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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망한 음식 당번
10/08/2016 20:58
조회  2368   |  추천   8   |  스크랩   0
IP 174.xx.xx.42

지난 주일날은 우리 소그룹에서 음식당번이었습니다.

약 4-5백명에게 점심을 공급하는 일은 누구나에게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음식이나 살림에 관한한 자신이 가장 없는 

내가 맡은 소그룹에서 해야 하는 일이니 말이죠.

은사가 없다고, 나이 많다고, 병이 났다고...핑게하고

교회 부엌에 들어가 본적 조차 없던 자가 책임을 맡는 것이 말도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소그룹은 문제가 많았어요.

나도 소그룹 리더 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고

우리 동네에 소그룹 활동이 없었던지 십년은 되었으니까요.

가장 큰 힘은 소그룹 자체의 결속력인데 고작 시작한지 일주일 밖에 안된 것이랍니다!


몇 사람 되지않는 모임 중에도

"나는 소그룹 같은 것 싫다. 못 모인다,

나도 바빠서 할수 없다"며 빠지려는 사람이 셋(세가정)이나 있었어요.


게다가 나이가 좀 들은 우리 중의 한사람은 무릎이 아프고, 한사람은 팔이 아프고,

한사람은 허리가 아파 복대를 감고 비뚤게 서야 되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었죠. 

젊은 자매가 하나있지만 아이들 둘을 돌봐야 하니

마음 같이 전적으로 일을 도울수가 있는 사람이 아니구요. 

이렇게 나를 포함, 성하지 않은 사람들 뿐인데

그래도 돕겠다고 나섰으니 감사할 뿐이었어요.


아이구야! 걱정이 태산 같아야 정상인데

나는 '매도 먼저 맞는 것이 좋다'라는 옛말을 떠올리면서

'하면 하지 뭐 못 한다고 하냐?  해보자"..했어요. 배짱이 너무 좋은가요? ㅎㅎㅎ


근데 새학기 첫번 순서를 맡은 우리를 위해서

주님은 특별한 돕는 자들을 마련해 놓으셨더라구요.

주님의 일은 하려고만 하면 다 도와주신다는 말을 실감한 사건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가 불쌍히 보였는지 도와주셨는데

특별히 세분에게 감동을 받았어요.

우리 소그룹과 아무 상관이 없는 데 오셔서 팔뚝을 데어 가면서 즐겁게 도와 주신 김현숙 집사님.

우리들 옆에서 필요한 잔 심부름을 다 해주시고 묵묵히 국을 끝까지 퍼주시던 이근영 권사님.

(시작만 조금 하는 시늉하고 끝까지 오랫동안 안 도와주는 남편에게 길이들어서리. ㅎㅎ)

그리고 수고하는 소그룹 식구들 먹이라고 감주를 한 병 만들어다 주신 권택희 권사님!

이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들은 천사들입니다.


.....................................

그런데 우리 소그룹 음식이 완전 망한 것 아시는 분은 아시죠?

몇년만에 최고로 맛있는 닭 육개장을 맛뵈일 뻔 했는데

닭이 걸어나간 보통 닭국이 되어 버린 끔찍한 사건!

그래도 착한 우리 성도님들은 아주 맛있었다고 치하를 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글쎄, 토요일 새벽 기도 끝난후에 모든 준비를 하느라 했거든요.

그 양이란 엄청난데 씻고 다듬고 끓이고... 여기까지는 여럿이 달려들어 도와주셨어요.

근데 나중에 고사리와 숙주나물 파 양파를 볶는 작업은...전직 레스토랑 주인인 홍평화자매님과

임선화 자매님 그리고 나 셋이서 그것 하느라 한시인지 두시인지까지 했고

커다란 솥에 넣어 두고 갔는데 그게 주일날 아침에 가보니 몽땅 다 쉬어빠진 거예요.

얼마나 기가막혔는지... 얼마나 속이 타던지....


우리는 하루만에 그게 상하리라고 계산에 안 넣었어요.

펄펄 끓는 국 옆자리..가장 열이 많이 나는 곳에 몇시간을 두었으니 상할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에요.

조그만 트레이에 나누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갔었으면...수도없이 후회 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그 많은 것을 생으로 버리느라 혼만 났어요.

고사리가 얼마나 맛있었는데 아까와서 죽을뻔 했구요.


다행히 많이 구입해서 남은 파와 양파, 숙주 나물이 조금 있어서 그것을 넣고 휘저었죠 뭐.

그래도 통닭 10마리와 닭다리 80 파운드 도합 120파운드 이상 샀기에 고기는 충분히 들어간 셈일꺼예요.

건데기가 멀겋기는 했지만

무조건 맛있게 드신 분들이 복받으시기를!


그리고 나중에 청소와 설겆이를 책임져 준 영어목회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였습니다.

이렇게 서로 돕는 우리 교회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좋은지요!

모든 것을 합하여 선으로 이루는 교회이지요.


다음번에는 이번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진짜로 두배 맛있는 음식으로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일년에 두번만 하라니까 얼마나 다행인지!)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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