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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년이나 십년 살면 죽을껀데 뭐 그렇게나
03/11/2016 20:00
조회  3202   |  추천   26   |  스크랩   0
IP 97.xx.xx.244

"인생은 걸어가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한동안 무대 위에서 뒤뚱거리다가

곧 소문조차 들을수 없게 되는 가련한 배우인 것이다."세익스피어


엊그제 어른들의 모임에서 일어난 일이다.

마취 의사출신 남자분 한분이 호기롭게 말씀하시기를

"내 친구들은 다 죽고 나만 혼자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오로지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야."


그분 연세는 85세.

25년 전 직장암으로 뼈에 까지 전이가 되어 이삼년 밖에 더 살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부인과 온 교회가 울며 불며 모두 열심히 기도했었고

수술과 치료를 잘 받고 결국 다 나아서 지금까지 삶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 당시 아는 분이 비슷한 예후로 진단을 받았는데 일년만에 돌아가셨단다.

부인은 그때 처음으로 예수를 진짜로 믿고 그 기도를 들어 주셨다고 늘 감사를 잊지 않으며 

지금까지 믿음을 계속 유지하고 교회도 빠짐없이 잘 다니신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때 기도들어주셔서 나았다는 말은 쏙 없어지고 

순전히 운동 열심히 해서 살고 있다고 자랑인 것이다. 

운동하느라 시간이 모자라서 교회 다닐 시간이 어디있느냐고 하시면서 아주 가끔만 오신다.


남편이 마침 그분 앞에서 앉았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는 

이제 오년이나 십년 살면 다 살을텐데 ...라고 중얼거렸단다.

그랬더니 알아 듣고는 그렇게나 화를 내고 난리를 치더라고.

안그러냐고, 더 이야기 하려다가 옆의 사람이 꾹꾹 찔러대서 말을 그만 두어서 더 큰 싸움은 안 났다나..

이 말을 듣고 모두가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는 즉시 약점을 정확하게 찌를 수가 있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분도 그렇다고 화를 낸다는 것이 쓸쓸하고도 우스운 일이 아닌가!


왜냐하면 그분 자신은 아주 대단한 건강을 자부하시는지 모르지만 

멀리서 바라볼 때 안색이 창백한 양반이 그리 건강해 보이지도 않았고 

85 세 지나서의 건강이란 언제 어느때 깨질지 모르는 살 얼음판이 아닌가 말이다.

언제까지 그런 엉뚱한 호기를 부릴수 있을까 말이다.


부인 불평은 그 건강을 유지하느라 날이면 날마다 아침부터 짐에 가서

역기도 들고 별별 운동을 차례로 다 하느라 24시간이 모자르며 

다른 것에는 신경 쓸 틈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사는 날 까지 건강해서 옆지기 고생 안시키는 것은 다 좋은데 

그 부인이 교회가서 시간 낭비하고 운동 안 한다고 못마땅하게 여기며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나이와 건강은 반비례하는 것 같고 아무리 건강해 보았자 80세 지나고 85세 지나면 해가 다르게 기울어져 감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교회에 91 세 잡수신 어떤 집사님은 그렇게 건강하실수 없었는데

한달전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니 청각이 다 가버려서 갑자기 귀머거리가 되셨다고 한다.


88 세된 친구 아버님은 요즈음 어느날 집앞에 신문을 가지러 나가셨다가 어쩐 일인지

여러시간 헤매다 집을 못찾으셨고 결국 경찰이 연락하여 집에 오셨다는 것이다.

갑자기 치매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딸들은 울며불며 기막혀 하였다. 일본에 유학하셨던

너무나 유식하고 출중한 아버님도 그렇게 되시다니...


세탁소 하던때 손님 중에 딸과 어머니가 오는 분들이 있었는데 딸은 사십초반, 어머니는 75살이었다.

이상하고 우스운 것은 딸보다 어머니가 더 젊고 예뻐 보였다. 

그런데 어느때 그 어머니가 한번 앓더니 갑자기 그동안 안 먹은 나이를 한꺼번에 먹어버리는 것을 보았다. 

그때 후로는 나에게 젊어 보인다고 해도 그 미국 할머니 잊어먹지 않고 

너무 잘난체 좋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ㅎㅎ

사람이 무얼 자신할 수있을까? 


내 남편은 오래 전에 자기는 75세까지만 살면 불평없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 말에 75세가 된다.

그래서 이제는 수정을 하기로 했다.

80 세 까지는 살아야 하겠지? 라고 말하지만 그것도 겨우 5년 밖에 안 남았다.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아야 산만큼 사는 것일까? 

나도 66세나 먹고 보니 세월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고

나의 연한도 점점 더 다가옴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더구나 암을 한번 앓고 보니 언제 가게 될지 모르는 몸이 된 것이다.

남편은 나에게 "적어도 80세 까지는 꼭 살아라"고 빌어준다. 이제 14년을 살면 그렇게 된다.

그만큼 살면 정말로 나는 불평없이 눈 감을 수 있을까?


아무튼 그것을 위해 "날마다 적어도 45분은 걸어라, 뛰어라" 남편은 나를 볶아댄다.

나는 몸의 건강을 위해, 유지를 위해 너무 많이 시간과 정력을 쓰는 것이 싫증 날 때가 있다.

알맹이 빠진 현상에 집중하고 본질을 잊어버리는 것 같음 때문이랄까?

영원의 시간에 비하면 10년 20년은 아무것도 아닐텐데...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무슨 그리 큰 의미가 있을까!


그렇다고 건강과 유지를 위해 아무것도 안한다는 것도

투병하는 자의 직무유기이고 남편을 지레죽게 만들테니 결국 맨날 지고 만다.


그렇지만 날마다 짧은 해에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세끼먹고 운동하면 시간이 다 없어지니

의미있는 일들은 못하고 사는 영혼의 괴로움이 싸인다.

나나 그 의사나 남편이나 오십보 백보, 누가 누구를 웃을 것인가!

곧 소문도 들을수 없는 무대 밖의 사람들이 되고 말것을.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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