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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
04/21/2020 15:40
조회  457   |  추천   6   |  스크랩   0
IP 73.xx.xx.240


내 생활 중 그나마 무언가를 계획대로 하는 것 같고, 아랫도리 근육을 키워 보람도 조금은 있으며, 시간을 마음에 갈등이 없이 보낼 수 있는 일이 아침 산책이다. 


아침 7시까지 부지런히 아내 먹을 접시까지 준비해서 먹고, 화장실에 들어가 좌욕을 20여분 한 후 집을 나서면 통상적으로 7시 반이 된다.  이 동네에서 산책길에 10년 이상 만나는 사람들은 한껏 기분이 좋더라도 마지못해 웃는듯한 슬프고 외로워 보이는 노인네들이 대부분이다. 10년 이상 아침마다 만난다고 해도 특별히 관계가 돈독해지거나 살가운 노인네들도 아니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해 자택에 머물 것을 명령(Stay-at-Home Oder)받음으로 인해 폐쇄공간에 갇혀 있는 스트레스(Cabin Fever)를 무척 많이 받고 있는지 남녀노소 없이 모두 산책길로 쏟아져 나왔다. 개를 운동시키거나 아이들과 가족단위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숨을 몰아쉬며 옆을 스쳐서 뛰어가는 젊은이들도 많다. 


사람들은 대부분은 테러범들처럼 마스크를 했다. 정갈한 마스크 대신 손수건이나 옺감을 오려서 입에다 두르고 다니는 듯한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들을 마주치게 되면 가급적 옆으로 비켜서서 6피트의 안전거리를 확보해 주려고 한다. 그러나 10피트 남짓의 산책길에서 횡대로 여러 사람들이 걸어오면서 나에게 달려드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나는 기겁을 하게 된다.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은 무서워 보이거나, 무서워하거나, 무서워 보이면서 동시에 무서워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나는 중국사람처럼 생겨 분명히 남에게 무서워보이는 사람일 것이고, 동시에 코로나에 감염될까봐 무척 초조해 하면서 일반 산책객들 모두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요즈음 나의 산책길은 이상의 '오감도'와 같은 상황이다. 서로를 불신하면서 모두가 실존적으로 불안해 하는 상황인 듯 하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미소를 짓게 하는 선행도 있다. 누군가 벽에 칠판을 걸고 하루 걸러씩 좋은 얘기나 조크를 써놓아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물론 썰렁(lame)하긴 하지만..... 

 


烏瞰圖 - 詩第一號 이상

 

13兒孩道路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適當하오)

 

1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2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3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4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5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6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7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8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9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10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11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12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13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事情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좋소.

그중에2인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좋소.

그중에2인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좋소.

그중에1인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適當하오.)

13兒孩道路疾走하지아니하여도좋소.












 

코로나바이러스, 아침산책, 무서운 아이, 무서워하는 아이,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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