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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힘들게 매니저가 되었다
01/11/20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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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가 되기 위해 반복해서 승진시험을 보아야 했고, 인터뷰도 10여 차례나 거쳐야 했다. 순전히 나의 잘못 때문이다. 짧은 기간에 수퍼바이저가 되고 난 후, 나는 남들을 얕잡아 보기 시작했다. 관리직원회의나 연수 때, 자주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회의나 연수를 진행하던 사람들이 난처해지기도 했다. 내가 내놓는 남들과 다른 의견 때문에 일의 처리가 늦어지거나 미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세월이 가며 조금씩 사람들이 내게 거리를 두는 듯싶었다. 눈에 띄는 프로젝트에서는 나를 부르지 않았다. 이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내가 수퍼바이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늘 회사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회사가 정해 놓은 목표는 늘 초과 달성했다. 윗사람이 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하던 일을 제처 두고 위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해 주었다.


공무원이 좋은 점 중 하나는 시간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정시에 퇴근이 가능하고 휴가도 넉넉했다. 일 년에 4주 휴가가 있었고, 관리직원은 시간제가 아니기 때문에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을 해도 휴가시간을 잃거나 월급에서 빼는 일이 없었다. 많은 직원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었다. 나는 빠른 출세를 기대하며 늘 정시에 출퇴근을 하고 남들이 휴가를 내어 자리를 비우는 연휴 때는 자리를 지켰다. 


수퍼바이저가 되고 얼마 후 신임 매니저인 '다이앤' 밑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북가주의 본부에서 온 그녀에게 지역사무소는 다소 낯선 환경이었다. 때마침 불어닥친 산재 접수 폭주로 일도 많이 밀려 있었다. 진료비와 보상의 지급이 늦어지면 벌금이 붙는다. LA 지역사무소는 벌금으로 전국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훗날 그녀는 아침에 출근하며 주차장에 세워진 내 차를 보고 "오늘 하루도 잘 넘길 수 있겠구나" 하며 마음을 다잡곤 했었다고 한다. 그해에 그녀는 나를 '올해의 수퍼바이저'로 뽑아 주었다.


회사에서는 일 년에 두 번씩 관리직원 연수가 있었다. 이때는 캘리포니아 주의 모든 지역사무소 보상부 매니저와 수퍼바이저가 모인다. 전에 함께 일하다 다른 지역으로 간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친하게 지내던 동료에게 매니저 승진에 대하여 불평을 늘어놓았더니 그가 내게 충고를 해 주었다. 남들이 애써 준비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말고 나중에 조용히 내 생각을 말해 주라는 것이었다. 조직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남들과 어울려 일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고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 이미지를 바꾸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마침 90년대 말에 산재보험법 개정이 있었다. 이때 직원 교육용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을 시키는 일에 참여했다. 캘리포니아 주를 3개 지역으로 나누어 직원들을 모아 가르치는 일이었다. 그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자 나에 대한 평이 달라져 있었다.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승진을 했고 나도 매니저로 승진을 했다.


쉽게 갈 수 있었던 길을 돌아서 온 셈이다. 그때 배운 교훈은 내가 매니저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성공적인 직장생활은 원만한 대인관계에 있다. 어찌 직장생활에만 국한되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많이 베푼다고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다. 관계를 잘 관리하면 받아오면서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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