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경봉 정석 대종사
02/07/201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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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드는법문-경봉스님 말씀 
 예전에 무주務州 금화산[金華山]에 구지선사[俱?禪師]가 수도를 수십년간 
하고 있었다.  하루는 좌선을 하고있는데 어떤여인이 갓을 쓰고 들어와서 
구지선사를 세 번 돌고 그냥나가려 한다. 구지선사가 여인에게 "서라" 하자.
"내가 지금 빙 돌은것에 대하여 한 마디 이른다면 머물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설 수 없다."
구지선사가 답을 못하자 그 여인이 흭 나가버린다. 
평생을 바쳐 공부했건만 그 도리를 깨닫지못하였으니 알 수가있나. 
더군다나 한 여인에게 모멸까지 당하였으니 얼마나 참담한 심정이었는가.
 
혼자서 탄식하가를
"대장부가 평생공부를 하여 여인보다 못해서 모욕을 당하였으니 
더 살아볼 가치가 없다." 하고는 그날저녁에 죽을 각오를 하였다. 
그날 밤 허공에서 꿈도 생시도 아니 데 무슨말이 들리는데
"내일 육신보살肉身菩薩이 와서 법을 일러 줄 터이니 기다려라" 
육신보살이란 우리와 똑같이 몸을 가진 대보살을 말한다.
꼭 죽으려고 마음먹었는데,
 그런 기적같은 일을 당하고 나서는 죽지않았다.
그 이튿날 누가 올것인가 하고 아침부터 기다렸다.
아침을 먹고나니 어떤 노장님이 걸망을 지고 후유하고 들어선다. 
천룡화상[天龍和尙]이었다. 
육신보살님이 왔는가보다 하고는 인사를 하고 
어제 당한 이야기를 자세히 하고는 
"어제 밤에 꼭 죽으려고 하였는데 스님께서 오셨으니 
잘 지시를 하여 주십시요." 

"그럼 내가 그대와 같이 앉아 있을데니 
갓을쓰고 그 여자가 빙 돌고 나가듯이 하게."
구지선사가 갓을 쓰고 천룡화상을 세 번 빙 돌고 나가려 하니 
청룡화상이  "거기 좀 서라"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을 한 번 이르면 서려니와 그렇지 않으면 
머물 수 없다. 그때 천룡화상이 손가락을 불쑥 내 보였다.
 
 거기서 구지선사가 깨달았다.
 자기가  참구하던 진리를 활연히 깨닫고 본성本性을 알았다.
 그 후에는 누가 법문을 들으러 오든지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나의 이 한 손가락에는 백천가지 삼매와 무량하고 오묘한 이치가 있다. 
내가 천룡화상에게 한 손가락 禪을 얻어서 
일생동안을 수용해도 다함이 없다." 하였다.
 누가와도 손가락만 내 보였지 다른법문은 안했다.
어느날 먼 곳에서 주지선사에게 어떤 사람이  법문을 들으러 왔는데 
마침 구지선사는 출타하고 시봉하는 어린동자 하나가 암자를 지키고 있었다. 
동자에게
 "내가 수 백리 밖에서 법문을 들으러 왔는데 스님이 안 계시니  큰 일이구나." 
하고 걱정을 하니
 "우리스님 법문은 나도 할 줄 압니다. 나한테 듣고 가시면 됩니다. 
우리스님 법문은 내가 많이 보고 들어서 나도 여간 잘 하지 않읍니다." 
참으로 천진한 말이다.
"그럼 네가 좀 해주렴."
"그럼, 어떤 것이 불법의 적실한 뜻입니까 하고 물으십시요."
"어떤 것이  불법의 적실한 뜻인가?" 하니 동자가 손가락을 내민다.
"우리 스님 법문이 늘 이렇읍니다."
 누가와도 손가락만 내 보였지 별 말씀 없읍니다."
그 사람이 법문을 듣고 갔다.
구지선사가 돌아오니 시자가 말하기를
"스님이 어디 가셨을 때에 수 백리 밖에서 어떤 사람이 
스님에 법문을 들으러 와서 안 계시니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 
제가 대신 법문을 해 주었읍니다."
"그래, 그럼 어떻게 해 주었느냐?"
"어떤 것이  불법의 적실한 뜻이냐고 물으라 하고는 그렇게 묻자 
손가락을 내어보였읍니다." 
구지선사가 칼을 몰래 감추고 있다가 시자를 불러서
"너, 아까 그 법문 새로 한 번 해 보아라."
"어떤 것이 불법의 적실한 뜻이냐?" 하니까. 
시자가 손가락을 쑥 내민다.
 손가락을 꽉 거머쥐고  칼로 싹뚝 끊어버렸다. 
동자가 아파서 울며 달아나는 것을 부르니 돌아보는 것을
"어떤 것이 불법의 적실한 뜻이냐?" 하니 
손가락을 쑥 내미는데 손가락이 있어야지,
손가락 없는 그것을 보고 활연히 깨달았다. 
자기 스님은 손가락을 보고 깨닫고 자기는 손가락 없는데서 깨달았다.
 이 법은 있는데도 속한 것이 아니고 없는데도 속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오묘함이 있다.
구지선사가 얻은것은 손가락에 있는 것도 아니고 
손가락을 여윈것도 아니다.
다른 스님네의 법문은 해석이 있지마는 이 구지선사의 손가락 법문에는 
해석이없고 다만 정주汀洲 법연선사法演禪師의 송頌이 전하여 오고 있다.

佳人睡起懶梳頭   아름다운 미인은 자고나서 머리도 빗지않고
把得金釵揷便休   금비녀로 단장도 하지않고
大抵還他肌骨好   분울 바르지 얺어도 살결이 원래곱고
不塗紅粉也風流   자태가 너무나 요염하여 그대로 풍류일세

이 계송의 뜻은 무어냐 하면 
구지선사의 손가락 드는 법문은 해석을 붙이지 않아도 
눈 밝은 사람이 그대로 보면 그만 안다는 뜻이다.

天晴日頭出   하늘이맑으니 해가 빛나고
雨下地上濕   비가 내리니 대지가 젖도다
盡情都了說   생각을 다해 설파하였는데
只恐信不及   다만 믿지 않을까 두렵도다
할 일할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
 자료출처: 경봉스님말씀  극락선원 1989년 5월 29일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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