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전강 영신 대종사 - 달다
04/16/20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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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岡 永信 大宗師 
 달다
공산이기고금외요   空山理氣古今外   공산이기는 고금 밖이요 
백운청풍자거래라   白雲?風自去來    흰구름과 시원한 바람은 스스로 가고 오는구나 

하사달마월서천고   何事達磨越西天   달마는 무슨일로 서천을 건넜는고 
계명인시인일출이라 鷄鳴丑時寅日出   축시에 닭이울고 인시에 해가 뜨느니라. 

 이것이 바로 만공스임의 오도송悟道頌이다. 인생의 무상함은 찰라다.
 일체세간법은 꿈같고 幻같고 그림자 같다. 
이 몸으로 다행이 정법을 만났으니 생사해탈生死解脫하는 이 참선법을 닦지않으면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또 알면서 닦지 않으면 더욱 어리석은 것이다. 
 금일 생사해탈법生死解脫正法을 배우는 대중들은 조금도 알음알이를 내기 말지어다. 

알음알이를 내지 않는다면 깨치기 쉬운 것이 곧 道이다. 
소소영영昭昭靈靈한 주인공인 本覺이 있다. 
즉 참선參禪을 하여 얻는 방법이 있건만 모두 모르고 있는 것이다. 
화두를 잡고 있으면 처음에는 사나운 소나 말처럼 마음대로 달아나고 망상잡념이 
더 생기고 또 해태심까지 생긴다. 그러나 퇴전을 하지말고 계속하고 또 계속하여 용맹정진勇猛征塵을 해가면 반드시 화두의 의심뭉치가 가슴속에 꽉 차게 된다. 

마치 늙은 쥐가 쌀궤를 파고 또 파면 반드시 그것을 뚫고 쌀을 먹게 되는 것과 같이 
參禪法도 또한 마찬가지다. 의심을 하고 또 의심을 하면 번뇌망상煩惱妄想의 파도가 
아무리 거세지만 화두를 찾는 힘 앞에는 모두 소멸되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하는 대중들은 해태심懈怠心을 내지 말고 대신심大信心-대분심大墳志-대의정大疑情으로 화두만 잡고 昧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言下大悟하리라. 
 내가 23세 되던 해에 마곡사 아래 구암리에 계시는 혜봉스님을 방배拜訪하고 묻기를 
“조주무자의지趙州無字意旨는 천하 선지식이 반도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스님께서 무자의지를 半만 일러 주십시오.”하니  혜봉스님이 답하시되 “無.” 
내가 또 묻되 “그것이 어찌 반이 될 수 있겠읍니까?”하니 
“그러면 수좌가 한번 일러보소”하시면서
 “어떻게 일렀으면 반이 되겠는고?” 하셨다.

 내가 답하되 “無.” 
혜봉스님께서 잠시 침묵 하시더니 또 묻기를 “去年 가난은 가난이 아니오, 
금년 가난이 비로소 가난이다. 거년엔 송곳 세울 땅이 없더니 
금년에는 송곳도 없다라는 법문이 있는데 고인이 점검하기를 여래선如來禪밖에 안된다 
하였으니 어떤 것이 조사선祖師禪인고?” 하시었다. 

내가 답하기를 “마름뿔이 뽀족해서 저와같지 않습니다. 
능각첨첨불사타   菱角尖尖不似他하였다.
 그때 혜봉 스님이 “아니다.”이 말 한마디만 해주셨으면 그 어른 밑에서 불때고 마당을 쓸며 시봉을 할지언정 세상없어도 안 떠났을 것이다. 
그때 “어떤 것이 조사선인고” 물으셨을 때 “無”그렇게 일렀으면 파수공행把手共行하며 쾌히 인가를 해주셨을 텐데 이것하나 그때 못 이른 것이 참으로 원통하다. 

내가 곧 죽게 되었으니 후래 학자를 위해서 이것을 바로 내놓아야 할 것이다. 
선사의 도덕을 중히 여기지않고 다만 나를 위해 설파해 주지않는 것을 중히 여긴다는 
고인의 말씀이 있지만 이것은 조사선을 일러논 것이지 설파가 아니다. 
“無”라고 한 그놈을 바로 봤는가? “無”라고 했으니 무슨 “無”인고? 만약 봤으면 일러보아라. 
그놈을 여의고 이르면 눈 먼 놈이고, 중생눈을 멀게하여, 학다리를 잘라버리고 오리다리를 잇는 것이다. 학자들이여! 확철대오한 뒤에 살펴볼지니라. 내가 24세 되던 해에 부산 선암사에 계신 혜월스님을 배방하였다. 
혜월스님이 나에게 묻기를 “공적영지空寂靈知의 공적을 이르게.” 
내가 답하기를 “볼래야 볼 수없고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습니다.”하였더니 

또 묻기를 “공적 靈知의 영지를 일러라” 
내가 답하기를 “안볼래야 안 볼 수없고 볼래야 볼수 없읍니다.”하였더니 
 다시 묻기를 “공적영지의 등지等持를 일러라”하셨다. 
 내가 대답하기를 “해는 서산에 지고 달은 동녘에 뜹니다. 日落西山月出東”하니
 혜월스님께서 “아따야! 우리조선에 참 큰 도인이 났다. 누가 공적영지를 이를 사람이 있겠느냐.” 하시고 대찬을 하셨다. 같은 해에 대각사에 계신 용성스님을 배방하였다. 

