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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12/26/20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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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은 물론 세계 바둑계를 석권했던 이세돌 9단이 바둑을 떠났다. 마지막 대국으로 한국산 인공지능 ‘한돌’과 3연전을 두어 1승 2패를 기록했다. 두 판은 두 점을 깔고 두고, 한판은 흑을 들고 두었다. 그가 이긴 한판은 두 점을 깔고 둔 대국이었다. 이제 인간 고수는 인공지능과는 접바둑을 두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상대의 수를 머릿속 바둑판에 한 점씩 놓아 계산해야 하는 인간과 달리 인공지능은 순식간에 연산으로 모든 수의 결과를 계산하여 최선의 수를 선택한다.


바둑은 판을 앞에 두고 상대방과 두는 것이 재미있다. 판 위에 놓인 돌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표정과 제스처다. 유리한 판세에 여유를 부리는 상대방에게 예상치 못한 수로 허를 찌르면 당황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수에 자신이 없으면 돌을 집은 손이 떨리고, 승기를 잡았다 싶은 수는 “따~악” 하며 돌이 깨지도록 힘차게 내리친다. (50여 년 전 처음 바둑을 배우던 시절, 싸구려 바둑돌은 쉽게 깨지곤 했었다.)


인터넷으로 두는 바둑은 상대가 누군지 알 수 없다. 성별이나 나이도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놓는 돌에는 감정이 실려 있으며 말을 걸어온다. 슬쩍 양보를 하는 행마가 있는가 하면, 심기를 건드리며 도발하는 행마도 있다.


1승 1패의 전적으로 맞선 이세돌과 인공지능 ‘한돌’의 대국을 인터넷 중계로 지켜보았다. 초반 승부처에서 이세돌은 감정에 치우쳐 큰 손해를 보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행마로 판을 그르치고 말았다. 인공지능의 행마에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인간과, 처음부터 끝까지 매번 계산에 따라 자기의 길을 가는 인공지능의 대결은 승패 자체가 의미가 없어 보였다.


사람은 회생의 가능이 없는 돌에도 미련을 갖는다. 죽어가는 돌을 살려보려고 애를 쓰다가 판을 그르치기 일쑤다. 인공지능은 돌을 냉정하게 버린다. 승리를 위해서는 비굴한 수도 두고, 양보도 한다. 우리 눈에는 “왜 저런 수를 두나” 싶은 것이 나중에 보면 기가 막힌 묘수가 되어 있다.


공직자 선출도 인사검증이나 청문회를 할 것 없이 인공지능에게 맡기면 최상의 인선을 할 것이다. 후보자들의 모든 정보를 입력하면 적재적소에 맞는 인물을 선택해 줄 것이다. 만약 청와대가 사전에 조국이 법무장관에 적임자인가를 인공지능에게 물었더라면 그 후 벌어지고 있는 소란은 없었을 것이다.


선거 때도 굳이 국민이 진위를 알 수 없는 공약을 막연히 믿으며 투표할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에게 맡기면 된다. 물론 여기에는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사전에 입력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하지만 앞으로 50년, 100년 후에는 굳이 정보를 입력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어딘가 숨어있는 수퍼 컴퓨터가 모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것이다.


스포츠의 심판은 물론 재판도 인공지능이 하면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정을 내릴 것이다. 전쟁도 인공지능에게 맡겨 놓으면 틀림없이 이긴다. 하지만 가차 없는 희생과 파괴는 각오해야 한다.


결혼도 인공지능에게 맡기면 된다. 자녀의 수, 수입, 거주지, 등을 선택한 후, 후보군을 입력하면 최상의 파트너를 골라 줄 것이다. 다만 문제는 1+1은 항상 2가 되며, 다른 계산을 더하지 않는 한 영원히 2로 남아있는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은 쉽게 변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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