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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행간 혹은 여백
01/11/20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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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삭 유적지 바위틈 작은 야생화>


경주 불탑골에 가면 이끼낀 돌멩이 하나 예사롭지 않은 게 없었다. 

천년 사직 스러지고 난 서라벌 옛터, 귀중한 문화재 가치 아지못하는 우매한 백성은 먹고살기 바빠 시선주지 않았으니, 나뒹굴던 신라 토기가 귀 이지러진 개밥그릇되던 시절. 

한동안 우리는, 등잔밑이 어둡다고 우리 것에 눈 어두웠다.

일찍부터 문화재에 눈독들인 왜장들, 전리품으로 신라 불상과 탱화와 범종을 닥치는대로 배에 실어갔다. 

그러다 풍랑에 침몰된 그 옛적 배 숱하게 많아, 지금도 동해바다 대왕암 인근에선 파도소리따라 그때 수장된 종소리 은은히 울려온다며 비분강개하던 박물관 학예사 눈빛 피삭 유적지에서 문득 생각났다.

왜란이 끝나고도 한참 뒤, 조정은 사분오열 국운이 쇠하며 망쪼가 든 조선은 강제로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주인 잃은 집에 몰려든 일제 낭인무리와 철 놓친 사무라이들 도굴에 혈안되어 마구잡이로 긁다시피 수탈해간 문화재들. 

여기에 조선의 얍삽한 거간꾼 당연 한몫 거들어 제 배를 채웠다. 와중에 흘리거나 떨어뜨린 콩고물 꽤 적잖았으니... 

 






그뿐인가. 

토인비는 “어떤 민족을 멸망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그 나라의 역사를 말살하는 것이 식민주의자들의 철학”이라고 했다. 

일제의 식민통치 시절 한민족 역사는 무참히 그리고 참담히 파괴됐다. 

조상들의 무위, 무능만을 들춰내 가르쳤으니 '사색당파에 빠진 짚신 또는 엽전은 할 수 없다니까,' 식의 부정적 사고를 하게 만든 악행도 저들이 저질렀다. 요새 부모세대 폄하하며 스스로 흙수저 자청하는 무리 뒤에서 흔든 선동책도 이와 유사한 숫법. 

음흉한 식민사관대로 그들이 만들어 배포한 조선사 역시, 편찬위원회가 의도적으로 민족의 뿌리를 잘라내려 획책했다. 

조선총독부는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단군관련 상고사 기록물을 중점적으로 약탈한 뒤 왜곡 조작해 나갔다. 

단군의 고조선이 불교의 부처님 연대기보다 역사적으로 훨씬 이전의 사실임을 아는 이 얼마나 될까.

실존인물 단군을 설화화시킨 그들 저의대로 아직도 단군신화 운운하며 모종교집단은 단군상에 페인트칠하는 만행 저지른다. 

발해라는 이름으로 존재한 엄연한 역사사실 뒤덮은 짓거리 자행한 일도 위와 같은 맥락이다.

일제가 청나라와 간도협약 맺으면서 만주 철도부설권 얻는 대가로 간도 사할린 일대를 넘겨준 일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연해주까지 뻗어있던 발해땅을 우리는 그렇게 잃어버렸다. 

조선의 선과 색에 매료돼 열렬히 예찬했던 일본학자 야나기는 '조선을 생각한다'며 조선의 미는 비애/애상의 미라 규정한 의식의 근저조차도 식민사관과 무관할까 의심받게 된다.

고려의 찬연한 위상을 교묘히 뒤틀고, 통일신라 역사를 폄훼코자 당나라를 끌어들였다 매도하게 만들어버린 저들의 술수. 

처럼 지금도 일부 민족주의로 포장한 세력에 이끌려, 중국 사대주의는 용서되고 한미동맹은 헌신짝 취급하며 죽을 구뎅이 파는 현상황 아닌가 개탄스럽다. 오죽 못났으면 중국발 황사현상조차 눈치보며 미세먼지라 아예 명칭 바꿔부를까.





길 모퉁이에 벌줌히 나앉거나 박물관 뜨락 화분으로 식당 후원 장식품으로 격하된, 지난 시절 영화 담긴 잉카 흔적들 허다했다.

스러진 안데스문명의 부스러기를 보며 자꾸만 조국의 역사 전반이 이에 대비됐다.

특히나 쿠스코에서 난동에 가까울 정도로 요란뻑적지근한 크리스마스 전야제를 겪어보면서 만감이 교차됐다.

거의 소요사태에 준하는 어수선한 인파에다 폭죽 난무하고 타악기 관악기 제멋대로 내지르는 소음까지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한때 성심 다해 받들던 태양신 간곳없고 모두가 성탄 축하하며 광장으로 몰려나와 광란의 축제를 펼치는 이 기묘한 아이러니. 

십자가 앞장세워 침략한 백인들에게 멸망당한 잉카 후예 맞아? 정녕 묻고 싶었다.

하긴 서른 몇해 식민지 백성되어 살면서 민족혼을 팔아넘기거나 까맣게 잊고산 치들 적잖았으니 잉카인들 무리도 아니겠다. 

3백년이란 긴 세월동안 정복자들 사탕발림에 세뇌당하고, 무엇보다 혼혈에 혼혈을 거듭해 정체성마저 모호해진 탓이리라.

태양신전 허물어 그 기초위에 교회를 올리고 정복자들은 먼저 식민지 백성 교화 명분으로 강제개종을 서둘렀다. 

인과응보일까, 대지진 나면서 건물 모두 무너져내렸으나 다시금 더 웅장하고 견실한 성전건축으로 하늘의 영광 드높였다.  

그리하여 남미 거의 모든 나라가 확실한 가톨릭국가로 굳어져 일부 토속신앙을 접목한 형태의 열혈 변종종교로 발전했다. 

기도문 속에 자주 등장해서인지 그들 성가속의 '시뇨레'란 단어가 어쩐지 애절하니 서글픈 여운마저 남기는 것 같았다, 

약육강식의 논리는 동물의 세계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무조건 힘 없으면, 국력이 약하면 결국 강한 세력에 잡아먹힌다. 세계사가 들려주는 정의도 이것이다.

사통팔방 훤히 꿰고있는 바로 제땅에서 많지않은 침략자에 정복당한 강력집단 잉카제국, 당시 왕위 찬탈로 형제간에 피비린내 일으킨 갈등정국의 틈새를 이용, 승리할 수 있었던 피사로였다.  

예나 이제나 국론분열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그간 남북대화 제안 묵살하던 북이, 강경일변도인 미국 의식해 평창올림픽 참석쪽으로 작전변경하고 평화공세로 돌아선 검은 속내 들여다보이건만 가중되는 위험도를 한국민은 아는지 모르는지...

이승만박사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외침이 잉카 옛터에서 더더욱 불변의 진리로 다가섰다. 


 





쿠스코, 피삭, 잉카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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