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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05/27/20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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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을 사다 보면 누군가 남겨놓은 밑줄이나 노트 등을 보게 된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첫 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참 특이하고 쇼킹한 설정이다.

아직 혼자인 나한테는 다소 끌리는? 설정이기도 하다.

90살에 숫처녀라!!! 남자의 순수성일까? 쾌락일까?

부러움과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읽어본다"

2010. 10. 23 (토)

(이름도 적혀있었지만 그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생략한다.)


책은 양장에 책갈피 끈이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페이지를 접었던 흔적이 있다. 나는 책에 상처를 입히는 것 같아 보는 책을 절대로 접지 않는다. 별도의 책갈피를 끼워 보던 곳을 표시한다.


이 책은 ‘백 년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77세에 발표한 작품이다. 원래 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소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장편소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이야기의 전개가 단편소설에 가깝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주인공은 쉰 살이 될 때까지 514명의 여자와 잠자리를 가진 남자다. 그는 창녀들과 섹스를 하며 사느라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 섹스는 많이 했지만, 제대로 된 사랑은 해 본 적이 없는 남자다.


90세가 되었지만 아직도 섹스에 자신이 있는 그는 생일 기념으로 나이 어린 처녀와 잠자리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평소 자주 이용하는 업소의 포주에게 부탁하여 14세의 소녀를 소개받는다.


소녀는 단추공장에 다니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공 ‘델가디나’다. 하루 일과에 지친 그녀는 그가 방에 들어온 것도 모르고 잠에 빠져 있고, 노인은 ‘슬퍼 보이는’ 그녀를 깨우지 않고 곁에서 잠든다.


이후, 그녀와의 잠자리 기회는 계속 이어지지만 그는 그녀를 탐하는 대신 몸을 닦아주고 노래를 불러 준다. 그의 섹스 없는 사랑은 그렇게 깊어 간다. 여자를 섹스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살아오던 그가 죽음을 느끼게 되는 나이에 처음으로 경험하는 사랑이다.


어린 소녀의 처녀성을 갖겠다는 덤벼든 90세의 노인이 일방적으로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 자체가 다소 무리가 있다. 등장인물들의 배경이나 성격 등이 잘 설명되거나 전개되지 않으며, 이야기는 스냅사진처럼 단편적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이름값으로 과대 포장된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제목만으로도 독자의 관음증을 자극한다. 이 책은 여성보다는 남성 독자들이 더 많이 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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