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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축제 -1996년 임권택 감독 이청준 원작
02/02/20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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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청준 원작, 임권택 감독

                     -상여소리


저번에 일본 영화 Departure 를 소개 하면서 얼껼에 대비되는 한국 영화를 소개한다고 한 뒤 오래된 소장품을 다시 돌려본뒤로 좀체로 소개를 할 염두를 못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이청준씨의 애독자였던 저는 1993년나온 서편제에 완전 매료가 되어 이 축제가 영화화되어 나와왔을때는 아무 비판없이 받아 드렸습니다. 당대를 풍미하던 감독과 최고의 출연진들, 게다가 이청준씨의 작품이라니…. 비판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지가 없는, 첫눈에 반한 눈먼 사랑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저의 첫사랑에도 그렇게 눈이 멀어서 떠난지 50년도 넘은 소녀를 아직도 품고 있지만 마음에 든 곳은 두번가지 말라던 선인들의 교훈을 따라서 그저 아물지 않은 상처를 잊을만하면 한번씩 만져서 아픔이 아직 그 자리에 있는가만을 확인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 첫눈에 비판없이 받아 들인 영화를 20년이 지나서 다시 들여다 보자니---

 

영화는 세개의 이야기가 서로 섞이면서 이루어 집니다.

서울에서 성공한 작가가 되어 있는 준섭과 시골에서 형님네가 모시고 살던 어머님의 사망소식과 그 장례식에 모인 조문객들이 만드는 이야기와, 그 사이에 유교의 영향을 받은 전통 장례방식을 잊지 말라고 다큐영화인양 교과서 처럼써 내려간 이야기. 마지막으론 이 역시 이청준씨가 쓴 동화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레란다’ (동화에 나오는 은지는 작가 이청준씨의 딸 이름입니다) 를 아동 교육영화처럼 사이사이 편집해 넣은 영화입니다.

 

영화가 나온 20년전에는 무척 신선한 구성과 주제로 제가 무턱 좋아한 영화였는데 그 20년의 변화가 출연진들이 수시로 피워대는 담배연기처럼 거슬리게 보여지니 사람의 마음이 간사할 뿐입니다.

 

아마도 제가 무턱 좋아한 이유중의 하나는 원작자가 이청준씨라는 것 외에는 한국 전통장례의 소개 아니였는가 생각합니다. 6.25전쟁으로 공산군과 싸우며 사방에 버려지는 시체를 보고, 피난온 남한에 홀 어머님외에는 아무 피붙이가 없어 한번도 격어보지 않은 장례예식이고 또 잊혀지는 한국의 전통이라 생각해서 좋아 했나 생각합니다.  ()를 최고의 덕목으로 치던 조선시대의 숨 막히던 유교의 교범으로 이루어진 절차는 끝에 설명하겠습니다.

 

본 줄거리는 그 당시의 모든 고정 선입관으로 겹겹이 칠해져 있습니다. 담배는 지성인이, 특히 글쟁이가 고뇌할때 피워야 한다든지, 첫 인사에는 담배를 권하는 것이 배운 사람이 해야하는 예의범절이며, 이에 반해 꽁초는 가난한 서민을 그릴때는 폐업하는 가게의 꾸겨진 가격표처럼 붙어나오는 소품입니다.

영화속에 나오는 준섭은 이청준씨의 분신입니다. 시골에서 몰락한 집안에서 광주제일교를 나온 준섭이 법관이 되어 문중을 빛내주기를 바라지만 법관이 아니고 글쟁이가 된 것은 작가의 인생여정과 꼭 같습니다.

 

영화는 한 시대를 그대로 그린다하지만  이 영화에서 임권택 감독이 잔인하리만큼 정직하게 뽑아낸 시골에서의 장례식은 그 시대를 겪지않은 세대라면 이해를 못할것 같습니다.

