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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 비치에서 청사포 생각
05/20/2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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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를 생각하며 찾은 아빌라 비치(Avila Beach). 금욕의 상징인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를 창설하여 부패한 중세 가톨릭 교회의 쇄신을 주도한 데레사는 여전사였다. 순전히 이름에 끌려 아빌라 비치에 이르자 어쩐지 미국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풍광이 그랬다. 야트막한 구릉을 끼고 휘돌아가는 한적한 전원마을이며 제법 큰 철교가 걸쳐진 강은 바다에 이어져 있어, 그에 일종의 기시감마저 느껴졌다. 분위기가 마치 부산 청사포 같았다. 그만큼 품섶이 좁았다. 캘리포니아에 흔치 않은 조붓하면서 안온한 포구였다. 대양 마주하며 드넓게 펼쳐진 바다도, 전망 탁 트인 바다도 아니었다. 시야 저만치 청록 바다위에 하얀 낚싯배 몰려있는 해변마을은 양식장 부표가 뜬 청사포를 연상시켰다.


샌 루이스 오비스포 만 (San Luis Obispo Bay)의 해안을 따라 펼쳐진 반 마일 정도의 해변을 가진 아빌라 비치는 투명히 맑았다. 바닷속 해조류 흔들림이 다 보였다. 101번 고속도로 근방에 살짝 숨겨진 작은 해변 마을은 그지없이 정적(靜的)이었다. 길다란 세개의 피어와 현대식 고깃배가 떠있는 아빌라 비치이나, 청사포가 절로 오버랩될만큼 평화롭고 고즈넉한 포구였다. 캘리포니아의 샌트럴 코스트에 위치했지만 아직까지 개발의 손길이 덜 미쳐 천연 그대로의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아빌라 비치. 널리 알려진 Morro Bay나 Pismo Beach 같은 해안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바닷가여서 하루쯤 머물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지형적 특성상 비교적 파도가 거세지 않은데디 기후도 온난한 편이라 했다.






보통 비치마다 피어가 하나뿐인데 반해 셋씩이나 되는 아빌라 비치의 피어는 각각 나름의 운치를 지녔다. Aquila Beach Pier는 길이가 1,685 피트로 바다 멀리까지 뻗은 백색 피어에서 산책이나 낚시를 할 수 있다. Harrow Pier는 1873년 이래로 어선이 닿아 해물을 흥정할 수 있는 상업용 부두라 비린내가 짙게 배여있을 법하다. California Polytechnic State University (Cal Poly SLO) Pier는 대학의 해양 연구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피어다. 향유고래가 지나는 길목이기도 하고 회색고래 혹등고래가 자주 관찰되어서인가. 다양한 어종이 분포된 바다인데다 해안에는 물개와 바다코끼리가 서식해서일까.

다운타운이랄 수도 없는 산기슭 작은 마을에 옹기종기 깃든 단지 주택과 숙박업소를 스쳐지나 북쪽 마지막 피어에 있는 카페에 들어섰다. 오션 바로 곁이라 해초내음이 그대로 밀려들어왔다. 게을러 빠지게 살 퉁실 찐 고양이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누워있는 식당의 페티오에 자리를 잡았다. 어촌에 왔으니 아무래도 다른데보다 신선할 해물요리를 택했다. 코코넛 새우튀김과 크램 차우더를 시켜 맥주잔 기울이며 마주한 태평양. 아빌라의 성녀 생각은 간곳없어진 여느 시정인(市井人 ), 이 순간의 행복도를 측정한다면? 영국왕실 패밀리의 호화 결혼식 뉴스가 부럽잖은 행복감은 이렇게 한나절 일탈의 시간중에도 만들어질 수 있다.








주소: 404 Front, St, Avila Beach,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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