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unrhee
소정(insunrhee)
Arizona 블로거

Blog Open 07.08.2008

전체     889609
오늘방문     24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256 명
Blog News Citizen Reporter
2015 Koreadaily Best Blog
2014 Koreadaily Best Blog
2013 Koreadaily Best Blog
2011 Koreadaily Best Blog

  달력
 
아름다운 사람, 평소 마음가짐대로 세상을 떠나시다.
03/29/2011 14:58
조회  1053   |  추천   2   |  스크랩   1
IP 184.xx.xx.154

 

어제 사촌이 전화를 하였다.

외삼촌이 병세가 갑자기 나빠져서 입원을 하셨노라고.

그러더니 오늘 아침에 벌써 돌아가셨다는 기별이 왔다.

 

자기가 가실 날을 미리 아셨을까?

지난 2월 초에 전화를 해서 "오월쯤에나 가서 뵈올께요."

했더니 외삼촌께서 그러셨다.

"내가 그때까지 있을런지 몰라..."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 소리를 냈다.

 

겁이 나서 당장 뉴저지 동생이랑 시카고 동생댁이랑

한국에 있는 이모까지 오시라고 해서 함께 2월 말에 

외삼촌을 만나러 갔다.

 

그때 가보니 걱정하던 것 보다 외삼촌 상태가 아주 양호하셨다.

물론 아직도 풀타임으로 일을 하시고 계셨다..

마지막으로 한 키모가 듣지 않고 약의 부작용으로 한차례 앓고 나서

마음이 조금 약해지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주 멀쩡하셔서 아주 오랫동안 살아주실 것을 은근히 기대하게 만드셨다.

 

왜냐하면 암이라는 것이 제부 때 보니까 얼굴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도

한참을 더 고생하여야 끝이 나던 것이었으니..

기적이라는 것도 마지막 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이고,

적어도 아직 일년은 거뜬히 견디실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었다.  

 

어쨎거나 앞으로 본격적인 고생을 하셔야 할 두분을 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온 지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난 참이었다.

 

그래도 우리가 가서 많이 함께 웃고 옛 이야기들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몰려 다니며 사 먹고, 엉겼던 실타래도 풀고.. 

외삼촌은 우리들이 그곳에 간 것을 그렇게나 좋아하셨다.

우리도 돌아오는 길에

아직도 힘이 남아 있을 때 가서 뵙고 온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다고,

좋은 여행이었다고 열번이나 감사 했었다.

 

그런데 외삼촌은 평소에 말씀하시던 대로 그렇게 가셨다.

"죽을 때까지 일 할꺼야."

하시더니 입원하시던 전날까지 일하셨고(!)

골프도 끝까지 치셨고, 걷기도 하셨단다.

그러니까 폐암으로는 아직 더 견딜만 하셨는데 난데없는 폐렴으로

글쎄, 이틀 입원하시고 오늘 돌아가셨다.

 

그런데 바로 오늘이 퇴직 기념 파티를 할 날이었단다.

남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고 고집을 꺽으셨던 모양이다.

그런데 마음으로는 퇴직 자체를 거부하셨던 것일까?

외숙모를 고생시키지 않을 마음이셨을까?

한번은 오래 앓아 와이프 고생시키느니 차라리 굶어 죽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는데

연약한 외숙모를 생각하시고 본격적인 암의 투병기를 하나도 거치지 않고

월반하듯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신 것이다.

 

이제 겨우 갓 70세!

너무나 아까운 우리 외삼촌!

평생 한 인물하시고 성실하게 모범적으로 살아오신 너무나 아까운 우리 외삼촌!

그러나 편안한 모습으로 눈을 감으셨고

온 식구들 모인 자리에서 임종을 하셨다니,

그리고 참으로 좋은 분으로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남아 주셨으니

차마 감사한 마음이다.

 

외숙모는 오늘 내게 그렇게 말씀하셨다.

"내 남편이라고 해서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외삼촌은 정말 좋은 분이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진심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은 아름답다.

 

오늘, 우리가 평소에 내 뱉는 말, 품는 뜻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나는 어떻게 죽기를 원하는가?

내 삶이 어찌 끝맺음 하기를 원하는가?

평소에 마음먹고 미리미리 말을 해 둠으로 결심을 굳힐 일인 것 같다.

간절한 뜻은 꼭 이루어 주시니까.

 

사랑하는 외삼촌의 갑작스런 소천 앞에

할 말을 잊는다.

(2011년 3월 29일)

 

 

외삼촌 가시는 길에
촛불하나 켜드리고 싶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사랑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사랑합니다.

음악은 둥지님께서 빌려 왔습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글

아름다운 사람, 평소 마음가짐대로 세상을 떠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