)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7.15.2012

전체     464670
오늘방문     6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Blog News Citizen Reporter
2015 Koreadaily Best Blog
2014 Koreadaily Best Blog

  친구 새글 더보기
  달력
 
오래 번지는 다솜
05/22/2018 06:00
조회  406   |  추천   12   |  스크랩   0
IP 104.xx.xx.204





이끼류가 암반 표면에 들러붙어 추상화를 그리면서 무생물처럼 살아간다.

일월과 풍우 벗삼아 바위에 무늬 수 놓아가 화석되어 사는 지각 이끼는 바위옷이라고도 하는 바위 이끼다. 

완고하고 서늘한 바위에 아주 느리게 스며들듯 꽃으로 피어 더부살이하는 지각 이끼

일요 산행지는 동네 바위산이었다.

거친 암석으로만 이루어진 트레일이라 조망을 즐기기보다 조심조심 발치만 보며 걸었다.

자연스럽게 바위를 살피며 걷다가 바위이끼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은은한 돌의 노래 혹은 돌의 향기같은 이끼.

시인이 읊은대로 오래 번지는 다솜같은. 







이끼 / 유종인

 


그대가 오는 것도 한 그늘이라고 했다

그늘 속에

꽃도 열매도 늦춘 걸음은

그늘의 한 축이라 했다

 

늦춘 걸음은 그늘을 맛보며 오래 번지는 중이라 했다

 

번진다는 말이 가슴에 슬었다

번지는 다솜,

다솜은 옛말이지만 옛날이 아직도 머뭇거리며 번지고 있는

 

아직 사랑을 모르는 사랑의 옛말,

여직도 청맹과니의 손처럼 그늘을 더듬어

번지고 있다

 

한끝 걸음을 얻으면 그늘이

없는 사랑이라는 재촉들,

너무 멀리

키를 세울까 두려운 그늘의 다솜,

 

다솜은 옛말이지만

사랑이라는 옷을 아직 입어보지 않은

축축한 옛말이지만







  


지각 이끼, 바위 이끼, 바위옷, 다솜
"살구나무 그늘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블로그의 인기글

오래 번지는 다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