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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벌어 삼년 살은 사연
12/25/2015 05:34
조회  2179   |  추천   11   |  스크랩   0
IP 24.xx.xx.108

어제 보험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달 초에 했던 대화를 다시 확인하기 위함 이라며 "전에 벌던 돈의 팔십프로는 벌게 되었느냐" 고 묻는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승인된 보험이니 아직 남은 기간 동안 받으라는 것이다.

월 초의 대화란 내가 그동안 받던 디스어빌리티 인캄 체크를 그만 보내달라고 했던 것이다.
2016년부터는 어느 정도 벌수있으니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고 전화로 보고 했었다. 
나 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주라고.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이제 끊을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공짜 돈의 매력이 보통 아니다. 하지만 약간 양심의 가책이 되기도 한 돈이었다.

아프면서도, 치료 받으면서도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완전히 집에서 놀면서 아무 일 안하고 일년 치료 받았던 것만도 고마운 것이었고
치료가 다 끝난지 일년이 넘어 가면서 회복이 구십프로 이상 되었는데 그 돈을  챙겼으니... 
꼭 일년 벌어 삼년을 산 것이다.

2013 년 꼭 한해 일했는데  다니던 회사에서 치료비는 의료보험으로 도와주었고 
그동안 단기 장애 보험과 장기 장애보험까지 연결하여 
벌던돈의 60 프로를 계속 지급을 해왔던 것이다. 
워낙 많은 월급이 아니어서 60 프로란 그리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돈을 받으면서 심적으로 여유가 만만하게 되어 투병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 
생각할 때마다 고맙기 짝이 없었다.

물론 벌던 돈의 팔십프로를 아직 벌지 못한다. 

내년 말이나 그 후년이  되면 혹시 그정도 벌수있으려나 ...
그래서 남편은 "거 주는 거 그냥 받지, 끝날 때까지 그냥 달라지...왜 그래?" 하면서 
나의 어설픈 양심을 바보같이 여기면서 섭섭해한다. 


물론 나도 약간은 서운하다. 

그냥 놔두면 내년 중순인가 말까지 이미 승인 난 것도 안다. 
하지만 그것을 받으려면 엄살내지 약간의 거짓말.. 
풀타임으로 아직 뛰지 못하는 이유를 늘어놓아야 하는 것이다. 
나도 하기 싫은 거짓말을 의사에게도 부탁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에 돌아갈수 있어도 돌아가지 않는, 나의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여덟시간 앉아서 전화 받는 일을 할만큼 회복이 되었는데도 
스트레스때문에 도로 아플 것 같아서 안돌아 가는 것 뿐이니 말이다.
워낙 공짜 돈은 매력이 많지만 위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영혼을 타락 시키는.
................
그래서 나는 이 돈이 안들어 왔을 수도 있다면서 남편을 설득하여 
절반 이상을 남에게 나눠주기로 하였다. 
구제와 선교의 명목으로. 
구제와 선교의 명목으로 이렇게 많은 돈을 써보기는 난생 처음 경험이 되었다. 
일년 만불 목표! 
물론 교회에 드리는 십일조 등 헌금 외에 그만큼 하는 것이다.

이미 많이 하는 분들에 비교하면  아무것 아닐 수가 있겠지만 
평생 수입이 별로 많지 않던 나에게는 보통 큰 맘 먹은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동안  이 돈을 쓰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가끔 거울을 보고 나 자신을 향해 웃어준다. 너무나 흐뭇해서... 

나는 암에 걸린 다음부터 '때' 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언제까지 이 땅에 존재할지 모른다는 자각.
그리고 내가 죽기 전에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도. 

이번 해에 여러 선교사님에게 헌금을 조금씩 나눠 보낸 일이 기쁜일이었다. 
이일은 평생 힘쓰지만 잘 안되었던 부분이었다. 
가장 보람 되었던 일은 나보다 가난한 이웃이 월급을 현금으로 바꾼 봉투를 잃어 버렸다고 
당장 아파트 월세 낼 돈이 없어졌다 괴로워 할때 선뜻 필요한 오백불을 내 줄 수가 있었던 것. 
모처럼의 가장  기쁜 일 중의 하나였다

내가 돈 벌어서 이런 일을 계속 할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그동안 살아 봐서 아는데 우리 하나님은 마음이 있으면 하도록 도와 주시는 분이시다.
내가 주님의 마음을 갖고 살고 싶다면 그렇게 살도록 도와 주실 것이 분명하므로 
이제 시작한 일, 앞으로 사는 날까지 좋은 일 하면서 살게 될 것으로 믿는다.

나와 내 남편은 돈 벌기에 실패를 많이 경험한 바보 같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미국에 좋은 시절에 와서 그 시절 다 놓친, 부자 못된 몇명 안되는 사람 중의 하나인 것이다. 
하는 일마다 안 된 사람, 바로 여기 있다. ㅎㅎㅎ

그래서 지금쯤 가난할 수 밖에 없는데 노년에 접어 들수록 가난은 커녕 
점점 더 삶이 윤택해 지다니 이거야 주님의 은혜가 아닌가 싶다. 
아직도 마음껏 나 자신을 위해서 돈 쓰는 일은 평생 몸에 익힌 짠순이 방법때문에 잘 안된다. 
고급 가방? 고급 화장품? 골프? 외식? 그런 것과는 많이 멀다.
하지만 먹는 것 좋아하는 남편 덕에 먹을 것에는 아끼는 것이 많이 허술해졌다.

남을 돌아 보니까 나에게도 조금씩 너그러워지는 것이니 먹는 것에 상당히 돈을 쓰게 되었다.
이해에는 손주들에게도 조금 씩  더 선물했다.
그래야 아이들 마다 오십불이지만 여덟명이면 그것도 사백불!

아무튼 좋으신 주님 덕분에 한해벌어 삼년 살은 이야기는 성탄절 새벽 
주님께 드리는 나의 사랑의 고백이요, 약속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지내 온 모든 삶의 은혜에 감사, 또 감사 드리며

눈물을 담아서... .(2015년 성탄절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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