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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방다방
08/15/20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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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방다방


단양군 별방리에 춘방이라는 옛날 고릿적 다방이 남아 있어, 단양군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한다.

춘방이란 아마도 '봄 향기(春芳)'라는 뜻으로 짐작이 된다. 

봄에 피어나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속의 아지랑이 같이 엷은 향기가 춘방이 아닌가?

옛날 다방을 차리면서 한학과 문학을 겸한 분이 품격 있게 이름지었을 것으로 보인다.


춘방 같던 레지들은 세월과 사연 속에 차례로 떠나고, 주름이 패인 늙은 마담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시간을 외상으로, 허드레로 쓰면서 객적은 소리에 옛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가급적이면 넋을 놓고....     

 


춘방다방 / 노향림
  
단양군 별방리엔 옛날 다방이 있다.
함석지붕보다 높이 걸린 춘방다방 낡은 간판
춘방이란 70을 바라본다는 늙은 누이 같은 마담
향기 없이 봄꽃 지듯 깊게 주름 팬 얼굴에서
그래도 진홍 립스틱이 돋보인다.
단강에 뿌옇게 물안개 핀 날 강을 건너지 못한 
떠돌이 장돌뱅이들이나 길모퉁이 복덕방 김씨
지팡이 짚고 허리 꼬부라진 동네 노인들만
계란 노른자 띄운 모닝커피 한 잔 시켜놓고
종일 하릴없이 오종종 모여앉아 있다.
한참 신나게 떠들다가 오가는 사소한 잡담들이
열정과 불꽃도 없이 스르르 꺼져
구석의 연탄재처럼 식어서 서걱거린다.
네 평의 홀엔 다탁도 네 개, 탁자 사이로
추억의 '빨간 구두 아가씨'가 아직도 흐르는 곳
행운목과 대만 벤자민이 큰 키로 서서
드나드는 사람들을 멍하니 지켜본다.
장부 없이 외상으로 긋고 가는 커피 값
시간도 외상으로 달아놓고 허드레 것처럼 쓴다.
판자문에 매달린 딸랑종이 결재하듯 딸랑거린다.
이 바닥에선 유일하게 한 자락하는 춘방다방









춘방다방, 단양, 별방리, 노향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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