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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백일홍 피었다
07/17/2017 06:00
조회  808   |  추천   17   |  스크랩   0
IP 104.xx.xx.77


 

紫薇꽃 
부채 바람 받는 쪽의 숯불처럼 
나를 향해 점점 밝아지는데...라고 노래한 황지우 시인. 

배롱나무 꽃그늘에 기대앉으면 꽃 피고 꽃 지는 소리가 더 잘 들렸지 구름 가는 소리 더 잘 들렸지..

라고 읊은 김명리의 시도 좋았다.

허형만 시인이 송광사 대웅전 앞에서 '배롱나무 부처'란 제하로 쓴 시에서처럼 

배롱나무 꽃은 꽃숭어리로 피고 꽃멀미로 어지럽게 만든다.

그외에도 여러 시인묵객과 충절지사가 

여름내내 피어나는 저꽃을 목백일홍, 배롱나무꽃, 자미화라 부르며 시 한 수씩을 남겼다.

 이름마저 백일을 핀다고 목백일홍,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말을 무색케 하는 배롱나무꽃이다.  

그러나 한 송이가 오래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꽃송이들이 층을 두고 피어나므로 

꽃망울 무더기가 차례로 이루어낸 합작품이란 말이 맞겠다.



기차역 가는 길가에 배롱나무꽃이 환하다.

꽃빛깔이 강한 햇살에 바랜듯 칙칙하게 보였는데 아침나절이라서 산뜻하게 느껴진다. 

사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붉은꽃을 대하는 것조차 더워서 꺼려진다.

그래도 한여름 배롱나무꽃은 추속의 꽃이라서 반갑다. 

리 굽은 배롱나무 잎그늘 성글게 드리운 외갓동네 샘터를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배롱나무 꽃잎 하늘거리며 떨어져 해찰부리듯 샘물에 내려앉곤 했는데

독성없는 꽃잎은 물론 줄기 뿌리 모두 한약재로 쓰인다는 나무였다.  

이맘때면 외사촌언니는 이끼낀 돌샘 가에서 자배기 안의 보리쌀을 대끼거나 햇감자를 치댔다.  

어린 나는 찰랑거리는 샘물을 바가지로 떠주는 일을 거들었고

물꼬따라 올라온 송사리를 두손 오무려 건져서 고무신에 모으기도 했었다.   

겨울엔 보얀 김이 올라오고 여름엔 얼음물처럼 차던 샘은 마을 몇 가구의 공동우물이기도 했다.

은하수 흐르는 여름밤이면 동네 아낙들이 등목을 하며 우리에게 망을 보게 했는데

아주 오랜만에 다시 가보니 흔적은커녕 자리조차 찾을 수 없었다.

여름에 한국 나가면 보길도 부용정의 배롱나무도 찾아볼 것이고 담양 명옥헌 배롱나무 그늘에도 들어볼 참이다.

반가의 고택이나 정자 또는 사찰에도 배롱나무 한두 그루쯤은 으레 기다리게 마련이니까.  



단종애사와 사육신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터.

“너희들이 어찌하여 나를 배반하는가”라는 세조의 물음에 성삼문은 이렇게 답했다
"옛 임금을 복위하려 했을 뿐인데 어찌 이를 모반이라 말하는가. 나의 마음은 나라 사람이 다 안다. 

나리가 남의 자리를 뺏고, 나의 군주가 폐위당하는 것을 보고 견딜 수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다." 

성삼문은 거열형으로 찢겨지고 삼족이 멸하는 화를 당했다.

세조는 사육신을 능지처참형에 처하면서 “박팽년과 성삼문 등은 당세의 난신이요 후세의 충신이다”라 했다던가.
끝내 세조를 인정치 아니하고 숨 거두며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읊은 충의가 외에 성삼문이 남긴 百日紅 시도 오늘에 전해진다.

*

지난 저녁 꽃 한 송이 떨어지고(昨夕一花衰) 
오늘 아침에 한 송이 피어서(今朝一花開) 
서로 일백일을 바라보니(相看一百日) 
너를 대하여 좋게 한잔하리라(對爾好衡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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