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on
동쪽구름(kodon)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5.20.2012

전체     199156
오늘방문     13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6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자식 사랑
09/26/2019 14:19
조회  674   |  추천   13   |  스크랩   0
IP 47.xx.xx.78

주일 아침 차를 타고 시동을 거니 핸드폰에는 성당까지 4.3 마일, 12분 후에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뜬다.  나는 핸드폰의 메시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차를 틀어 공항으로 내려갔다. UCSB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된 아내의 친구 딸을 픽업하기 위해서다.


잠시 후 아이는 백팩을 메고 두 개의 트렁크에 가방을 하나 더 얹어 힘겹게 끌고 나온다. 카트를 빌릴 생각을 못한 것이다.


산타바바라에 가려면 어차피 우리 동네를 지나가야 한다. 가는 길에 ‘타겟’ 에 들려 물이며 필요한 일용품을 사고, 한국 마켓에서는 라면과 식료품을 산 후 학교로 향했다.


요즘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활발한 모양이다. 아이가 다니는 K 대학에서 UC 계열로만 100여 명이 왔다고 한다. UCSB 에도 10명이 왔다.


딸아이가 미국에 가게 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지난겨울의 일이며, UCSB로 오게 되었다는 소식은 여름이 시작될 무렵에 들었다. 그 후 친구의 전화가 잦아지더니 얼마 전부터는 거의 매일 카톡이 날아왔다. 아파트 입주와 방을 선택하는 문제에서부터 건강보험 등 이런저런 것을 문의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대학으로 졸업한 것이 17-18년 전이라 나도 아는 것이 없다. 결국 인터넷을 뒤지고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알려 주었다.


가만히 보니 입학을 한 학생이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해결하면 될 일을 곁에서 엄마가 지나치게 걱정을 하는 모양새였다. 급기야 도착 3일 전에 침구류를 장만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일 년이나 쓸 물건이니 본인이 마음에 드는 것을 아마존에서 골라 사진을 보내라고 해서 주문했다. LA 공항에서 학교까지 가는 차 편이 여의치 않아 보였다. 차마 말은 못 꺼내고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우리가 해주마고 했다.


같은 학교로 가는 10명의 아이들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각자 다 따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놀랍다. 여럿이 아파트도 같이 알아보고, 여행 일정도 맞추어 함께 셔틀을 대여해서 가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남보다 앞서 가는 일에 집착하다 보니 아는 것을 알려주는 일에 인색해진 것은 아닌가.


24살이라는 친구 딸은 아직도 철없는 아이 같았다. 요즘 한국의  아버지들은 모두 조국이며 어머니들은 정경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식을 위해 이런 일도 해주고 저런 일도 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최근 미국의 부유층이 벌린 대학 입학 부정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건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에게 영양이 많은 벌레를 물어다 먹이는 어미 새들이 그러하고 사냥을 한 먹이를 새끼들에게 던져 주고 한걸음 물러나 있는 맹수들이 그러하다. 새는 때가 되면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내밀어 날갯짓을 가르치고, 맹수는 새끼들에게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리고는 이별을 한다. 어미가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냈기 때문이다.


친구는 11월에 딸아이를 보러 와서 한 달가량 머물 예정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산타바바라의 겨울 바다를 보게 될 것 같다.

"컬럼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블로그의 인기글

자식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