 용성스님이 나에게 묻기를 “어떤 것이 제일구냐? 여하구시제일구如何是第一句”
 나는 높은 음성으로 “예?”하니 
 용성스님께서 또 묻기를 “여하시 제일구여?” 나는 박장대소 하였더니 
 용성스님께서 “아니다.”라고 하셨다. 
 내가 여쭙기를 “그러면 어떤 것이 제일입니까?”하였더니 
용성스님이 부르시기를 “영신아!” “예”하고 내가 대답하였더니 
용선스님은 즉시 “제일구니라”하셨다. 나는 또 박장대소 하였다. 

용성스님께서 “자네가 전신轉身을 못했네”하시기에 
“그러면 전신구를 물어주십시오”했더니“
어떤 것이 전신구인가?” 내가 답하되 
“저녁노을은 따오기와 더불어 날으고, 가을물은 하늘과 함께 일색입니다. 
 낙하여고로제비  추수공장일천색   落霞與孤鷺齊飛   秋水共長天一色 

 수일 후에 용성스님께서 공포하시기를 “허,내가 영신이에게 속았구나”하셨다. 
이 말을 전하여 들은 만공스님은 “속은 줄을 아니 과연 용성스님일세”라고 하셨다. 
 내가 24세 되던 어느 날 금강산 지장암에 계신 한암스님을 배방하였다. 
한암스님이 나에게 묻기를 “육조스님께서 본래무일물 本來無一物이라 일렀지만 
나는 본래무일물이라 하여도 인가를 못하겠으니 자네는 어떻게 하였으면 인가를 받겠는고?” 하시였다. 나는 손뼉을 세번치고 물러 나왔다.

 그러면 여기서 안수정등岸樹井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하여보자. 
한 사람이 망망한 광야를 가는데 그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무서운 코끼리가 쫓아
 따라오고 있다. 생사가 박두하여 정신없이 달아나다보니, 언덕밑에 우물이있고 
등나무 넝쿨이 우물 속으로 축 늘어져 있다. 그 사람은 등나무 넝쿨 하나 붙들고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우물 밑바닥에는 독룡이 입을 벌리고 처다보고 있고 또 우물 중턱의 사방을 돌아보니 
네 마리의 뱀이 입을 벌리고 있다. 할 수 없이 등나무 넝쿨을 생명줄로 삼고 우물 중간에 매달려있으니 두팔은 아파서 빠질려고 하고 흰쥐와 검은쥐가 번갈아가며 그 등넝쿨을 
쏠고 있다. 만일 등나무 넝쿨을 쥐가 쏠아서 끊어질 때라든지 또 두 팔의 힘이 빠져서 
아래로 떨어질 때는 독룡에게 잡혀 먹히는 수 밖에 없다.

 그때 머리를 들어서 위를 쳐다보니 등나무에 매달려있는 벌집에서 달콤한 꿀물이
 한 방울, 두 방울,세 방울,네 방울, 다섯 방울---이렇게 떨어져서 입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 사람은 꿀을 받아 먹는 동안에 자기의 위태로운 경계도 모두 잊어버리고 활홀경에 
도취되었다. 

이것은 비유의 실화인데 
한 사람이란 생사고해生死苦海에서 헤메고있는 衆生을 말한 것이요,
망망한 광야는 생사광야生死廣野인 육도윤회六度輪廻이고, 
쫓아오는 코끼리는 무상살귀無常殺鬼요, 우물은 이 세상이고 독룡은 지옥이다. 
네 마리 뱀은 地水火風의 四大요, 등나무는 無名樹이고 등나무 넝쿨은 사람의 생명줄이다. 
흰 쥐와 검은 쥐는 일월이 교대하는 낮과 밤이요, 
벌집의 꿀은 소위 눈앞에 五慾樂이란 것이니 재물과 색과 음식과 수면과 명예욕이다. 
이것이 바로 生死苦海에서 헤메는 중생을 비유하여 말한 설화이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 놓여있으면서도 중생들은 그 꿀방울에 애착하여 무상하고 
위태로운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올라갈 수도 없고, 머무를 수도 없고 내려갈 수도 
없는 여기에서 어떻게 하면 뛰어나 生死解脫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안수정등岸樹井藤이라는 공안이다. 

 지금부터 약 45년 전 (1990년기준) 도봉산 망월사에서 용성스님이 조실로 계시었다. 
그때 용성스님께서는 제방선원에 ”등나무 넝쿨에 매달려 꿀방울을 먹던 그 사람은 어떻게 하였으면 살아가겠느냐?”하고 물었다.
 만공스님의 답은 “어젯밤 꿈 속의 일이니라. 昨夜夢中事”
 혜봉스님의 답은 “부처가 다시 부처가 되지 못하느니라. 佛不能更作佛” 
혜월스님의 답은
 “알래야 알 수 없고 모를래야 모를 수 없고 잡아 얻음이 분명 하니라 
념득분명 拈得分明” 
용성스님의 자답은 “박꽃이울타리를 뚫고 나와 삼밭에 누었느니라 
표화천리출 와재마전상 瓢花穿籬出 臥在麻田上” 
보월스님의 답은 “어느 때 우물에 들었던가 何時入井’ 
고봉스님의 답은 “아야, 아야” 하셨는데 
나 전강은 답하되 “달다!”하였으니 언하에 대오할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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