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eok9876
구슬 놀이(jaeok9876)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12.07.2010

전체     398046
오늘방문     22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13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생일이란 무엇인가?
07/20/2018 23:22
조회  1279   |  추천   10   |  스크랩   0
IP 67.xx.xx.85


생일이란 무엇인가?

 

생일이 돌아오면 왜 카드와 선물을 주고받고, 조촐하게나마 저녁을 먹어야 하는가? 케익을 자르고 촛불을 불어서 꺼야 하는가?

 

국가나 단체가 개국과 창립을 기념하듯 개인의 경우에도 이 세상에 한 존재로서 태어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생일의 근본 뜻일 것이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 애틋하게 사랑하는 애인이거나 부부간이라면 생일의 의미는 더 크고 생일의 축하는 더 성대해야 한다. 인생에서 크게 출세하고 업적을 남겨 위대했으면, 그 인생의 의미가 남달라 생일잔치도 화려하기 마련이다.

 

또한 상대방의 생일을 기억하고 지키는 것은 평소에 소홀했던 효심과 애정을 이때를 빌려 표현하고 양해를 구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을 것이다. 부자간 부부간의 상호 희생에 대한 보답일 경우도 많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내가 태어나 국가와 사회에 크게 이바지하거나, 자식을 위해 크게 희생한 것 같지도 않아 나의 태어남과 살아있음을 야단법석으로 기념하거나 기념 받을 만하지 못하다. 나는 투 잡, 스리 잡을 뛰어가며 처절하게 돈을 벌고 공부를 시킨다는 사실을 자식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자식들에게 나이키 운동화를 때맞추어 사 주지도 않았다. 따라서 자식들의 머리에 나에 대한 고마움이 트로마처럼 각인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아내는 나를 만났던 일을 큰 행운으로 생각하지 않는 눈치이므로 미역국을 며칠 전부터 끓일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래저래 나의 생일이 기본적으로 성대하지 않을 이유와 배경이다.

 

자식들이 나의 생일을 맞아 전화라도 하고 밥 먹으러 가자고 하는 것은 아마도 내 생각에 외부의 눈과 평가를 의식하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누나 동생 간에도 부모의 생일을 맞아 각자의 행동을 경쟁적으로 살피는 듯한 느낌이다.

 

반대로 나는 늦게나마 철이 들어 생일이 무덤덤하게 지나가도 크게 상심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오히려 자식들이 나의 생일을 맞아 갑을 관계에서 을이 갑을 식사대접 하듯 불가피하게 의무적으로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하는 것이 얼마나 번거롭고 귀찮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차라리 나는 태어난 일이 없었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저께 내 생일을 맞아 버클리 머리나에서 산책을 하고, 쉐비에서 금문교를 내다보며 저녁을 먹었다. 딸은 굳이 종업원들을 불러 생일 축하노래를 멕시코 식으로 부르게 했고, 창이 넓고 알록달록한 멕시코 매꼬모자도 씌워 주었다. 30년 전 아들 딸 생일 같았다.

 

저녁을 먹고 버클리 뒷동산으로 갔더니 여러 사람들이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와 금문교는 운해에 잠기고 지는 해만 노을 속에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허전하고 아쉽게 나와 같이 해가 지고 있었다.

 


(버클리 머리나)

 







(쉐비)








(석양, 낙조)










생일, 자식, 버클리머리나, 쉐비
이 블로그의 인기글

생일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