 

상갓집에서 차리는 상 준비를 두고 일어나는 갈등과 다툼, 시새움. 문중 어른들이 행사하는 무언의 권리. 상갓집 밤 새워준다며 벌이는 공짜 술판과 노름판. 전형적인 망둥이 술주정과 돈 잃은 노름패의 오기. 목청 큰 자와 서로 눈 내리깔고 하는 기 겨루기. 격식은 고집하여 따르기는 하나 예의는 없는 행세. 퍼질러 앉았지만 격식과 순서를 은근슬적 언급하며 과거의 벼슬(직책)로 유세하려는 사람. 호패를 뗀 머슴들의 행태인지.


                            

 

자유 분망한 도회의 신식 여기자와 어릴적 가출하여 화류계에서 굴러커진 혼외 조카딸. 체면과 격식에 매인 사람들. 편견과 선입관만 있고 예의와 상식이 실종된 군중. 제각기 자기가 할 수 있는 갑질의 기회를 놓지지 않으려는 사람들. 자기가 할 일을 잊은 사람들을 불러대며 간신히 상여는 나가는데---

 

영화의 전반부에 소개되는 집안이 몰락한 과거 역시 어찌 상투적인 과정만을 골라 왔는지, 아마도 임권택 감독께서는 그 당시에 알려지던 모든 허투루의 이야기를 한 편의 영화에 담으려 했나 봅니다.


이웃 마을에서 온 새 색시는 고을에서도 소문난 고운 처자였는데 그 일생은 한민족의 모든 어머님들의 아프고 한 맺인 인고의 삶 그대로 입니다.

시집온지 3년만에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그 뒤에 시어머님도 가셨는데 남편은 한량꾼이라 집안일은 머슴 두몫을 하는 아내에게 팽개치고 돌아 다니다 7남매를 남겨두고 가셨네. 기울어 가는 집안을 살리겠노라며 남은 재산으로 큰 아들에게 배를 사서 장사하라 하였더니 그 또한 술과 여자로 다 말아 먹더만. 폐인이 된 큰 아들은 빈집에 들어가 술집 작부에서 얻은 여아를 데리고 술에 쩔어 살다가 농약을 먹고 죽네. 흩어진 가족들이 남의 집에 더부 사는데 큰 아들이 만든 혼외 딸 용순이는 다른 애들과는 달리 머슴처럼 부려지네. 갯펄에 나가 조개 캐 오면 몸 아픈 할머니가 나가서 위로하며 돌아오곤 했지. 결국은 다른 애 고등학교 갈 돈을 들고 가출했구먼---“

 

그리고 그 개천에서 그나마 명석해서 큰 도회로 나간 준섭이 용은 못 되었지만 성공한 작가가 되어 남은 가족들 살 집을 마련해주고, 시골의 형수는 어머님 모신다고 꼬투리마다 토달아 돈을 받아냅니다. 그 새 색시는 이제는 치매를 가진 할머니가 되어 수시로 집을 나가다 마지막 길을 떠나시고 그 장례를 치릅니다.

- - - - -

영화에서 기억나는 장면은 마지막 가족사진을 찍을 때, 집을 나간 용순이가 가족으로의 이질감 때문에 부러워 하면서도 집밖에서 살펴보며 못 들어 오고 있을 때, 준섭이 사람을 시켜 부르니 기쁜 마음을 감추며 달려 내려와 가족의 일원이 되는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몇십억이라는 사람들 속에서 한 가족이라는, 한 민족이라는 동질감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타박타박 뛰어오는 작은 발자국으로 알려줍니다.


이제 다시 영화를 보니 한민족 대부분의 나쁜 습성이 그대로 그려졌습니다.  곳곳에 보여지는 가난했던 때의 행실이 번번해진 현재에도 변하지 않았나 싶어 걱정이 됩니다. 물론 못살던 때의 한촌의 이야기 이니까 전체를 그린것은 아닙니다. 임권택 감독이 우리가 잊고싶고 버리고 싶은 것들만 골라서 영화를 만들었는지, 아니면 버려야 할 것을 알려주려고 만들었는지는 이미 고인이 되었기에 물을 수 없는것이 두고두고 안타까운 물음이 되어갑니다.

