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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 재앙에도 시진핑 띄우기 급급한 중국 언론
02/10/20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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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크게 인민(人民)과 공민(公民)으로 나뉜다. 구분엔 정치적 성향이 깔렸다. 공민은 중립적 개념으로 모든 중국인을 일컫는다. 반면 인민은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중국인을 가리킨다.



중국 일부 언론은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보다 시진핑 국가주석 띄우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신문망 캡처]





중국 공산당 치하의 중국에선 그래서 ‘인민’이란 말은 소중히 취급된다. 중화인민공화국이나 인민해방군 등 인민이 들어가는 단어는 우선 무게부터 다르다. 언론의 경우엔 인민 두 글자가 들어가는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모든 중국 보도의 기준을 잡는다.

한데 지난달 24일 인민일보를 받아 들고 깜짝 놀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후베이(湖北)성의 성도인 인구 1100만 명의 우한(武漢)에 신중국 건국 이후 최초의 도시 봉쇄령이 내려진 게 23일이었다.



우한 봉쇄 이튿날인 중국 인민일보 24일자 1면에서 우한이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사는 찾을 수 없다.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의 춘절 인사가 지면 전체를 차지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이튿날 신문은 이 소식으로 도배돼야 마땅하지 않나. 그러나 24일자 1면 어디에서도 ‘우한’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국어 표현인 ‘신형관상병독(新型冠狀病毒)’의 여섯 글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1면 전체를 가득 메운 건 25일로 다가온 춘절(春節, 설)을 맞아 당 중앙과 국무원이 단체로 신년 인사를 나누는 단배회(團拜會)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의 담화가 발표됐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커다란 단독 사진과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부각한 단체 사진 등 두 장의 사진이 나란히 실린 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시 주석의 담화 내용 등만 소개됐다.

1100만 우한 시민이 고립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와의 생사를 건 싸움에 들어갔는데 중국 지도부의 사태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할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보건기구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취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이후 1월 25일부터 2월 3일까지 10일간의 인민일보 1면 머리기사로 어떤 게 올라오는지를 살폈다. 신종 코로나를 물리치라는 시 주석의 지시 등 방역 관련이 4건인데 반해 ‘총서기가 우리 집에 온 적 있다’는 시리즈 등 총서기 띄우기 기사가 6건을 차지했다.

특히 사망자가 300명을 돌파하며 세계 각국의 이목이 쏠린 지난 1일엔 이론지 ‘구시(求是)’ 최신호에 실렸다는 시 주석의 말씀이 게재됐는데 그 내용을 보고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하는 아연함을 느꼈다.

시 주석이 우리에겐 막고굴(莫高窟)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둔황(敦煌)의 연구원 좌담회에 참석해 둔황에 대한 문화 연구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도움이 되게끔 하라는 게 주요 골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자가 300명을 돌파한 1일 인민일보 1면의 톱 기사는 시진핑 주석이 둔황 연구원에서 행한 좌담회 연설이 차지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지난 1일은 중국 대륙의 31개 성·시·자치구 모든 곳에 신종 코로나가 퍼져 확진 환자가 1만 5000명에 육박하고 인구 750만 명의 우한 인근 황강(黃岡)시는 시민 외출 금지라는 사상 초유의 비장한 결정을 내려야 했던 날이다.

인민의 신문인 인민일보에서 인민보다 총서기에 대한 보도를 더 중시하면서 생긴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나. 시 주석의 권력이 ‘1인 체제’라는 말을 낳을 만큼 강고해지자 오로지 권력자의 눈치만 보는 ‘과잉 충성’이 나은 비극이라 보인다.

중국 언론은 당 선전부가 관장한다. 한데 시진핑 띄우기와 관련해 중국 선전부가 경계하는 게 두 가지 있다. 고급흑(高級黑)과 저급홍(低級紅)이 그것이다. 저급홍은 시 주석을 찬양하려 하는데 그 방법이 투박해 오히려 반감을 사는 경우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 쓰일 의료물자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집권 1기에 나왔던 ‘시 아저씨는 펑 아줌마를 사랑해’ 같은 노래가 한 예다. 시 아저씨는 시진핑, 펑 아줌마는 펑리위안(彭麗媛)을 말한다. 시 주석이 만두집에 들러 서민과 함께 밥 먹은 걸 소재로 한 노래 ‘만두집’도 수준 낮은 선전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한데 시진핑 집권 2기 때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게 고급흑으로 불리는 선전이다. 세련되게 시 주석의 인간적 풍모를 띄우고 정책을 홍보하는 것 같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다.

2017년 11월 구이저우성의첸시난(黔西南)일보가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선전 수법을 따 시진핑의 거대한 사진을 신문에 내걸고 ‘위대한 영수’ 운운한 게 고급흑 선전의 대표적인 예로 지적됐다.

신종 코로나에 맞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방호복을 입고 현장을 누비고 있는데 시 주석은 둔황 연구원 좌담회에 참석해 중화문명 5000년을 운운하고 있는 게 중국 인민에 과연 어떻게 비칠까.



리커창 중국 총리가 우한의 진인탄 병원을 찾아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 주석이 당원 교육에서 매번 강조하는 게 당원과 인민의 관계다. 인민이 물이라면 당원은 물고기로 인민이라는 물이 없다면 물고기인 당원은 살 수 없다고 말한다. 한데 지금 인민이라는 중국 바다는 신종 바이러스로 인해 사해(死海)로 변하는 중이다.

시급한 건 엄청난 사망자를 내는 우한에서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투명하게 전달하는 일이다. 지도자 띄우기는 나중이다. 한데 바이러스 퇴치보다 지도자 안색 살피기에 급급하다면 이번 역병과의 싸움은 보다 많은 시간과 희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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