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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들이 있었다
07/02/20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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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2.xx.xx.34

6 30 (2015)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6 8일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자리에 누우려고 하는데 은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서둘러 아내와 달려가보니 이미 시트로 덮어놓았다. 아무도 임종한 사람이 없다. 동호와 은희를 기다리는데 상황에서 내가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휴대전화로 매일미사를 열고 기도문을 찾았다. 아내와 함께 망자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동호내외와 은희가 오고 장의사가 오기까지 2-3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은희 말이 늦은 시간이니 은주에게는 아침에 연락을 하자고 한다. 다음날 생각하니 은주에게 크게 잘못한 같다. 그래도 연락을 해주었어야 했다. 은주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섭섭했을 것이다.

 

로즈힐스의 스케줄 때문에 장례가 늦어져 9 장이 되고 말았다. 신문에 부고를 내고, 성당과 연락해서 장례미사를 준비하고, 순서지를 만들고 하는 일을 했지만 상주라고 해서 조문객을 받는 일도 대접하는 일도 하지 않았다. 다들 회사에 출근하고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날들을 보냈다.

 

아버지를 장의사에 모셔놓고 며칠 지나 어머니에게 가는 길에 아버지 병실에 들러보았다. 벌써 다른 노인이 들어와 있다. 아버지가 1 넘게 그곳에 계셨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 가을 아파트를 정리하며 짐을 모두 처분해 막상 정리할 짐도 없다. 아버지를 기억하며 나누어 가질 변변한 물건 하나 없다. 아버지가 세상에서 90 평생을 사셨다는 흔적은 장의 빛바랜 사진과 우리들의 기억에 밖에 남아있지 않다. 산다는 것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가 음식을 장만해 산소에 가서 삼우제를 지내고 왔다. 잔을 올리고 산소 주변에 술을 뿌려도 아버지는 아무 반응이 없다. 돌아가신 오늘까지 아버지는 내게 아무 소식도 전해오지 않았다. 열어둔 차창으로 나뭇잎이 떨어져 들어오거나 처마에 새가 찾아오는 등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꿈에 조차 나타나지 않는다. 과연 다음 세상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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