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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02/13/20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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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을 읽었다. 그녀의 소설은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던,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더 지질하고 슬프다.


‘입동’이란 작품은 난임치료를 받다 두 번의 유산 끝에 아이를 낳고, 다섯 번의 이사 끝에 집을 산 부부의 이야기다. 힘들게 낳아 귀하게 키우던 아이를 후진하는 어린이 집 차에 잃고, 부부는 상실감에 빠져 지낸다. 겨우 마음을 추슬러 미루어 두었던 도배를 하다가 죽은 아이가 남겨 놓은 낙서를 발견하고 아내는 다시 망연자실한다. 자녀를 먼저 보내는 일은 나이와 상관없이 부모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다. 


‘노찬성과 에반’ 은 아버지를 여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일하는 할머니와 사는 소년 ‘노찬성’과 유기견 ‘에반’의 이야기다. 엄마는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김애란의 소설에 악인은 없다. 착하고 열심히 살아도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나온다. 


‘건너편’에는 재수 끝에 스물아홉에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도화’와 그녀의 동거남 ‘이수’가 있다. 그는 도화를 만나기 전 이미 두 차례 7급 공무원 시험에 떨어졌다. 남들이 “원래 7급이나 5급은 삼 년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거”라기에 그냥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5년이 지나도 합격하지 못한다. 결국 이수는 공부를 그만두고 취직을 한다.


도화는 그와 헤어지려고 하지만 “오늘은 꼭 말하리라”라고 마음먹는 날이면 무슨 일이고 생겨 말을 못 한다. 그러다가 그녀는 이수가 전세를 반 전세로 바꾸고 보증금에서 천만 원을 가져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수는 그 돈으로 다시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름 마지막 도전이다. 


2019년 5월 기준 공시생 숫자는 46만 명이라고 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월평균 생활비는 주거비, 식비, 학원비 포함 월 116만이다. 합격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2년 2개월. LA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합격률도 4.6%인데, 한국 공시 합격률은 2.4%라고 한다.


아내 친구의 딸은 지금 교환학생으로 미국 대학에 와서 공부하고 있다. 일전에 만난 친구는 딸이 한국에 돌아오면 공시 준비를 시킬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는 공시 준비 학원이 없다. 일반 하급직 공무원 시험에는 기본적인 독해와 계산 능력 문제가 나온다. 직장에서 필요한 공부는 채용을 하고 나서 시킨다. 청춘을 고시촌에 묻어야 하는 한국의 공무원 시험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풍경의 쓸모'에는 대학에서 교수가 되고자 하는 시간제 강사 '정우'가 나온다. 어쩌다 얻어 탄 영향력 있는 교수가 음주운전을 하던 차가 아이를 치는 사고를 낸다. 교수는 정우에게 대신 운전을 했던 것으로 해달라고 넌지시 부탁을 하고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결국 정우에게는 교수 자리가 돌아오지 않는다. 사고를 낸 교수가 강력히 반대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정우 어머니를 버리고 젊은 여자와 살림을 차렸던 아버지가 정우에게 돈을 부탁한다. 아버지의 젊은 아내가 암에 걸려 치료비가 필요했던 것이다. 며칠 후, 그는 아버지에게서 부고를 알리는 단체문자를 받는다. 문자에는 죽은 이의 이름과 장례일정이 올라 있다. 


김애란의 소설집을 마지막으로 지난달 샀던 5권의 책을 3주 만에 모두 읽었다. 문득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를 깨닫는다. 영어책 1권을 읽는 데는 보통 2-4주가 걸린다. 재미있고 문장이 쉬운 책이라도 2주, 책이 좀 두껍거나 다소 어려운 책은 4주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영어를 이해하는 내 머리의 속도가 그만큼 느려진다는 의미다.


지난주 또 책을 주문했다. 30일 배송을 선택했으니, 영어책을 한 권쯤 읽으며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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