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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세계 조선 최강국을 만든 '거북선' 지폐
01/09/20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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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세계 조선(造船) 최강국을 만든 거북선지폐

 

옛말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있어도, “말 한마디로 천 냥을 빌린다는 말은 없다. 그런데 말 한마디로 천 냥이 아닌 74만 냥 가량의 돈을 빌리는 일이 있었다. 바로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1968년 현대중공업(당시 현대건설)이 조선(造船)사업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한 정부 고위 관료는 현대가 조선사업에 성공하면 내가 손가락에 불을 켜고 하늘로 올라가겠다.”할 정도로 주변 사람 모두가 무모한 계획이라며 웃어 넘겼던 사업 계획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19717월 조선사업계획서를 완성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한국 조선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소 건설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외국자본 확보였다. 현대는 당시 영국 최고의 은행이던 바클레이은행과 4300만 달러(510억 원)에 이르는 차관 도입을 협의했다. 하지만 바클레이 측은 현대의 조선 능력과 기술수준이 부족하다며 거절했다. 1971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수소문 끝에 바클레이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인 선박 컨설턴트 회사 애플도어의 롱바텀 회장을 찾아갔다. 롱바텀 회장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때 정 회장은 재빨리 지갑에서 거북선 그림이 있는 5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펴보였다. “이게 우리의 거북선이오. 우리는 1500년대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소. 영국의 조선 역사는 1800년대부터라고 알고 있는데 우린 그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소. 쇄국 정책으로 산업화가 늦어져서 아이디어가 녹이 슬었을 뿐이오. 한번 시작하면 잠재력이 분출될 것이고 잠재력은 그대로요.”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차관을 빌려, 세계 굴지의 조선소를 만들어낸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의 현대중공업 창립 일화는 한 편의 소설 같은 실화다.


한국 조선업이 본격적으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조선소 기공식을 가진 지 11년 만인 1983, 현대중공업은 건조량을 기준으로 조선부문 세계 1위에 오르면서 조선최강국이 됨과 동시에 한국중공업 발전에 불씨를 당기는 계기를 만들었다. “제철소 실패 땐 모두 우향우(右向右)해 영일만 투신하겠다던 정주영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았던 상황에서 거북선을 앞세워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으리라는 정신으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의 임전무퇴의 정신이 함께 어우러진 합작품이라 볼 수 있다. 이 일화를 통해 집어보고 싶은 게 있다.


모두가 (No)”라고 말하며 불가능하고 안 된다고 할 때, 긍정적인 마음 자세와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예스(Yes)”라고 말하며 가능성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치열한 세계 경쟁 속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당시의 여느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처럼 부정적인 생각과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면 지금의 한국경제는 6-70년대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다른 전자업체들이 가전제품 생산에 전념할 때 과감하게 IT 산업에 매진한 결과 세계 굴지의 IT 강국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 좋은 예이다. 모두 순간적인 기지와 미래 지향적인 굽히지 않는 뚝심으로 이룬 훌륭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김태원 기자


  * 본 칼럼은 워싱턴 중앙일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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