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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성탄절
12/29/2015 01:05
조회  2192   |  추천   7   |  스크랩   0
IP 24.xx.xx.108




성탄절 다음날 26일 아침 

청명한 하늘에는 구름 한점도 없고 날씨는 약간 쌀쌀했습니다.

브런치를 먹는 곳으로 팰러스 호텔로 예약을 해 놓았다고 하더군요.

일인당 38불이라나..

우리 배짱으로는 평생 절대로 못 사먹을 아침식사였어요.

그래도 지난 추수감사절에 엄청 비싼 점심을 큰 딸때문에 피닉스 빌티모아 호텔에서 먹었는데 

그때 음식값에 하도 놀랐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예방주사 맞은듯 멀쩡했습니다.

  





비싸기는 하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호텔이어서 예술 작품을 즐기면서 먹는 것이니

그 값을 받을만 하다고 인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사람들 중에는 이 호텔 브런치를 먹는 것을 

성탄절 전통 행사처럼 치르는 사람이 많다는 곳입니다.. 

그만큼 인기가 많아서 예약없이는 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지요.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해진 자리로 안내되자 마자 

맛있는, 후렛시한 오랜지 쥬스와 커피를 내오는데 

어쩜 오랜지 쥬스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있다니... 

음식 먹으려면 고만 마셔야 되겠구나 하면서 한없이 마시고 싶은 것을 참았습니다.

음식도 지나치게 많지 않았고 그만하면 정갈하고 맛도 썩 괜찮았구요.

꼬마 손자가 음식을 먹으면서 벙글벙글 행복해 하는 모습이란 볼만했습니다.





나는 사위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참 고맙다.. 그리고 너의 부모님도 언젠가 모셔다가 이렇게 해 드리라"고.

그랬더니 자기 부모님은 불평만 하시고 즐기지를 못해서 못 모시겠다는 거였습니다.


아, 그렇구나 무조건 감사하면서 함께 즐겨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이 영 불편한 거구나...

실은 나도 아이들이 너무 돈을 먹는데나 호텔이나 그런데 왕창왕창 쓰면 잔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낭비하지 않고 빨랑빨랑 모게지나 갚아버리지.. 빚도 많은 주제에 왠 낭비냐..


특히 음식비에 돈을 너무 쓰면 정말 괴롭기까지 합니다.

고작 삼분지 일의 하루를 위해 그 엄청난 돈을 쓰다니!

내가 애들 어릴때 하도 잘 못 먹여서 그런가 왜 이렇게 되었나 반성도 하고요. 


그래서 애들은 의례 영수증을 내가 볼까봐 감추어버립니다. 

지난번 큰딸은 비싼 식당에 데리고 가면서 열번이나 침을 놓더라구요. 아무소리 말라고....

그런데 사위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는 불평 안하고 주면 잘 받고 즐겨야 되겠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우리는 각각 헤어지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친구 가족을 만나러 가고, 우리는 다시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챙겨서 카운터에 맡기고

바다 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  

훼리 빌딩까지 걸어 가는데 GPS로 약 1.3 마일인가 되어서 30분이 못 걸려야 되는데 익숙 하지 않아서 반대로 가버려서 시간이 더 걸렸죠.



그 바닷가는 자동차로도 여러번 갔었던 곳이고 걸어 본 적도 서너번 있는 곳이었어요.

항상 붐비는 곳이지만 성탄절이라 사람들이 더 많이 있었습니다.

힘이 넘치면 배타고 쏘살리토까지 다녀 오면 제일 좋겠는데

그러면 너무 지치거나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다음으로 미뤘지요.


대신에 마켓 플레이스에 들어가서 사람들 홍수 속에서 왔다갔다가 하다가

아무래도 집에까지 갈 일이 급한 마음이 들어서 다시 호텔에 가서 짐을 챙겨가지고

바트 정류장을 찾아 갔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집에까지 무사히 돌아온 것이 장한 일을 한것만 같습니다. 순전히 GPS덕분이지만요.



자, 오늘의 걸음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어제보다도 조금 더 많이,  2만보!

걷는데 항상 욕심이 많은 남편은 샌프란시스코에 온 기념으로 오랜만에 실컷

마누라를 걸려서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평생 크리스마스는 조용히 경건히만 지내었는데 

이번 성탄절은 최고로 요란하고도 재미나게

보낸 것으로는 처음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딸은 해마다 시댁인 텍사스에 갔었는데 한사람 비행기 값으로

이 모든 것을 쓸 수 있었다면서 자기 합리화를 한다만

자주 그럴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아무래도 세상구경을 너무 많이 하면 자꾸 목말라지고 더 탐욕이 생기는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일생 한두번쯤은 주님도 눈감아 주시지 않겠나 싶어요.


쌀쌀한데도 얇은 옷을 입고 퍼머몬스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어서 생기가 더 돌았습니다.

피어 14를 걸어서 산보하면서 바다 바람을 쏘이는데 오랜만의 바다구경으로 속이 다 후련해졌어요.











(2015년 12월)



샌프란시스코의 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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