 

옛사람이 예의를 잃고 보면 가난한 사람은 천하게 되고, 부유한 사람은 상스럽게 된다는 말을 생각하며 격식이 아니라 예를 잃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바랍니다.

 

*****

절차에 따른 모든 명칭은 한자여야 이해가 되는데 한때의 국수주의자들이 훈민정음으로만 한글을 지정하여 교육을 한 결과 이제 한자를 써도 읽을 사람들이 많지 않아 보이기에 뜻이 안 통하는 한글로만 씁니다. 본데 훈민정음이란 한자를 제대로 발음하라고 만든 표음문자 (발음기호)인데 본체인 한자를 빼고 정음 (正音) 으로만 쓰고 있자니 이제는 약어나 영어를 차용하지 않으면 어려운 뜻을 전할 길이 없어졌습니다. 아프리카의 글자가 없는 부족들에게 그들의 소리를 적을 방식으로 한글을 쓰게하였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뜻을 담을 깊은 그릇이 없으면 소리만으로는 전할 수 있는 것이 얼마되지 않습니다. 간혹 어떤이들이 한자혼용을 하면 중국에 사대하느니 하는데 동양의 문화는 한자로 이루어 졌고 이 한자의 문화는 지금의 공산주의인 중공의 문화가 아닙니다. 서구의 문명이 라틴어를 근간으로 이루어 진것과 같습니다.

    

한국 전통 장례 의식

 

* 영정에 검은 띠를 두르거나, 상주가 왼팔에 검은 완장 차는것, 방부처리를 제대로 못 하던 때 흰 마스크를 쓰는 것들은 우리네 격식이 아니며 하지 않아야 될 것입니다.

 

속굉 (솜으로 마지막 숨을 쉬는가 확인) - 임종 - 고복 또는 초혼 (집안 높은 곳에서 망자의 저고리를 잡고 북녘을 보고 이름과 함께 복 () 이라 세번 고하여 장례기간 동안 혼이 머물도록 고함)  

- 수시 (시신을 쑥물로 딲고 사후경직시 비틀어 지지 않게 바로 잡음) - 사자상 (저승차사를 위해 밥, 짚신 각 세벌과 노자용 돈을 놓아둠. 강림차사, 일직차사, 월직차사가 온다

발상 (상제들이 금붙이들을 떼어내고 머리를 풀고 곡을하여 초상을 알림) - 부고 작성및 발송 (옛날에는 부고는 사람이 전하였으며 부고장은 집안에 들이지 않고 담벽이나 처마밑에 꼿았다

상주, 주부, 산일 선정 - 명정 - 반함 (망자의 입에 쌀을 세번 넣어 줌) - , 염습 (쑥물이나 향나무 끓인 물로 염장이가 행함-입관 (가족은 곡을 하여 입관을 알림) - 영좌 (장지선정은 지관이 택함, 산역

초경과 삼경에 소릿꾼이 조문객과 함께 경 - 발인제 - 천구 또는 운구 (머리가 먼저 나가야 한다) - 노제 - 하관 -실토 또는 성분 반혼 또는 반곡 - 우제 (초우, 재우, 삼우) - 졸곡 - 부제 

- 소상 (1년차) - 대상 (3년차) - 담제 ( 39개월차) - 길제 (吉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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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청준, 39년 전남 장흥, 일제시대인 유년기에 아버지와 큰형, 아우를 잃다. 벽촌에서 광주제일고로 간 수재라고 주위의 기대가 컷으나 법대를 가라는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고 서울대 독문학과를 수료. 그의 작품의 근저가 되는유년기이다.)


이청준작가에 대한 글을 잘 쓴 사람이 있어 첨부합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2719

잃어버린 이청준을 찾아서 - 전남 장흥 진목 마을과 사라진 포구 -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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