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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많은 내 남편
07/26/2010 13:02
조회  2977   |  추천   4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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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누가 문에서 딩 동 하고 누르기에 나가보니 남편 친구 클로드가 와 있었습니다.

내가 부탁했던 정보를 쓴 종이하고 남편의 아픈 무릎에 바르라는 약하고

그리고 돈 봉투를 가져왔습니다.

 

자기는 친구로서 일을 해 준 것이지, 돈 받자고 한 것이 아니었다고 그동안 받은 돈도 너무 많으니

봉투를 도로 받으라는 말이었습니다.

지난 주간에 이 블란서 친구가 우리 집에 이틀 와서 하루는 5 시간을 일했고 하루는 6 시간을 일했어요.

5 시간은 천장 선풍기를 부엌과 리빙룸에 하나씩 붙여 주고

이층 남편 방 선풍기 고장난 것도 고쳐주었어요.

새 것을 다는 것은 비교적 쉬운데 고치는 것이 더 어렵던데요. 사람 한번 잘못 되면 고치기 힘든 것처럼.

너무 더운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애를 쓴 것이 고마워

답례로 파전 한 접시, 나물 얼린 것 두봉다리를 들려 보냈고

다음날 수박 한 덩어리와 50 불을 봉투에 넣어 주었습니다.

 

사흘 후, 6시간 일하던 날은 자기가 만든 요리를 접시에 담아 가지고 왔더라구요.

파전을 담아 보낸 접시에다 한쪽에는 한국 고구마를 깍뚝 썰기로 삶아 썰어서 새콤달콤하게 무친 것과

또 한쪽은 보라색 양배추를 살짝 삶아서 또 그렇게 무친 것인데 보기도 예쁘고 맛이 일류였어요.

 

그리고 비데 두개를 변기에 연결하는 일을 해주었습니다. 

처음에 해 본적이 없다고 자신이 없다더니 설명서를 보고 연구하더니 잘 해 놓았습니다.

벽을 뚫어 연결 선을 만들기까지 했지요.  

그것 뿐 아니라 몇달이나 방치했던, 이층의 내 방 세면대에 수도 새는 것까지 고쳤어요.

 

그날 부품을 사러 가야하길래 돈을 주려 했더니 너한테 받은 돈이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며

홈디포에 가서 물건을 사다가 고쳐 주었습니다.

내 생각에 20 불은 썼던 것 같아요.

우리집 남자가 아무 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고 연장도 없으니까

자기 집을 몇번이나 다녀 오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고쳐준 것이죠.

그래 이번에도 고맙고 미안해서 50 불을 넣어서 맹고 한 상자를 사서 갔다 주었어요.

그래봐야 한 시간에 10불도 안 쳐준 것이니 우리가 친구 덕을 톡톡히 본게 아니겠어요? 횡재였죠.

 

그런데 그 돈을 오늘 도로 가져 온 것이랍니다.

그리고 무슨 도움이 될 일이 또 없는 가고 물어서

마침 그때 고쳤던 수도가 또 그만큼이 샌다고 했더니 연장을 다시 가져 와서

지난 번에 찬물 쪽을 고쳤는데 오늘은 뜨거운 물 쪽을 고쳐 놓았습니다.

 

그리고 또 뭐 없냐고 하길래 내 방의 천장 선풍기가 밤에 불이 번쩍번쩍 하는 것같다고 봐 달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척 한번 보더니 대번에 한다는 소리가 팬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었대요. 5년전에 달은 것인데!

그래서 즉석에서 느슨한 것도 조여주고 완전하게 고쳐주었어요.

그러니까 어쩜 이방이 이렇게나 시원한지요! 

지금 그 아래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 뿐아니라 자기 스스로 할일을 찾아서 나무마다 물이 제대로 공급이 되는 가 다시 봐 주고는  

우리 집 나무들이 영양 부족이라나,

비료가 자기 집에 있다고 가져 와서 주고 갈테니 더운데 나와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약을 그 밑에다 뿌려주는 가보다 했지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 내려가 보니

(남편은 물론 아무것도 거들지 않고 아래층에서 비디오만 보고. 무릎 아프다는 핑게지만 너무했죠?) 

