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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를 읽고
07/30/20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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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조선일보


산 자와 죽은 자

넬레 노이하우스(Nele Neuhaus),

김진아역/ 북로드


 

독일의 조앤 롤링(해리포터 작가)으로 불리우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를 소개하는 기사를 읽었다. 독일 현지에서 인터뷰한 기자가 쓴 것인데 마음에 무척 와 닿았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신데렐라 라고 부르지 마세요. 20년 준비해왔으니" 하는 말에 공감했다.


"좋아하는 취미가 직업이 되어서 나는 너무나 고맙고 행복하다. 하지만 나는 한 번에 신데렐라가 된 게 아니다. 20년 동안 혼자 썼고, 20년 동안 훈련해 왔다. 성공의 비결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늘 이야기한다. 20년 동안 혼자서 쓸 준비가 되어 있냐고." 


'인생 한 방'을 노리면서 노력도 하지않는 작가들에게 아니면 한 방을 위해 표절도 서슴지 않는 이들에게 날리는 통쾌한 쓴소리다. 이곳 나성엔 신경숙 표절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른이의 글에 자기 이름을 써 넣어 통째로 훔친 간 큰 글도둑도 있었다.


좋아하면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게 되면 잘하게 되며, 잘하면 찾는 사람이 생긴다고 했다. 이 호탕한 여성작가의 성공 비결이 꼭 소설가 지망생에게만 필요한 말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이 기사를 읽자마자 책을 주문했다. 처음 만나는 작가와의 설레임과 기대. 과연 역시 흡인력이 있다.




죽음에 관여하는 직업이 있다. 판사와 검사, 의사와 약사일 것이다. 아무리 법 규정이 있다고 해도 살려내야 할 자와 죽어 마땅한 자에 대한 판단을 누가 할 것인가? 소설은 장기 이식을 둘러싼 제약회사와 병원의 이기심과 독선, 의사와 변호사의 욕망과 허영 등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피아 키르히호프 형사는 결혼 휴가로 갈라파고스로 떠나려는 찰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올리버 보덴슈타인 반장의 연락을 받는다. 베스트바흐 강 옆 공원에서 개와 산책하던 노부인이 총에 맞아 숨진 것이다. 육감이 좋은 키르히호프 형사와 잘 생기고 성실한 보덴슈타인 반장은 수사를 할수록 범인의 흔적은커녕 범죄의 방향조차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미궁에 빠지게 된다. 하나의 사건이 채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건 전담 팀은 프로파일러나 법심리학자 등 외부의 도움을 받기에 이른다.   


몇 번의 살인사건을 접하고서야 연쇄적인 살인의 패턴을 찾게 된 보덴슈타인 팀은 철저한 계획 하에 벌이는 명사수의 소행임을 알게 된다. 살인자 ‘스나이퍼’는 먼 거리에서도 정확히 명중시키는 명사수인데다 잇스트림 스포츠에도 능한 듯하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만 계속할 뿐, 5명의 피해자가 나올 때까지 범인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한다. 스나이퍼는 살인을 하고 나면 죽어야 할 이유를 밝히며 재판관이라고 쓴 부고장을 보내는 치밀함까지 갖췄는데도 말이다.   


카롤리네 알브레히트는 어머니의 집에 들렀다가 어머니가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지은 죄에 대한 대가를 명시한 부고장을 본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이 아버지이자 장기이식 전문의인 루돌프 교수와 관련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아버지는 물론 연쇄 살인으로 죽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어머니의 이유 없는 죽음의 진실에 아버지 루돌프 교수가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피해자의 딸인 헬렌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살생부 노트를 접한다. 헬렌의 살생부명단에 있는 9명의 사람들이 순서대로 죽임을 당했다니모든 문제의 발단이 루돌프 교수가 키르스텐 슈타틀러의 심장을 막시밀리안 게르케에 이식하면서 생겼다.


노벨상을 노리며 행해지는 연구들,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시도되는 연구와 수술들, 치료를 위해 들어갔던 병원에서 장기적출을 강제 당하기도 하는 장기기부의 사례,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피해자들과 비리를 숨기려는 전문가들의 밀고 당기는 의료분쟁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상당히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장기 이식을 둘러싼 욕망과 허영에 가득찬 의사와 병원, 제약회사 간의 이익을 위한 분쟁. 사체에 어떠한 단서나 사건 현장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는 스나이퍼, 장기 마피아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모임,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한 주변의 무관심, 부주의, 욕심, 허영등 모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긴박하게 흐르기에 속도감 있게 읽히는 이야기다. 

'산 자는 벌을 받을 것이고 죽은 자는 원을 풀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빠짐없이.' (본문 중에서)


소설가 자신은 인공 심장 판막 수술을 받은 경험담을 토대로 썼다 했고, 나는 우여곡절 끝에 신장이식을 받지 않았던가.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복선을 읽고 단서를 잡은 뒤 형사의 촉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스릴과 긴박감에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속에서 범인을 추적하며 더위를 잊게된다. 섬뜩한 범죄 이야기에서 서늘한 냉기마저 느끼게 된다. 납량특집으로 권 할 만 하다.


구입하는 김에  2011년 번역된 넬레의 전작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을 중고본으로 구입했다. 하퍼 리의 파수꾼도 함께, 다음 주에 모두 읽어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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