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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과 하루키
02/04/20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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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를 끝내고 하루키의 ‘장수 고양이의 비밀’을 읽었다. 90년대 중반 ‘주간 아사히’에 실렸던 칼럼을 모은 것이다.


일상을 살며 경험하는 소소한 일들과 외국생활의 에피소드,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에서 개선해야 할 일 등도 지적하고 있다. 나도 신문에 30년째 칼럼을 쓰고 있다. 신문의 칼럼은 제한된 지면 속에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무거운 주제나 민감한 내용은 피하게 된다. 재미있어야 하며, 첫 문장에서 독자의 호감을 얻어야 한다. 칼럼을 쓰며 나름 한 가지 원칙이 있는데, 가능하면 결과의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라면을 끓이며’는 작가가 오랜 기간에 걸쳐 쓴 산문을 다시 고치고 다듬에 냈다는 인상이 짙다. 깊은 생각을 담아내려고 애쓴 흔적이 있고, 쉽게 읽히지 않는 문장들도 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 읽기도 했다. 한편을 끝내고 나면 쉽게 다음 편이 읽히지 않았다. 이야기보다는 작가의 생각을 담아낸 글들이다.


‘장수 고양이의 비밀’에 실린 글들은 신문에 실리는 만화와 같다. 어디서든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그럼에도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엿보이는 글들이다.


하루키의 글은 조깅과 같다. 조깅은 가볍게 뛰는 것이다. 뛰기 때문에 주변의 경치가 휙휙 지나간다. 그렇다고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가고 나면 방금 지나친 여자가 단발머리였는지 파마머리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예뻤다고는 기억되지만 어디가 예뻤는지는 생각나지 않는 정도.


김훈의 글은 느리게 산책하는 느낌이다. 지나가다 보니 새의 깃털이 떨어져 있다. 그놈을 집어 들고 무슨 새의 깃털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고, 이 깃털은 철 따라 이동하며 잠시 쉬어 가던 철새가 떨구고 간 것인지, 아니면 동네 도둑고양이가 잡아먹고 남긴 깃털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비행운을 남기고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저 놈이 한국으로 가는 것인지, 유럽으로 가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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