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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이 먼저 죽으면 안되요!
09/04/2015 21:29
조회  2744   |  추천   24   |  스크랩   0
IP 75.xx.xx.97

여행에서 돌아오니 아주 힘든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니, 놀라지마..로 시작되는 메세지... 쿵, 마음이 내려 앉았지요.

타주에 사는 남동생이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뇌에 종양 같은 것이 발견되었고,

잘 걷지도 못하고, 잠도 못자고(2달 이상 못잤다함), 먹지도 못하고 계속 토하는 심각한 수준이어서

뇌과학자 막둥이에게 MRI사진을 보내 보니 친구 뇌전문의와 상의 하여본 결과

다른데서 전이된 암 같다는 것이었어요.


앞이 캄캄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칠형제 중에 남동생 두명이

한명은 30대에 교통 사고로, 한명은 40대에 간암으로 죽고,

언니도 60살에 천식으로 죽었어요.


일곱명 중에서 네명이 간신히 남았는데 나마저 벌써 직장암에 걸렸고

치료가 다 끝났다고는 하지만 암이란 놈이 언제 또 재발 할런지 알수가 없는 병이고 보니

그리 오래 살 것 같지 않아요.


이제 또 남동생이 그렇다니 너무나 속상하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감사하라는 말씀이 있지만 이 일에는 감사가 조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애가 당뇨병도 있는데 담배도 피워서 건강에 늘 걱정하며 오랫동안 기도해 왔고

얼마전부터 심상치 않게 두어번 응급실을 들락날락해서

내 동생들이 나보다 먼저 죽는 사람이 없게 해 주시라고 기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데

이런 소식이 오고야 만 것입니다.


며칠동안 입원해서 무슨 검사를 하고, 또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쉽게 병명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종양 같은 것이 아주 힘든 곳에 생겨서 조직 검사나 수술을 하기에 아주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러다가 이 동생마저 나보다 일찍 죽으면 어쩌나...

차마 입으로는 말할 수 없는 캄캄한 걱정이 스멀대며 올라와 내 목을 조이는 것 같았어요.

동생은 나보다 열살이나 어리고, 아직 네명의 자식들이 결혼을 하나도 안했고

막내는 공부하고 있고... 죽기 전에 할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벌써 죽음을 떠올리기에는 너무 젊지 않은가요!


어쩌다 우리 형제들이 이렇게 일찍들 다 죽는가!

너무 열심히들 살아서 그런가!

동생이 그동안 열 댓명 사원을 데리고 사업을 키워내느라 그 얼마나 수고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아 온 줄을 잘 아는

여동생은 탄식에 탄식을 하는  것이었어요.


가족에 무슨 암 유전인자가 있냐고요?

아니오,

부모님은 두분 다 암에 안 걸리셨고, 남보다 더 오래 사셨고

할머니도 90세까지 사셨고 할아버지도 사실만큼 사신 것으로 아는데... 

우리 형제 대에 와서 이럴수가!

남들은 평균연령 100세시대에 구구팔팔 이삼사 한다고 기염들인데!

.............

며칠전 위에 까지 쓰고 마음이 갑갑하여 더이상 못 썼는데

오늘 여동생과 통화를 한 결과

아직도 병명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데 암은 아닌 것 같다는 의사들의 소견이랍니다.


휴~ 암만 아니어도 큰 다행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스테로이드 약 주사 힘으로 버티고 있다가 점점 약기운이 떨어지면서

다시 토하고 못 먹고 못 자고..그런 모양입니다.

사람이 약해진 몸에 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요.

상상이 잘 안될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동안 큰 딸도 여행중에 외삼촌 병문안차 다녀 오고

저도 비행기 표를 사놓아서 곧 다녀 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두 아들을 데리고 병문안을 갈 예정입니다.

동생이 하루속히 제대로된 진단을 받고 제대로된 치료를 받아서

차도가 있기를 날마다 간절히 기도합니다.

..............

가서 무엇을 어찌 해 주어야 할까?

내가 해 줄수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리 궁리 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무얼 가지고 갈까? 무슨 말을 해 줄까?

평생 누나 노릇 한번 제대로 해 본적도 없는 저는 정말 답답하기만 합니다.


큰 누나라고 나를 바라볼텐데 나는 5분간도 대신 아파 줄수가 없으니까요!

사람은 그래서 몸이 아플 때가 가장 외로울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한편 나는 죽더라도 동생이 아픈 것처럼 너무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벌써 그 단계를 지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죽는 것도 다 좋은데 아픈 것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암병으로 죽는 것은 아프다고 하던데 암병으로 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재발이 되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두주일 이상 아프지 않고 갈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내 동생이 아픈데 99 프로 멀쩡한 내가 공연히 엄살을 치니

사람은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란 말입니까?

생로병사...다 겪어야 하는 길인데 나만 쉽게 살고 아무 일, 아무 병 없이

늙어서 잠자듯 죽을 수는 없겠지요.


(자. 이제껏 잘 견디고 각종 어려움을 다 잘 겪고 건너면서 살았는데

무얼 미리 걱정하는가? 나야, 네 걱정일랑 말고 동생 걱정이나 하렴.)

........................ 

세상나서 지금처럼 어려운 일은 처음 겪는 동생이

아무쪼록 고통 중에서도 힘내서 이길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해주고 와야 하겠지요.

그를 사랑하시는 주님을 붙들고 이겨내도록...


기도밖에 할수가 없어서 기도합니다. 

기도라도 할수가 있는 것은 무척 위로가 되는군요. 

기도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내 눈물의 간구를 들어 주실 줄로 믿습니다.

(2015년 9월) 


동생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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