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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목사의 자살 그리고 하늘이_1
06/12/2020 08:18
조회  2688   |  추천   24   |  스크랩   0
IP 99.xx.xx.104


약 1년전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한영호 목사를 만나러 그의 나눔선교회를 찾아갔었다. 몇가지 의논할 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 "근데 하늘이는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

한동안 머뭇거리던 그가 말했다... "하늘이 죽었어요... 2주전에 자살했습니다."

난...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않고 고개를 숙였다. 내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 자카란다 보라색 잎이 하염없이 길 바닥으로 떨어졌고... 문득 하늘로 간 하늘이가 눈 앞에 아른 거렸다.



하늘이는 당시 스무살이 채 안된 청년이었고 짧게 박박 밀은 머리의 외모는 젊은 날의 시인 김지하를 연상케 했다. 늘 과묵하고 겸손했지만 몇년전 나랑 함께 그리피스팍 천문대 혹은 실버레이크, 다저스 스타디움 근처 엘리시안 팍등으로 하이킹을 다닐때는 늘 밝게 웃는 모습으로 나랑 많은 대화를 나누곤 했었다. 난 그를 때론 입양한 아들로 착각하곤 했었다.


그는 조울증과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분야 최고 전문가중 한명인 한영호 목사의 나눔선교회에서 몇달 동안 지내고 있었다. 주말에는 어머니가 찾아와 함께 잠시 외출하기도 하고... 그러다 언제인가 나눔선교회를 떠나 어머니 집으로 들어갔는데 그로부터 몇달후 그가 자살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아래 음악을 들을때면 늘 그가 생각났었다. Young men are fortune... old men forgotten.


https://youtu.be/9H7gXpkGLdU


며칠전 블방에 '고 김성수 목사님 7주기 추모'란 글이 떠올랐었다. 그는 나도 좋아했던 다재다능하고 매력적이고 패기만만했고 진실로 신앙심 깊은 젊은 목사였었다. 내가 만나본 그의 부인 역시 대단한 미인이고 패션감각이 뛰어났던 아주 젊고 매력적인 '귀부인' 타입이었다.



자살한 하늘이는 7년전 자살했던 김성수 목사의 외아들이었다.
What kind of karma is this?

한편 하늘이를 오랬동안 보살펴왔던 한영호 목사 역시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진정한 목회자인데... 그는 한국 모방송사의 '인간극장'에도 출연했었다. 그의 지난날 청년시대 삶의 궤적은 또 다른 LA KTown Legend가 된다.

또 커피타임 입니다.
잠시 걷다 돌아오겠습니다.
더위가 많이 가라앉아서... 걷기에 딱 좋은 날씨 입니다.
창밖의 새파란 하늘을 보며 "하늘아..."하고 불러 봅니다.



두 사랑스런 의 자살로 마감했던 짧았던 삶들을 이해하기 위해
또 다시 읽어보는 권정희와 정희진의 글 두편...
그들이 진작 읽어 보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하늘이는 그곳에 있을때 '연희'라는 누나를 잘 따랐다. 연희 역시 하늘이를 좋아했었고...
어쩌면 하늘이는 지금 아득히 먼 그곳 강가에 혼자 앉아 이런 노래들을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 살다 떠나온 지구별을 그리워하며.

https://youtu.be/bDXx0grbYag


다시 걷는 길에 자카란다 나무 사이로 호랑나비 한마리가 춤을 추고 있었다.

장자의 '호접몽'... 이제서야 2500년전에 쓰여졌다는 그 글을 확실히 이해할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참 행복한 아침이다.
이제 다시 일터로 나아가자.





김성수 목사, 서머나 교회, 나눔 선교회, 자살, Sui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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