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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시린 호수
10/13/2017 06:00
조회  649   |  추천   25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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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시대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았던 동물이 있다.  맘모스다.   

두터운 피부와 거칠고 긴 털을 가진 무지하게 거대한 동물이다.  

그들은 1만년 전까지 지구상에서 살다가 사라졌다.

스키장이 있어 겨울철이면 성시 이루기도 하지만, 사철 낚시나 하이킹 즐길 수 있는 레저천국 

맘모스 레익은 맘모스 마운틴 아랫동네 지명일 뿐이다..

순진하게도 혹시 일 만년 전에 모습 감춘 그들 자취를 만날 수 있으려나 기대했다. 

당연히 지금은 볼 수 없는 동물이니 화석 아니면 발자국이라도 남아있는건가 싶었지만 그도 아니었다..

결국 맘모스 레익에는 맘모스 흔적도 , 맘모스 레익이라는 호수도 지도를 샅샅이 훑어봤지만 없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유난히 눈이 많이오는 지형적 특성상 빙하기와 결부시켜 지명으로 붙일 수는 있겠다. 

다만 인근 사방에 널린 수많은 호수 중 그런 이름 붙은 호수마저 존재치 않는다는 게 의외였고 웬지 야박해 보였다. 

아무튼 있지도 않은 맘모스 레익이니 가볼 수 없는 노릇이고 꿩대신 닭, 근처에 있다는 노천온천이라도 들러볼까.

허나 전에 갔던 이사벨라 호수 부근 온천과 데스밸리에 있는 노천탕에 질겁한 터라 전혀 내키지 않았다. 

맹송하게 그냥 맘모스 레익에서 일박만 하고는 새벽같이 June Lake으로 향했다. 




지도상으로 보니 일부러 먼걸음할 필요없이 차도 가까이 붙어있는 호수라서 일단 접근성이 좋아 택한 곳이다. 

모노 레익 가는 395번 길을 떨구고 서쪽으로 접어들어 약간 달린듯 한데 침엽수 사이로 계속 호수가 나타났다.  

길섶 어디에나 노랑 가을꽃이 소담하게 피어있었다. 

강줄기가 끊어졌다 이어지듯, 높은데서 조망하면 목걸이  터져 옥구슬이 주변에 줄줄 흩어진 모양새 같겠다. 

빙하호수라서인지 아니먄 계절이 그렇고 시간대가 일러서인가.

 멀리서 보기에 호수는 잠든듯 고요했으나 시퍼런 물빛 몹시도 시리웠다.

호숫가에 닿자마자 서둘러 차문 열려 했으나 거세게 바람이 저항했다.

문을 힘껏 밀고는 밖으로 성큼 나섰으나 날아갈 것 같은 강풍인데다

한겨울 못지않은 차디 냉기가 엄습해 겁결에 다시 차 안으로 뛰어들었다.  

높은 산에 가려 아직 해도 올라오지 않은데다 강바람까지 가세해서 한층 냉냉했던가.

 귀가 얼얼하도록 어찌나 추운지 겹으로 옷 껴입고 목도리 둘러 완전무장하고서야 겨우 호숫가에 섰다.

물안개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호수엔 저멀리 화강암 봉우리 반영이 하얗게 가라앉아있었다. 

선착장따라 열지어 선 보트들이 철썩거리는 파(wave)따라 출렁거렸고 부지런한 오리떼는 벌써 입질을 했다.

차림새로 미루어 직업 낚싯꾼으로 보이는 부부가 일찌감치 배를 띄우고 보트 엔진에 막 시동을 걸고 있었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빙 돌아가다보니 맑은 물속에 각종 늪 넉넉히 어우러져 있고 

키대로 자란 수초 아랫도리 적신채 물가에 빽빽해, 송어 떼지어 살만한 조건이겠다 싶었다. 




호수와 산자락 잇닿은 산책길에는 푸른 기운 바래가는 아스펜이 줄지어 살랑댔다.

서서히 물들어가는 아스펜 이파리 사이로  내다보이는 호수엔 어느새 조각배 여럿으로 늘어나

호심에 낚싯대 드리우고 있는 정경이 호젓하면서도 평화로웠다. 

숲 이룬 아스펜 노랗게 단풍들어 파란 호수와 대비 이룰 때, 바로 이 자리 아주 환상적인 풍치를 보여줌하다. 

여지껏은 근방에서 아스펜 단풍은 비숍뿐인 줄 알았는데 사브리나 호수 못잖은 가을 단풍 명소가 여기겠다.

아주 잠깐 요근래 며칠 동안만, 

하이 시에라 산기슭에 섬세한 터치로 샛노랑 유화폭 그려내는 아스펜이 최절정기를 맞을 것이다. 

청옥빛 호숫가에서 잎잎이 금화처럼 반짝댈, 아니 수천만개 금종 딸랑댈 아스펜 보러 다시금 찾고싶은 준 레익.  

 맨 첫머리 올린 사진이 길 나서보라고 유혹하듯 

질주본능 자극하며 지평선 끝 저멀리로 뻗어나간 395 도로만 타면 곧장 데려다 줄 그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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