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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일주일에 한번은 전화하자!
04/20/2015 19:55
조회  2831   |  추천   18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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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누군지 생각이 날듯말듯했던 어떤 권사님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가서 사진을 뵈오니 한때 교회를 같이 다녔지만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거의없고 
따뜻하게 느껴지던 미소와 인사를 나눈 정도였는데 
우리가 그 교회를 떠나온 후에는 전혀 만난 적이 없던 조용한 분이었다.
장례식에 함께 노래 순서를 할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 참석했는데 참 잘했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그 조촐한 장례식에서 큰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는 아들에게 전화해서
앞으로 꼭 일주일에 한번은 전화하자고 일렀다.
바쁘다보니...아이 둘을 키우며 부부간에 일하는데 얼마나 바쁠까 하며 
또한 나도 백수지만 더 바쁘다보니 쿨한 부모 노릇인양 

점점 전화도 신경도 쓰지말라는 식이 되어가고 있었던 게 내 탓이었기 때문이다.

아니다. 소원해지기 전에 바쁜 틈에도 식구간에는 깊은 정을 나누어야 되겠다..

이번 장례식에서 새로 다짐하게 된 것이었다.

....................................

돌아가신 그분은 그 연세에 경기여고를 졸업하셨다고 한다.
아버님이 의사이고 남편은 부유한 지주 집안의 아들이셔서 부러워 할만한 환경을 누렸다지만 
우리에게 비추인 모습은 노인 아파트에서 외로이 늙어가시는 

한낱 평범한 할머니로 기억되는 분이었다.


장례식에는 마지막 까지 다니시던 한인 교회의 성도 몇사람 빼고는 거의 다 미국사람들 뿐이었다. 

따님 한분이 미국 분과 결혼하여 삼남매를 두셨는데

가족이 하나같이 한국 사람과 결혼한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보았다.
조용하고 품위가 느껴진다고 할까 ...온 가족이 믿음이 있는 것도 느껴지고 

요란한 구석도 교만한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 따님이 연방 "참 평안히 돌아가셨어요..."를 
미소를 띄면서 반복하며 하객을 맞는 것이었다.


특별히 감동이 된 것은 한국말로 예배드린 후에 가족이 나와 추모 순서를 예쁘게 지내는 것이었다.
내 옆에 앉은 변호사 손자는 매주 한번씩은 할머니와 전화를 했노라며 펑펑 우는 것이었고 
자기 와이프가 임신한 사실을 얼마나 기뻐 하셨는가 하며 말을 잘 잇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딸의 큰 아들, 손자는 어린 딸들 넷을 나란히 앞에 세워 할머니 좋아하는 복음성가를 불러 드렸는데 
제일 작은 아이는 두세살 밖에 안 되지만 눈물을 자꾸 흘리는 것이었다.

누구보다 할머니를 가장 많이 닮고 좋아했단다.

병에 걸려 장례식에 못 참석했다는 큰 아드님은 피아노 연주를 녹음하여 보냈고 
아울러 손자의 딸인지 아직 어린 여자 아이 음성으로 
시편 32편을 읽어 녹음을 해서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에 들려 드렸다.
입체 낭독처럼 아주 정성껏 읽어서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아, 권사님은 손자의 자녀들까지 4대의 신앙이 이어지게끔 좋은 할머니 역할을 다 해내셨구나..

외로이 늙어 가는 중에도 이렇게 온 가족이 믿음과 사랑으로 이어져 있게끔...

남들이 몰라주는 늙은이가 될지라도 가족에게 만큼은 사랑을 나누어 주고 받으며,

선한 영향을 끼치고 갈수만 있다면 그것이 제 몫을 다 하고 가는 게 아닐까?

가족의 따뜻함과 믿음이 느껴지는 그 장례식에서 

나는 내 손주들이 와서 울어줄 수 있는 할머니가 되어야 겠다는 장한 생각을 굳혀 보며

몇해 전 돌아가신 엄마 생각도 나는 김에 훗날의 내 장례식이 어떨까까지 생각하니 

대책없이 눈물이 나서 혼이 났다.

............................


한 친구에게 이날의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들과 자주 전화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를 하는 것이었다.

자기는 "돈은 안줘도 되지만 꼭 자주 전화 하라"고 자주 가르쳤더니

이제는 화상으로 손주들과 매 주 같은 시간에 이야기 하는 기쁨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 아들을 키웠는데 하나같이 자주 전화하며 마음이 통한다는 자랑을 하는데

그녀는 얼마나 더 지혜로운가! 참 부러웠다.


그래서 오늘 마침 막내 아들에게 전화 할 일이있어서 나도 다짐을 해본 것이다. 
얘, 앞으로는 손자들과도 좀 더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싶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통화를 하도록 하자.

조금 어렵더라도 그렇게 하자라고.(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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