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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이코노믹스] 미국 곧 금리 인하 나서면서 환율전쟁 다시 시작된다
06/23/20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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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이코노믹스] 

미국 곧 금리 인하 나서면서 환율전쟁 다시 시작된다



10년 이어진 미국 호황 막 내리면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를 뜨겁게 달구었던 미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 지난달 신규 취업자는 당초 예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만5000명에 그쳤다. 전미경제조사국(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이달까지 120개월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정보통신혁명 덕분에 역사상 가장 긴 경기 확장세를 보였던 1991년 3월에서 2001년 3월까지 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앞으로 몇 개월만 더 지속하면 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그러나 이는 머지않아 경기 수축국면이 다가올 것이란 신호로 볼 수 있다. 달이 차면 기울듯 경기도 순환하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세계는 미국 주도의 환율전쟁에 다시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과감한 재정·통화정책 호황 불러
셰일가스 혁명이 물가안정 떠받쳐
경기 수축 대응카드는 금리 인하
무작정 미 달러 자산 매수는 위험

미국의 경기 확장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우선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미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다. 2007년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63%였던 연방정부의 총부채가 2012년 이후에는 100%를 넘어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도 적극적이었다. 2008년 Fed는 연방 기금금리를 5.00~5.25%에서 0.00~0.25%까지 끌어내렸다. 나아가 세 차례 양적 완화를 통해 3조 달러 이상의 본원통화를 찍어냈다. 주가 등 자산 가격이 급상승하고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 중심으로 경기가 확장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는 실제 GDP가 잠재 GDP를 웃돌 정도로 경기가 좋아졌다. 
  
공급 측면에서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른 유가 안정도 경기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 2008년 배럴당 105달러였던 유가(서부텍사스유 연평균 기준)가 2009~18년에는 연평균 73달러로 떨어졌다. 유가 하락은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 미국 경제의 총공급 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켰다. 적극적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수요가 많이 증가했으나, 유가 안정에 따른 공급 곡선의 우측 이동이 물가 안정을 유도하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최근 경기 둔화 조짐이 여러 군데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장단기 금리 차이의 역전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미 국채 5년물 수익률이 2년물 수익률보다 낮아지더니, 올해 5월 말에는 대표적 장기금리인 10년 국채수익률이 2.13%로 단기금리인 3개월물(2.34%)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금리는 미래에 기대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선반영한다. 장기금리의 하락은 갈수록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것을 시사한다. 과거 통계를 보면 장단기 금리 차이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 2006년 하반기와 2007년 상반기 사이에 장단기 금리 차이가 역전되고 2017년 12월 미국 경기가 정점을 기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요 경제지표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컨퍼런스 보드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지난해 10월부터 낮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산업생산지수는 109.2로(2012년 100 기준)는 지난해 12월보다 1.2% 감소했다. 재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생산 조정에 들어간 여파다. 
  
주가로도 경기를 전망해볼 수 있다. 1965년 이후 주가(S&P500)와 경기의 관계를 보면 주가는 주로 경기에 2~11개월 선행했다. 아직 주가가 고점을 지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산업생산·소매판매·비농업 부문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로 보면 지난 4월 말 현재 주가가 경기에 21% 정도 앞서가고 있다. 5월에 주가가 7% 하락했는데, 이는 과대평가된 부분의 해소 과정이다. 미국 가계는 금융자산의 35% 정도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 중심으로 경기가 수축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또 경기 정점 이후 평균 11개월에 걸쳐 주가가 23%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깊어졌다. 
  

파월 Fed 의장. [AFP=연합뉴스]

파월 Fed 의장. [AFP=연합뉴스]

미국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정책당국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 ‘트럼프의 적(敵)은 의회’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연방정부의 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섰기 때문에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5.25%였던 연방 기금금리를 거의 0%까지 인하하고 대규모 양적 완화를 통해 수요를 부양했다. 현재 정책금리의 목표 수준은 2.5%에 머물러 있다. 이를 더 낮춘다 해도 절대 수준이 낮아 소비와 투자를 크게 자극할 여지는 크지 않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부문에서 수요를 부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전가의 보도’이자 ‘신의 한 수’는 달러화 약세다. 미국의 경제사는 달러가치 하락의 역사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미국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달러 가치 하락을 직·간접적으로 유도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1985년 9월의 ‘플라자합의’다. 1980년대 초 레이건 행정부의 감세정책 시행 이후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자, 미국은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가치 상승을 통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렸다. 엔·달러 환율이 합의 직전이던 85년 8월 239엔에서 87년 12월에는 123엔으로 떨어져 엔 가치가 48%나 상승했다. 2000년대 초반 정보통신혁명 거품이 붕괴했을 때 미 정부는 달러 약세를 유도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한 해 동안 본원통화를 2배 늘리면서 달러 가치를 떨어뜨렸다. 
  
올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지표의 둔화 조짐이 가시화하면 환율전쟁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는 직간접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국가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에 ‘주요 교역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한다. 지난 5월에 환율조작국 지정 조건(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GDP 대비 경상흑자 2%, GDP 대비 중앙은행 시장개입 2%)을 강화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중국 등 일부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 
  
통화 정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가계와 기업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에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은 확대될 것 같지 않다.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과 관계없이 Fed는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통화 공급을 늘릴 전망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일본·유럽 중앙은행이 차례로 돈을 풀면서 벌였던 환율전쟁이 내년에 다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원화가치 올라 수출에 악영향
올해 들어 5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9% 감소했으나 대미 수출은 8%나 증가했다. 또 미국 경기확장 지속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대미 수출 경쟁력도 높아졌다. 
  
그러나 내년에 미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올해와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 GDP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4% 정도로 매우 높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세계 경제 전체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전체 수출의 감소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 달러 가치 하락은 우리 경제 여건과 관계없이 원화 가치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국내 경제는 수출보다는 내수 중심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부채가 많기 때문에 가계의 소비 여력이 크지 않고, 투자도 건설투자 중심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내년에도 저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개인이나 금융회사 자산운용 차원에서 보면, 일방적인 달러 자산 매수는 위험해 보인다. 미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주가와 달러 가치가 같이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중앙일보] [김영익의 이코노믹스] 미국 곧 금리 인하 나서면서 환율전쟁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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