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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운타운에서 바보 짓을
01/21/2015 17:38
조회  3986   |  추천   17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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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던 19층에서 내려다보던 정경...옥상에 나무를 심어놓은 것들이 내려다 보인다)





차일피일하다가 비행기 값이 너무 많이 오르는 핑게낌에 자동차로 동창회에 가기로 했다.

엘에이는 피닉스에서 6시간 거리 정도니 사람들이 안방 다니듯 하니까 그리 멀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먼거리 여행 한지도 좀 되었던바 남편이랑 같이 가기로 하고

딸에게 엘에이 다운타운에 방을 정해 달라고 했다.

우리 아이들은 포인트로 돈대신 낸다며 여행 다닐 때마다 번갈아서 방을 구해준다.


The Westin Bonaventure Hotel & Suites

큰 딸이 정해준 호텔은 Westin 보나벤쳐.

가서 보니 웬지 낯이 익은 곳이다.

생각해 보니 우리 온 가족이 두 손자 백일 기념으로 2년전에 함께 묵었던 곳이다.

아이들 넷과 배우자들, 손자들 여섯명이랑 우리 둘, 도합 열 일곱명이.


카운터 일을 보는 남자는 "당신 딸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시켜준다"면서 스윗룸 키를 주는 것이었다.

변호사 딸이 자주 묵어서 그러는 것인지, 스타우드 호텔체인 업무를 해준 적이 있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35층에 올라가면 전 시가지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라운지가 있다. 전경이 끝내주니 만큼 많이 비싸겠다고...)


그런데 스윗룸의 문제는 킹 싸이즈 베드가 하나 있는 방이라는 것.

우리부부는 같은 방을 안 쓴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어디든지 꼭 베드가 둘,

가능하면 방이 둘이 필요하다. 

그 사정을 아는 딸은 더블 베드 두개가 있는 방을 예약해 놓았다.

 

업그레이드를 해주면서 베드가 더 필요하면 소파베드를 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속으로 까다로운 남편이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이게 웬떡~ 하면서 스윗룸으로 올라가 보았다.


최고의 호텔 스윗룸 답게 방도 두개를 통하게 하여 널찍하고

까운까지 두개를 걸어놓는 등, TV도 두개, 물병도 두개, 

소파 세트까지 준비해 놓은, 내 평생 자 본 호텔방 중 최고로 멋진 방이었다.

그런데 소파 베드를 펴 보던 남편 왈,

"아무래도 소파 베드는 불편하니 도로 보통 방으로 바꾸어 달래자"한다.


나는 기가막혀서 "그래도 이왕 이렇게 좋은 방을 주었는데 하루 밤이라도 자고,

안 좋으면 다음날 밤에는 보통 방으로 바꾸자"고 했다.

정 소파베드가 불편하면 카펫 위에서 자도되는 것 아닌가?

무슨 원수라고 킹사이즈 베드 양 귀퉁이에서 한 이틀 못잔단 말인가?


그랬는데도 내가 운동하는 동안에 내려가서 바꾸어 달라고 해서 그날 밤으로 방을 바꾸어 버렸다.

비행기 비지네스석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준 것을 이코노미석으로 도로 바꾸어 달란 꼴.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상하게 보았을까?


그리고는 그날 밤,

최고급 호텔이라고 해도 다운타운의 소음이 요란하고

또한 바로 옆방에서 밤중에 들리는 라이브 쇼 소리...

방이 크면 더 좋을 일을 좁은 방에서 이게 왠 바보 놀음인가!

그래서 잠 못자고 끙끙... 요즈음 두어달 불면증과 소음 노이로제에 걸려있는 남편은 후회로 징징댄다.

이년 전에는 소음이 있는줄도 몰랐으니 나이 탓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사흘째 돌아오는 길에는 하바수 호수 곁의 수수한 호텔에서 자게 되었다.

셰라톤, 웨스틴 계열의 호텔이나 얻어주지, 다른 호텔은 포인트로 안된다해서

고급 호텔이 없는 시시한 곳에 갈때는 우리 주머니에서 돈내서 방값을 지불한다. 

(웨스틴 호텔에서는 파킹값만 하루 45불씩 이틀에 90불을 내야했다.)

여기서는 두개의 베드가 있는 방이라 제일 싼 방보다 10불쯤 더 낸 값이 하루밤 93불.


그런데 이 웃기는 아저씨,  침대에 눕자마자 코를 골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아침까지 여덟시간 이상 녹아 떨어졌다.

이틀을 설친 덕분인지는 모르나 소란하기도 막상막하인 싸구려 방인데...

나는 "별수없는 가난뱅이 체질"이라고 놀려  먹었다.


세상에 어떤 바보같은 사람이 업그레이드 해준것을 돌려주고 보통 방에서 자고 오며

최고의 호텔이 시끄럽다고 잠을 설치냐 말이다.

딸에게는 비밀로 하련다. ㅎㅎ  


까다롬 피는 이상한 남편 만나 한세상 살면서 

바보 짓거리를 좀 많이 하면서 살고 있냐만

나중에 기억하고 웃으라고 이런 일을 자주 만들까?

남편에게 고마워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2015년 1월)




                           (34층의 칵테일 라운지의 천장에 있는 등불도 이쁘고 벽에 붙은 그림들도 수준급이었다)




  (어디서나 전경이 보이게끔 설계된 호텔이지만 이렇게 막힌 곳에는 조각작품을 ..)




(오후에 탕탕 소리가 나고 폭음이 들려서 웬일인가 깜짝 놀랐더니 영화의 장면을 찍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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