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annelee
joanne(joannelee)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12.01.2008

전체     140326
오늘방문     19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23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영혼의 샘터』를 읽고
01/13/2015 10:32
조회  1548   |  추천   6   |  스크랩   0
IP 104.xx.xx.130
                                                      

                              
예수회 피정 집 ‘말씀의 집’ 원장,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원목 사제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예수회에서 

영혼이 지치고 목마른 사람들을 위한 '영혼의 쉼터'준비라는 소임을 받고 있는 예수회 류해욱 신부님의 신간 

수필집 '영혼의 샘터'



영혼의 샘터』를 읽고
 
                                                                 이정아
  

요즈음 땅콩회항으로 인해 ‘수퍼 갑질’이니 백화점 모녀들의 ‘주차장 갑질’이니 얼마나 갑의 횡포에 대해 말이 많은가. 갑의 행위라 하지 않고 어느새 ‘갑질’이라 자연스럽게 쓰게 되었다. 도둑질, 서방질, 이간질 같이 아주 흉악한 죄에 붙는 ‘질’ 이 아니던가. 평생을 부족한 ‘을’의 상태로 살아온 내가 ‘갑질’이라는 말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 과장일까? 돈이든 권력이든 기득권자를 향한 삿대질에 후련함을 느끼는 건 ‘을’ 이나 ‘졸’등의 부족한 자의 잠재된 열등의식일 터이다. 갑질에 대해 욕을 퍼부으면 덩달아 합세하다가, 어느 순간엔 갑질 하고픈 충동을 느끼기도 하는 아이러니를 장전한 좌충우돌의 나이다.

 

그런 내게 새해의 첫 책선물이 왔다. 문우가 어렵게 구해준 류해욱 신부님의 책『영혼의 샘터』이다. 아파서 정양중인 신부님이, 펜을 쥘 힘도 없는 분이 삐뚤 빼뚤 서명을 하신 귀한 책이다. 모든 글이 메모해 두고 싶을 만큼 좋았다. 다행히 내 책이므로 베끼지 않아도 되기에 더 좋았다. 그 책의 마지막 글이 바로 겸손에 대한 글이고 내게 주시는 새해의 마음으로 생각 한다.

 

겸손을 뜻하는 영어단어'humility'는 라틴어'humus'에서 왔다고 한다. ‘humus'는 흙, 땅의 의미를 지닌 말이다. 낮은 땅바닥의 위치에서 남을 섬겨야 겸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파생된 말이 인간이란 뜻의'human being'이다.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성서구절과 맥이 닿는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말에는 흙의 정신이 바로 겸손이 내재 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이 겸손해야 할 이유이다.

 

인간에게도 겸손이 요구되는데 하늘의 법을 다루는 교황은 말할 나위 없겠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래전 한국에 오셨을 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땅바닥에 입을 맞췄다. 그 의미를 이제야 알겠다. 그런 겸손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신 분은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그는 한없이 몸을 낮추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구내식당에서 줄을 서고,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 할까봐 벽을 보고 밥을 먹거나, 관저를 마다하고 아파트에 기거하는 등의 겸손의 일화는 무궁무진하다.

 

흙에서 왔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바로 겸손이라고 류해욱 신부님은 말씀하신다. 우리가 겸손을 지니게 되면 가장 중요한 존재는 우리자신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란 걸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겸손은 스스로를 낮춤으로 더 높은 위치로 자신을 끌어올리는 정신적 자질이다. 리더라면 반드시 익혀야 할 덕목이며, 리더가 아닌 우리도 '땅 위의 도리‘는 꼭 배워야 할 것이다.

 

책을 보내주신 손길에 감사드린다. 모든 이에게 새해 ‘겸손의 축복’을 기도하며.

 

이 블로그의 인기글

『영혼의 샘터』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