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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좋아하는 친구와 시카고 보태닉 가든에서
09/29/2010 07:54
조회  4089   |  추천   1   |  스크랩   1
IP 98.xx.xx.237

                                                (처음 건물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이런 길이 나온다. 절로 탄성이...)

 

아직도 낮엔 100도가 넘는 뜨거운 아리조나를 떠나 시카고에 와 보니

낮 기온이 70도도 못되는 날이 많고, 밤에는 벌써 히팅을 써야하는 으스스한 계절이다.

추석이 이렇게 추운 때 였던가?

날씨가 으스스하니 대번에 감기가 들고 따뜻한 아리조나가 그리워진다.

내가 이러니까 따뜻한 곳으로 이사갔지....몇년 못되어 아리조나 체질이 되어버린 모양이니 웃기는 노릇이다.

추워서 그런지 그러지 않아도 나이가 들수록 공연히 서글프고 외롬타는 가을에 더욱 마음이 움츠러드는 것 같다.

 

그래도 이왕 온 길에 친구랑 단풍이나 구경하고 가련다 했더니

아직도 반달은 더 있어야 제대로 물이 든다고 하며 친구는 시카고 보태닉 가든으로 안내를 해 주었다.

시카고에서 삼십년 넘어 살았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데가 가까이 있는지는 여태컷 몰랐었다.

얼마나 여유없이 살았었나 폭로가 된 셈.

                        (연꽃은 마지막 꽃까지 다 져 버리고 수련만 몇송이 아직도 남아 물위에 떠 있어 아쉬움을 채워주었다)

 

노스부륵에 사는 그 친구는 꽃을 좋아해서 집 뜰과 안팎에 온갖 꽃을 심어놓고 즐기고

다 죽어가는 꽃나무도 그 손이 닿으면 다시 살아날만큼 꽃을 사랑한다. 

그래서 사업을 하면서도 일주일에 최소 두번 이상, 많게는 열번도 핑게만 있으면 보태닉 가든에 가서

산책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살고 있었다.

집에서 오분 거리 밖에 안되니 "내 정원이다." 생각하면서 그리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어느 부자가 그런 정원을 가지고 있겠는가?

그것도 돈 한푼 안들이고 일꾼 걱정 하나도 하지 않고 다만 일년회비 얼마만 내면

시도 떄도 없이 입장 무료, 파킹 무료인데!

그곳은 멤버쉽이 없어도 입장은 무료고 파킹료만 내고 들어가는 곳이다.

 

나는 보타닉 가든에 데리고 간다고 해서 자주 가던 링컨 팍에 있는 것 정도만 기대하고 갔는데

그 규모의 엄청남이란 도저히 비교 자체가 안되는 것이었다.

385 에이커의 넓으나 넓은 땅에 여러개의 호수와 아홉개의 섬으로 연결지은 산책로들, 

그 사이사이로 온갖 꽃과 나무와 식물들이 자연에 오픈되어 살고 있었다.

물론 작은 풀벌레들과 각종의 새들과 움직이는 것들이 그 품에 함께 놀고 있었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늦여름의 꽃들을 간질으고 있었다.

 

친구는 노스부룩 근방의 비싼 터전에 그 엄청난 땅을 자연그대로 놔두고 사람들에게 즐기게 해주는

미국이란 나라에 늘 고마운 마음이란다.

아름답기가 친구의 말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밴쿠버의 것도 훨씬 뛰어넘는 것이란다.

각 계절마다 피는 꽃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지만 눈 오는 겨울조차도 아름다운 산책로를 열어 준다는 것이다. 

젊은때는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몰랐지만 이제는 산책할수 있는 공기 맑고 그늘진 곳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그래서 시카고에 올때마다 친구를 불러내어 함께 가기로 굳게 약속하였다.

 

 

친구는 이왕 내친 김에 '자기 사는 곳' 사랑하는 마음을 펼쳐보였는데

다운타운 가는 기차역이 아주 가깝고, 아름다운 도서관도 걸을 만한 거리에 두곳이 있다고 하며

교회와 샤핑몰이 가까운 것이 보통 편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고 있었는데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이어령씨의 책!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한국 최신 도서도 많이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밖에 라비니아 야외 음악당도 가깝고, 무엇이 가깝고, 또 무엇이 지척에 있고..자랑이 이어지는 것이었다.

너무나 살기에 편리해서 도무지 다른 주로 퇴직 후에 이사갈 마음이 조금도 없고

지금 살고 있는 몇십년 산 집에서 그대로 은퇴하려고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하고 있었다.

그렇듯 신선처럼 만족하게 살아서 그런가 몇년만에 만난 그녀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했다.다

 

그러고 보니 따뜻한 곳만 유일한 관심사였던 나는 얼마나 단세포적이고 바보같았는가?

다음에 한번 더 혹시 이사를 갈수만 있다면 나도 도서관에서 걸을만한 거리,

이렇게 아름다운 산책로나 공원이 오분 거리쯤에 있는 곳을 염두에 두고 집을 찾아야 하는 것이구나

너무 늦게야 배우게 되었나 보다.

아리조나 집을 팔고 노스부룩으로 이사와? 하는 상상을 일초간 했는데

혹 집이 팔린다 하더라도 엄청난 집 값 차이때문에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아리조나의 따뜻한 날씨가 그리워 도저히 다시 올수는 없다고

또 아리조나에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앞으로 일년에 한두번 와서 꼭 친구와 함께 산책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하고.(2010년 9월)

 


 




 

 

 


 



 

 


           (일본 정원에서는 직원이 여러가지로 설명을 해준다. 일본 집은 못을 안 쓴다고 하는등 신기한 이야기가 많다.) 

 

               <가을 바람에 맞춰 춤추는 갈대들이 황홀했고...)


 
시카고 보태닉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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