커다란 물뿌리는 주전자에 두 숟갈씩 약을 넣고 저어서 그것을 나무마다 한주전자씩 부어주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이 더위에 무슨 일이람! 돈을 곱배기로 준다해도 안할 것을!

나는 쩔쩔 매겠더라구요. 미안하고 고맙고..어쩔줄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겨우 내가 해준 것은 찬물 두잔 먹인 것과 바깥에서 조금 서성이는 척만 했네요.

 

조금 시원해 지면 우리 뒷뜰 시야를 막고 있는 무성한 골프장 나무를 가지치기 해서

잔디가 나무 사이로 보이게끔 해준다고 벼르네요. 자기 집도 그렇게 했노라고요. 

또 비실대는 나무는 다 싹뚝 잘라준대요. 그러면 새로 잘 자란다고요. 

원 세상에.. 이게 무슨 복이랍니까?

제발 오래도록 우리 옆에 살아달라고 속으로 빌었어요.

 

이 사람 때문에 이야기가 무궁무진 많아졌네요.

지난번 준 그 수박을 너무 많다고 우리 몫을 잘라 가지고 왔었는데

얼마나 예쁘게 잘랐다는 이야기 했던가요?

세상에, 일류 셰프 솜씨는 얼마나 다르던지요! 사선으로 그렇게 예쁘게 자른 것은 처음 보았다니까요.

최근에 알았는데 그 사람 식당에서 드골과 아이젠 하워가 와서 먹고 함께 찍은 사진도 있더라구요.

앞으로는 블란서 요리도 정식으로 배워 보려고 합니다.

 

이 동네 아는 분들에게 자랑을 하지 않았겠어요? 그랬더니 모두가 만장일치로

내 남편이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동의하시더라구요.

누구 같은 마누라 얻은 것이며 아이들도 일류로 잘 만나고...ㅎ

우리 아버지께서도 늘 사위를 人福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시더니 정말 그렇죠?

자기는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사람에다 무심하기 짝이 없는 사람인데 어째 이럴수가?

대접 받기 마땅한 사람이 받는 것은 복이라고 안하지요. 자격없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은혜가 복이에요.

 

30 년도 더 전 옛날, 우리가 첫번째 집을 사서 이사 들어 갔을 때, 어떤 플러밍 하는 분이 오셔서 혀를 끌끌 차며 나를 불쌍히 여겼었거든요. 저렇게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랑 어떻게 살겠느냐고요..ㅎ

실제로  못 하나 박을 줄 모르는 사람과 평생 살려니 속상할 때 좀 많았나요?

아주 간단한 일도 기술자를 쓸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핸디맨에게 돈 많이 썼었지요.

자기가 일 못하니까 의례 돈 내야 할줄로 생각하고 수리 해주는 사람들에게 아주 후해요.

요새는 돈도 못 버니 왠만한 것은 고장 나면 눈 찔끔 감고 그냥 두고 살았죠 뭐.

그런데 이런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이 몰랐던 거예요.

사람은 자기 능력으로 사는 게 아니라 복으로 산다는 거지요.

 

아니, 그 블란서 아저씨가 혹 흑심을 먹고 그러는거 아니냐고요?

세상에...농담으로라도 그러지 마세요! 그 사람은 품위있고 아름다운 아내를 데리고 살고 있는데?

그리고 내 남편보다 훨씬 더 늙은 할아버지인데?

아무튼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ㅎ

복많은 내 남편 때문에, 그의 블란서 친구 때문에, 요즈음 살맛 나는 세상이랍니다.

 

근데 왜 그 사람 눈에는 그렇게 많은 할일이 보이는데

내 남편 눈에는 일이 도무지 하나도 안 보일까요 ?

네? 아뭇소리 하지말고 복많은 남편 복으로 살라구요? 잘 알았습니다. ㅎㅎㅎ(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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