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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따라 갈라지는 사회
08/22/20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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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며 미군 방송인 AFKN을 통해 즐겨 보았던 미국 드라마 중에 ‘해피 데이즈’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1950년대의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를 배경으로 ‘리치 커닝햄’ 가족과 친구, 이웃을 그린 시트콤이었다. 아버지가 철물점을 경영하고 어머니가 전업주부인 화목한 가족의 아들 ‘리치’와 그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는 고등학교 낙제생이며 반항아인 ‘폰지’ 가 나왔다.


가죽점퍼와 청바지에 오토바이를 몰고 학교를 다니는 폰지는 여학생들에게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남학생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주먹질도 잘 하여서 좀 까불고 다니는 악동들을 혼내주는 해결사 역할도 한다. 전형적인 반항아 스타일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 당시 미국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속 주인공으로 ‘폰지’라는 이름을 선택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하였다. 모범생인 ‘리치’는 대학에 진학을 한 후에도 자동차 정비공으로 살아가는 ‘폰지’ 와의 우정을 계속 이어 갔다.


‘해피 데이즈’의 무대가 된 50-60년대는 미국인들이 모두 그리워하는 시절이다. 전형적인 미국 가정의 모습은 이때 형성이 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와서 엄마가 만든 간식을 먹고, 동네 친구들과 놀았으며,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고 난 후에는 옹기종기 거실에 모여 함께 TV를 보았다. 이혼율이 낮아 편부모 가정은 9%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날 편부모 가정은 25%가 넘는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을 해도 한 가정을 꾸려 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사람들은 직업이나 수입과 상관없이 이웃하며 살았고, 우정을 이어 갔다.


80년대 월가에 부가 급속히 형성되며 블루 컬러와 화이트 컬러 간의 골이 깊어지지 않았나 싶다. 무언가를 키우고 만드는 사람들이 흘린 땀만큼 받는 대가에 비해 월가에서는 너무나 쉽게 큰돈을 벌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블루 컬러의 봉급이 달팽이 속도로 올라가는데 반해, 대학이나 대학원을 마친 이들의 연봉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 버렸다. 블루 컬러는 더 이상 화이트 컬러 친구와 한 자리에 앉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자연스럽게 학군과 동네도 수입에 따라 갈리기 시작했다. 흔히들 인도의 계급사회를 말하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생겨나는 계층 간의 질서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다저스 구장에만 가 보아도 계층 간의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가격이 비싼 자리와 싼 자리는 크게 차이가 난다. 앉아 있는 사람들의 옷차림과 분위기가 다르다.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마시는 이들은 분명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는 이들과는 다르다. 놀이공원에 가도 티켓 가격에 따라 기다리는 줄의 길이가 달라지고, 비행기를 타도 가격에 따라 좌석 배정이 달라진다. 있는 자와 없는 자가 한 자리에 앉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려서부터 갈라져 자란 계층이 어른이 되어 사이좋게 살기는 쉽지 않다. 인종 간의 갈등보다 더 심각한 수입 계층 간의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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