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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insun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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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이라고 인사합시다
07/12/2020 21:26
조회  485   |  추천   20   |  스크랩   0
IP 174.xx.xx.120

1. 어제 IV Port를 해박은 후에 제 인생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암 환자로 명실 공히 등록된 느낌 ... 

이렇게나 크게, 표가 나게 도장을 찍고 왔다는 것입니다.

어제까지는 여러가지가 하도 멀쩡하여서 실감이 잘 안나는 암 환자였는데

이제는 현실감이 팍팍 나는 재발 암 환자가 되었어요! 


6년 전에 만들었던 바로 그 자리에 만들면 상처가 하나 밖에 안난다나?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간호사들이 시키지도 않은 이야기를 해준 것과는 대단히 틀리게 

내 목과 몸통이 연결되는 그 자리에 떡하니 공개 광고하는 것 처럼 

아주 안 좋은 자리..거의 10센티나 위에 뚫었더라구요.

그리고 예전 자리는 뚫다가 말고 꿰매서 전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것까지 긁어 부스럼!


6년전에 만들었던 포트는  옷에 충분히 가려질 곳에 있어서 

아무도 내가 말하지 않으면 모르게 지나갈수가 있었고 

벌써 잘 아물어서 아무렇지 않았는데

하도 엉터리 솜씨여서 한숨만 나오는 것이에요.


사실 어제 아침에는 그런데에 신경이 하나도 안가고 잘 끝나기만 바랐었거든요. 

내 나이 70이 넘었는데 상처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 되어도 무슨 상관이랴? 했지만 

하루 지나고 제정신이 들고 보니 이거야 완전 쪽 팔리게, 이게 뭡니까?


내 옷장에 백가지 여름 옷으로는 가려지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결국 셔츠스타일의 옷으로 목단추까지 잠그고야 교회 새벽기도에 갔었습니다.

붕대가 떨어지면 조금은 보기가 나이질까? 

70세 운운해도 그대 이름은 역시, 여자! 기다려 봐야겠지요. 


2. 어제 밤에는 자다깨다 움직일 때마다 아팠던 상처가 

오늘은 견딜만 하군요. 며칠 갈 것 같았는데 속히 아물어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세월이 지나서 암이 주는 통증 자체, 

두렵고 겁나는 항암치료의 죽음같은 짓눌림에서도 

자유롭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3. 남편은 사람들이 다가와서 "권사님 좀 어떠세요?" 라고 묻는게 참 싫다고 하네요.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은가? 그냥 "화이팅!" 이라고 해주는 것이 백번 나을텐데...라고 

예민하게 구는 거에요. "의례 묻는 인사인데 왜 그래요?" 하면서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나도 예민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 대답을 하기가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늘은 아파요!" 하겠어요? 아니면 "더 아파요!" 하겠어요? 

그냥 "화이팅!" 이라고 서로 주고 받는 인사를 통일해 주시면 안될까요? 

암의 진전을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하지는 말아 주세요. 

나빠질 것 밖에 없는 재발한 암 환자에 대한 배려 일꺼에요.


4. 조금 우울한 이런 이야기를 상쉐하고도 남을 이야기가 있네요.

몇달동안 기도하며 고대하던 새로운 담임 목사님 후보께서 

드디어 우리 교회에 처음으로 와서 설교하시다! 

즉 오늘 새벽기도 때에 첫 메세지를 주신 것이에요.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말씀 들으면서 눈물 흘린 사람이 저말고도 여럿일꺼에요.

게다가 기대 이상으로 아주 훌륭한 설교를 하셨지요!

기도하며 준비하신 말씀이라고 강하게 느껴지는 귀한 설교! 

하루속히 모든 과정이 다 끝나고 공식적으로 오셨으면...

간절히 바래 보았습니다.


이 일이 저에게 왜 특별히 중요한지는 말씀 안 드려도 아시겠지요?

소망이 점점 사라져 가는 이 세상에서 유일한 소망이 되는 교회가 

그동안 아프고 시들어져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잖아요?

새 목사님 모시고 다시 치유될 우리 교회의 모습을 기대하니 너무나 감격이에요!


오늘도 기도모임에 찾아오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님이 함께 하셔서 기도의 능력을 맛보는 밤이 되게 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장3절)

(2020년 7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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