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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람이 삶의 벼랑 끝에 있었는데
11/25/2016 02:18
조회  2840   |  추천   18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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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은 엊그제 그여이 눈을 감고 이 세상을 하직하셨다.

그렇게도 살고자 애를 쓰셨는데..

여기서 엘에이 까지 일년여 다니면서 최첨단 의학의 힘을 빌어 보았지만

위암말기의 고통을 벗어날수 없으셨다.

아직도 50 줄에 아이들 장가도 못가서 마지막 떠나기 전 전날 급히 서둘어

정혼한 큰 아들의 간이 결혼식을 보시고 가시도록 하였다.


급격히 몸이 상하여 피골이 상접하고 몸에 살이라고는 가죽 밖에 안남아

그 잘생기고 건장하던 몸이 한 아름, 가볍기 그지 없어 보였다.

말씀 한마디 못하시고 괴로움과 목마름으로 어쩔줄 몰라 하시던 모습이 그의 마지막 모습.

꼭 주먹만해진 그의 얼굴이 드디어 편안해 지셨다.


그의 죽음의 베드 옆에는 젊은 한 때 온가족이 함께 웃고 찍은 사진이 슬프다.

울다 지친 두 아들과 부인의 넋이 반쯤 빠진 모습과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집의 정원에 정열적으로 붉게 타고 있는 보겐빌리아 꽃나무도

조상진의 피아노 연주 만큼 비장하다.


같은 교회 식구이고 암 환자이던 내게 특별히 관심을 보여주시던 분이여서

중보 기도하며 또 많은 기억들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기적을 보여주십사 믿고 기도했는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매주 찾아가 기도하며 금식하며 애쓰시던 목사님은

하나님께 너무나 섭섭하여 말씀이 기어들어갈 정도로 힘들어하셨다.


몇몇 교회 식구들은 펑펑 울었지만

나는 "어찌 더 이상 살아 달래냐?" 하는 마음이 들어 오히려 담담한 마음이 되었다.

내 동생이 간암으로 46 살에 죽던 날... 더이상 그 고통하는 동생을 보면서 더 살아라.. 좀 더 힘내라..

할 수 없었던 기억을 떠 올리면서...

언젠가 모두 갈 텐데 뭐. 우리에게나 2,30 년이 길지 얼마나 순간일텐데... 

.........................................

임종예배를 마치고 또 한집에 가 보았다.

호스피스에서 몇주 지내시다가 집으로 돌아오셨다는 분.

메디케어로 알게 되어 소식을 가끔 듣게 되었는데

팔십도 몇해 넘으셨고 호스피스라니....돌아가시기 전에 한번 가봐야지 하고.


그런데 의식불명 내지 아주 어려운 지경이겠지 하고 들어선 환자의 방에

호스를 코에 붙이고 계신 그분은 놀랍게도 반갑게 맑은 목소리로 인사까지 하신다.

아주 기뻐하며 맞이 하신다. 얼굴도 밝고 혈색도 좋으시다.


아, 아직 돌아가시려면 멀으신 것 같은데 왠 호스피스에 가셨나?

그랬더니 병원에서 더이상 해줄 일이 없다면서 보냈다는 것이었다.


관절염 약이 관절 자체는 낫게 해주었지만

허파에 문제를 일으켜 호흡곤란이 와서 이제 고무 호스에 연결되어 살수 밖에 없고

두달의 병원-호스피스 생활로 이제는 다리에 근육이 빠져 걸을 수가 없어졌노라 하신다.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 무슨 운동이던지 하시면

십년이라도 더 오래 사실수 있으실 것 같으다고 말씀 드렸더니

웃으시면서 그렇게 생각하냐고 하신다.

하지만 언제라도 순명하실 마음 자세로 평안하신 분들어서

기도해드리고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

또 한 사람은 아직도 60 이 안된 창창한,

그러나 혈액 암이라는 끔찍한 병으로 키모가 다 끝이났지만

재발하여 골수 이식 수술을 해야할 분이다.

게다가 폐렴이 생겨서 여간 낫지 않고 힘들어 하신단다.


골수이식도 보험회사에서 결재를 안해 주어서 받게 될지 말찌 모른다 한다.

30 만불 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니...


잘 나가던 사업도 접고 집에만 계시다는데 암담한 상황에도

며칠전 부인은 전화로 밝은 말로 오히려 적당한 위로를 잘 못찾는 나를 이해해준다.


수년전에 같은 교회에 다니던 분들이어서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기도는 늘 하고 있어도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 차일 피일하고 가 볼 생각도 안하다기

갑자기 세상 떠나시면 후회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속히 한번 꼭 가서 위로하여야 겠다.


혼자 동분서분 병자 돌보며 일하며 사는,

항상 방글방글 잘 웃던 그의 부인을 위하여....

제발 잘 견디고 계시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

왜 세상 떠나는 사람들을 만나야 된다는 마음이 들까?

그건 아마도 한 시대적 공간을 같이 누린 사람의 도리일 것 같아서이기도 하다만

나중날 거기서 만나면 할말이 있을 것 같기도 해서가 아닐까?

천국에서 그분을 만나면 말도 못하게 반갑겠지!


여전히 누가 먼저 떠나리라는 것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나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연세 많은 사람부터 차례 차례 떠나면 얼마나 공편하고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


그건 우리 목숨은 내 자신의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이기도 하다.

자기 것이라면 살고 싶은 만큼 살 수 있을 텐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삶의 벼랑끝에 가는 일은 조만간 모두에게  닥칠 일이다.

그날까지 열심히 사는 것이 할일이고 그 나머지는 우리가 할수 없는 일이다.

내가 그곳에 닥치기 전에

나보다 먼저 떠나는 분들을 만나 뵙고 인사드리려야지.

그것이 열심히 사는 일 중의 하나임이 분명하니까.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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