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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빡빡머리로 돌아가야 할까
11/14/20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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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물을 발라 빗은 하이칼라 스타일의 머리를 나를 보고 사람들은 귀엽다고 했었다. 얼굴에 여드름이 하나 둘씩 나타날 무렵 바리캉이라 불리는 이발기계로 머리를 빡빡밀었더니 사람들은 나를 “학생” 이라고 불렀다. 통기타를 배우며 머리를 길렀더니 사람들은 나를 “총각” 이라고 불렀다.

 

미국에 이민을 와서 20여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이대팔 가르마를 하고 지냈다.

 

그 후 아내가 너무 아저씨 같다고 하며 머리 스타일을 바꾸어 주었다. 젖은 머리가 마르기 전에 정확하게 이대팔로 가르마를 내어 빗고 다니던 나에게 무스를 바르는 스타일의 머리는 감당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머리를 아내에게 맡긴다.

 

머리를 만지는 김에 하얗게 희어진 부분에 염색도 시작했고, 가끔은 집에서 파마를 말기도 했다. 머리를 원래 약간 곱습이다. 머리가 짧을 때는 별로 표가 나지만 조금 길어지면 웨이브가 진다. 그래서 자칫 잘못 만지면 새집이 되어 버린다.

 

젊어서는 머리카락이 제법 꿁고 숱도 많았는데 언제부턴지 눈에 띠게 숱이 줄어 들고 머리결도 가늘고 힘이 없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제 호칭에 “선생님” 붙여 부르기 시작했다.  

 

머리에 염색을 하면 나이가 젊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자주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니 머리결이 망가지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염색을 하고 2주쯤 지나면 마치 띠를 두른양 아래쪽에서부터 하얗게 올라오는 흰머리들이 눈에 거슬린다. 그래서 염색을 포기했다.

 

염색을 그만두고 한두 이발을 하고 나니 이제 앞머리에는 백발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전에는 나를 아래 사람으로 취급하던 성당의 노인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무렵의 일이다. 흰머리가 어울린다는 인사를 받기 시작한 것도 무렵의 일이다. 나이가 들어보이는 것이 어울린다는 말은 과연 칭찬인가 놀림인가?

 

요즘 나는 머리카락과 다른 전쟁을 하고 있는데, 조카딸 민서의 머리카락이다. 이제 중학교 2학년인 민서는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자르려 하지 않는다. 긴머리는 방은 물론이고 거실, 부엌 바닥, 빨아 놓은 속에서도 나오곤 한다.

 

여자의 헤어스타일에는 연령대가 있는 같다. 여성의 머리 길이는 나이와 반비례한다. 나이가 젊을수록 머리의 길이는 길고, 나이가 들면 짧아진다.

 

그리운 기억에 남아있는 여성의 헤어스타일은 단연 단발머리다. 하얀 칼라에 찰랑하던 단발머리의 그녀들도 지금은 염색을 파마머리를 하고 있겠지? 아마도 숱이 줄어 아침이면 더운 바람을 날리며 부풀려 올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 선택의 헤어스타일은 다시 빡빡머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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