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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05/11/20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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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공중그네’는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가 등장하는 이라부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다. 책에는 다섯 개의 스토리가 나온다.


‘고슴도치’의 주인공 니오 세이지는 시부야 일대를 거점으로 하는 야쿠자의 중간 보스다. 어느 날부턴가가 뾰족한 것을 보면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젓가락도 쓰지 못할 정도의 선단 공포증으로 밥도 숟가락으로 먹는다.


표제작 ‘공중그네’ 에는 야마시타 코헤이가 나온다. 서커스 단원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서커스에서 자란 플라이어 경력 7년이며 공중그네팀의 리더이다. 새로 파트너를 맞으며 점프 실패가 시작된다. 그는 자신의 점프 실패가 파트너가 심술을 부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장인의 가발’에는 대학 강사로, 부속병원에서 근무하는 신경과 의사 이케야마 타츠로가 나온다. 그는 비상벨 버튼을 누르고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나, 질서 정연하게 정돈된 것을 부수고 싶어 하는 강박신경증에 시달리고 있다. 의학부 학부장으로 취임한 장인은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가발을 쓰고 있는데 그를 볼 때마다 이를 벗기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3루수’ 주인공은 프로야구 입단 10년 차의 베테랑 3루수 반도 신이치다. 어느 날 연습 시합에서 상대편 루키에게서 야유를 듣고 폭투한 이후, 1루에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없게 된다.


‘여류작가’ 에는 당대 최고의 로맨스 소설가라 불리는 호시야마 아이코가 등장한다. 신작을 쓰려고 하면 자꾸만 예전에 썼던 내용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더 이상 새로운 책을 쓰지 못한다.


주인공들은 모두 이미 정상에 올랐거나 정상을 앞에 두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슬럼프가 찾아온다. 슬럼프의 원인은 기능성이 아니고 모두 정신적이다.


‘공중그네’와 ‘3루수’에서는 그 원인이 새로 나타난 신인 후배들이다. 주인공들은 혹시나 이들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전전긍긍한다.


‘여류작가’에 등장하는 소설가 아이코는 큰 기대를 하고 발표했던 장편소설 ‘내일’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후 대중 로맨스 소설 작가로 살아가며 지니고 있던 열등감이 폭발하며 슬럼프에 빠진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의 간호사 ‘마유미’가 그 책을 읽고 울었다며 앞으로도 그런 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완치가 된다.


먼 거리를 달리다 보면 반환점을 돌 무렵 누구나 한 번쯤은 슬럼프에 빠지지 않나 싶다. 직장에서라면 경력 10-15년 무렵, 인생으로 치면 40-50대쯤이 될 것이다. 돌아보면 나도 그 무렵이 힘들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는 너무 잘하려고 했고 어깨에 힘을 주고 지냈다. 아이들에게는 “… 을 했니? … 해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는 그때 남들보다 더 빨리 높이 오르고 싶었고, 아이들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해 주길 바랬다. 불안한 마음을 떨구려고 더 열심히, 더 큰소리를 내며 살았다. 지금 돌아보면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라부’ 같은 의사를 만났더라면 조금은 달라졌으려나.


‘공중그네’는 문학서적이라기보다는 자기 개발서에 더 가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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