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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부자를 위한 감세
04/24/20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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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회사에 들어와서 난생처음 개인회사 그것도 한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내가 30년 동안 몸 담아왔던 공직사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직원들의 직급과 그에 따른 봉급 등이 모두 공개되고 표준화된 복지혜택을 공유하는 공직사회와 달리 봉급이나 보너스도 각기 다른 금액을 받고 근무조건도 조금씩 다르다. 사장은 절대 권력자다. 그의 말이 곧 사칙이다. 


회사에 돈을 투자한 주주가 50여 명에 이르지만 소액주주는 아무 힘이 없고 많은 돈을 투자한 자본가들이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매달 이사회를 통해 실적 등의 보고를 받는다. 그를 빌미로 두둑한 이사회비를 따로 챙긴다. 


이곳에서 나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보았다. 자본이 없는 사람은 평생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운명을 탈출하기 어렵다. 경쟁을 뚫고 입사를 한 후에는 일만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 앞에서 적당히 고개를 숙이고 손을 비비는 요령도 익혀야 한다. 매년 쥐꼬리만큼 올라가는 봉급으로 누릴 수 있는 부는 자본가들이 누리는 부의 축적에 비하면 땅콩에 불과하다. 봉급쟁이가 적금을 들거나 정기예금을 해서 누리는 이자는 연 2-3% 가 고작이다. 자본가들은 적게는 7-8% 더러는 10% 이상의 소득이 돌아오는 곳에 투자한다. 투자한 돈을 잃게 되면 수년에 걸쳐 세금 공제를 받는다.


남의 땅을 빌려 농사짓는 사람이 평생 지주 밑에서 일하며 사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정치인들은 자본가의 앞잡이에 불과하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그들의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금을 지원받아 공직에 당선된 후에는 자본가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쳐 보답/보상해 주어야 다음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그 좋은 예다. 그가 내놓은 감세안은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자를 위한 감세였다. 대부분 봉급쟁이들은 세금을 더 내게 되었다. 부자들과 그들이 소유한 기업들만 감세 덕에 배를 두드리고 있다.


미국 시민이 된 후,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투표를 하게 되었는데 당적을 공화당에 두었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던 시절이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은 게으른 탓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무상의 혜택을 베푸는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았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었다. 이라크 전을 치르며 미국의 정치인들은 그동안 선거자금을 지원했던 큰 손들에게 어머어마한 세금을 퍼 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한 발에 수십억 씩 하는 미사일을 수백 발씩 날리고 폭탄은 또 얼마나 떨구었는가. 이렇게 재고를 써 버리고 그만큼 새로 사들였다. 무고한 이라크 국민들이 죽어갈 때, 군수산업에 투자한 미국의 부자들은 배를 두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오바마에게 한 표을 찍었고, 지난 대선에서는 힐러리에게 찍었다. 민주당이 훌륭해서라기 보다는 공화당이 싫어졌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시간이 갈수록 그 병폐가 심해져 결국에는 몰락하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리스나 로마의 몰락이 그 좋은 예다. 국가나 문화나 사회에는 흥망성쇠의 사이클이 있다. 길고 짧은 차이만 있을 뿐, 결국에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제도가 도래할 것이다.


30년 동안 공무원으로 살며 나는 부자들을 욕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조금 화려하게 사는 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열심히 일을 해서 부자가 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힘들다. 처음부터 돈을 가지고 시작해야 계속 부자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구조다.


생산적인 일은 하지 않고 ‘갑론을박’하며 사는 변호사와 정치인 (미국의 정치인은 법대 출신이 많다), 남의 돈을 굴려 화려하게 사는 월가의 사람들은 부럽지 않다. 무언가를 심고 키우고 만드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노동의 신성함과 땀의 가치가 보상받는 세상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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