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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생애 최고의 날
12/04/2017 20:29
조회  1029   |  추천   15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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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간쯤에 좌석을 자리잡고 앉아

깨끗하고 산뜻한 실내를 여러번 두리번 대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과 따뜻한 미소를 나누는 즐거운 마음. 


오늘은 피닉스에 여자 장로님 한분이 탄생하는 날이다.

이제는 여자 목사님들도 상당히 많아졌지만 

그래도 여자 장로님은 그리 흔치 않다.


그녀를 아는 우리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하기 위해서 교회당을 가득 채웠다.

아무도 그녀가 여자라서 장로님이 되는 것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왠만한 남자보다 더 탁월한 장로님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니까.


내가 강한 첫인상의 그녀를 처음 만났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그때로 부터 5년간 같은 교회를 다녔다.

나는 교회에서 그렇게 화려해 보이는 여자성도를 처음 보았다. 

머리 매무새나 화장도 요란하고 립스틱 색갈도 요란하고 몸매도..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다. 

그 당시 장로님 부인이셨고 집사님이셨는데 

야, 용기가 대단해!..라고 주목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외에는, 즉 요란한 화장 외에는 

흠잡을 데가 없는 사람이라고 

그 어머님까지도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녀의 됨됨이를 점점 알게 되자 

나는 그만큼 바쁜 사람이 완전하게 자신을 가꾸는 데는 

부지런함을 알아주어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었었다.


그녀의 부지런하기란 너댓시간 밖에 평생 자본적이 없이 

보통사람의 두곱절로 뛰는 것.

차 8 대가 들어갈 거라지가 있는 큰 저택을 두 부부가 손수 관리 하신다.


지금은 여닐곱개가 된 큰 사업의 작은 시작부터 

총 책임자 일을 수월히 해 낼 정도의 능력이 있고 

마음이 크고 넓어서 왠만한 일은 웃어 넘길 줄 아는 센스와 포용력이 있다. 

 

그 입에서 나오는 말 중, 남을 힘들게 하는 말을 들어 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회에 다니면서도 싸가지 없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어서 

남의 속을 후려치는데 사정 안두고 말하는 것을 

똑똑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 집에는 자주 온 교회 식구들을 초대하여 먹는 일이 있었는데 

대부분 손수 만든 음식이 맛 뿐만 아니라 풍성함과 화려함으로 모두를 기쁘게 해주곤 했다.

그렇게 잘사는 사람치고는 거만함이나 잘난척이 조금씩 절로 나올만 한데도 

그녀 부부에게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교회 일이라면 그냥 무조건 다 오케이...


무엇보다도 한 교회만 섬겼을 뿐아니라, 

6-7 년전, 대여섯 가정만 남고 우리들 모두 다른 교회로 뿔뿔이 도망 간

존폐의 위기였을 때도 자리를 지켜낸 몇사람 중 하나이었다.

그러니 그녀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그녀가 장로 되는 것에 토를 달고 반대하기는 커녕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이다. 


실상 15년 전부터 그녀의 재목을 알아보신 전 담임목사님이 장로 되기를 권유한 적이 있지만 

여러번 사양하여 왔단다.. 

이번에는 새 목사님과 부흥하는 교회의 

거의 모든 식구들이 찬성하니 주님의 부르심으로 생각되어 더 이상 피할수 없었다고. 


그녀의 남편은 23 년간의 장로직을 내려 놓고 

아내가 장로로 마음껏 교회에서 헌신할 수 있도록 은퇴식을 동시에 하셨다. 

참 지혜로운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다른 한분의 집사 안수와 권사 취임도 한분 있어서 

여러 프로그램이 길게 진행되었는데 

모두가 기뻐서 그런가 많이 웃고 지루한 줄 몰랐다.


그런데 그녀가 어떤 순서에서 대중석을 보고 서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앗!... 오드리 헵번을 닮았다!

이제 60 가까운 그녀에게서 드디어 진짜 오드리 헵번의 모습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언젠가 누구에게 들었는데 그녀의 아버님이신 장로님은 그녀를 지극히 예뻐하셔서 

'내 딸은 오드리 헵번을 닮았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아마도 그녀는 계속해서 오드리 헵번을 사모하고 좋아하고 닮아 가려고 했을까?

치장도 그 일환이었고? 

옛날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속으로 '오드리 헵번은 무슨..'하였었지만 

이번에 나는 실감하며 손뼉칠 뻔 했던 것이다.


오드리 헵번 운운의 그 이야기를 기억하는 나의 상상은 날개를 달았는데

그 어머님 권사님께 확인차 여쭈었더니, 돌아가신 장로님은 그런 말 하실 줄 모른다고

금시 초문이라는 것이었다. ㅎㅎㅎ 

솔직하신 어머니는 따님의 요란한 치장이 항상 부끄럽다고 까지 하시면서.


그래도 내가 굳게 믿기는 아버지와 딸의 비밀도 있는 법이렸다! 

엄마도 모르는...ㅎㅎㅎ

믿음 깊고 사랑이 풍성한 아버지와 딸!

그래서 그녀 생애 최고의 날에 나는 혼자 상상 중에 재미가 많이 있어서 흐뭇했다.


그 딸을 키운 아버님은 미국에서 아들 셋을 박사 한명, 목사 한명, 그리고 

최근에 인도 선교사로 떠나신 막내까지 두신 진실한 명문 가문을 이루셨다. 

손주들 대에는 스탠포드와 하바드의 박사, 의사, 변호사 등 줄줄이 

자랑스럽고 믿음에 충실한 가문을.


세째 아들이 선교사가 되어 떠나자 어머님께서 "우리 아들들은 다 사짜가 되었네" 했더니 

따님 왈, "엄마 나도 사짜야."

어머니 권사님은 "엉?" 하셨는데  

따님은 "나는 집사잖아" 했다는 이야기도 미소짓게 한다.

 

그러나 이것들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연로하신 장로님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매주 토요일이면 새벽기도를 마치고 

넓은 교회마당을 비로 열심히 쓰시는 것을 본 기억이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얼굴을 늙도록 유지하신 분의 기억.


진심으로 그녀, 아리조나 한인 장로교회 김은수님의 장로 취임을 축하드린다.

개성 넘치는 오드리 헵번의 외모 뿐 아니라 내면도 계속 더 닮아 가기를 바라며

그녀의 삶의 이야기가 주님께 영광 올려드릴 좋은 열매가 되어

모두에게 행복한 이야기로 남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아리조나 장로교회의 계속적인 부흥을 기도하면서.

(2017년 12월)



여자 장로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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