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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산딸기( 시)
06/03/201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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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지 산 속에서

작은 오빠가 따주던 산딸기

여자애는 가시땜에 못 따먹을라

서너살 위 오빠가 따라다니며

두 손 듬뿍 따서 주었네

먹을 것 귀하던 시절

산딸기 달콤함만큼 오빠 사랑 미더웠던 

시골 초여름

 

든든하고 멋졌던 사촌오빠는

저 하늘 끝 어느 숲속이었을까,

파병 간 월남 땅 지뢰를 밟아

한 주먹 가루로 돌아왔다네

황망한 큰 댁엔 큰 아버지, 할아버지

줄줄이 쓰러져 초상치르고

삼대 걸친 액운에 쑥대 밭 되었네.

 

산딸기를 만날 때마다 생각나는 

가슴 아픈 큰 댁 사연도

  아침이슬 스러지듯 가버린

이국의 병사들 이야기도

차마 아까운 사연들이 그때만 있었던가?

공연한 이라크 전쟁터에 가서

무엇때문에 싸우는지 모른 채

하나 밖에 없는 목숨 얼결에 잃은

어떤 이의 오빠, 아, 어떤 이의 아들,

그리고 어떤 이의 지아비...

 

하나 잃어도 두 셋 남던 그때와 달리

하나 잃으면 몽땅 잃은 상심

한 평생 그 누가 삭여 주리요

무엇으로 채울 수 있으리요

그 어느 때쯤의 초여름 산 속에서

작은 손에 쥐어주던 산딸기는 

영원처럼 따뜻한 오빠의 미소이더니

왜 산딸기는 올해도 까맣게 익었을까

어이없이 간 이름없는 넋들

풀수 없는 한스런 외침 들린다.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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