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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등의 짐 하나, 그 이름 남편!
01/05/2019 18:32
조회  2516   |  추천   36   |  스크랩   0
IP 184.xx.xx.187

아야앗!!! 여보~~~~여보야!!!!

이게 무슨 소리인가? 조금 전 남편 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막 뛰어가서 보니

아파서 어쩔줄 모르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중이었다.

 .

일주일 전 금요일에 전립선 수술을 하고 

지금 조금은 나이진줄 알고 있었는데

왜 또 그러는지?

소변을 보다가 말고

갑자기 무언가 막히는 기분이 들면서 그렇게나 아프단다.


물론 아직 완전 정상이 안되어서 소변을 볼때마다 약간씩 아팠던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죽을 만치 아픈 것은 자주 없어서 또 왜 그런지 걱정이 올라온다.

급히 AZO 라는 약을 가져오래서 먹더니 금방 괜찮아졌단다.

이게 뭐 귀신같은 약이 있나? 다행이긴 하지만 완전히 다 나을때까지 얼마나 걸리려나? 

아무튼 숨을 돌리고 . 지나간 일주일을 서술해 본다.


지난 금요일날, 전립선 비대증 시술(암이 아니어서 다행)을

두시간 동안 하고 하루종일 병원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월요일 아침에 카테타를 빼야 하는 거사가 우리의 몫이었다.


의사질 해봤다고 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정말 쉽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월요일날 집에서 빼라고

젊은 한국 의사가 주사기 두개를 주면서 어찌 할 것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전직 의사출신 남편만 믿었고

남편은 의례 뭐든지 쉽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랬는지,

혹 마누라를 만능 해결사로 믿었는지 모른다만 집에서 뺀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교회도 바로 다음날 토요일 새벽, 주일날과

월요 새벽기도까지 빠지면 큰일일까, 하나도 빠짐없이 다 다녀왔다.

카테타를 끼고 오줌보를 들고!

카테타를 넣은채 그 피색갈 줄을 들고 다니니 얼마나 보기 싫은지!


더구나 이 추위에 반바지를 입어야 하는 것이 영 꼴새가 아니니

제발 집에 좀 있으라고 해도 말을 안 들었다.

아무튼 점점 오줌보에 맑은 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심상치 않게 맞은 월요일 아침!

교회에 다녀오자마자 그 거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공기와 물을 빼라고 준 주사기로 두세번 뺀 다음,

카테타 줄을 잡아다니는데, 이거야 원... 절대로 안 빠지는 게 아닌가!

그 플라스틱 줄이 가늘어 지도록 잡아 당겨도 안 빠졌다! 아이구 맙소사!


남편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급한대로 응급실 의사 아들을 전화로 호출하는데 안 받으니(WIFI 안되는 곳에 있었다나)

정말 어찌 할바를 모르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다시 한번 다른 주사기로 또 공기를 서너번 빼니 어찌어찌 하다가

드디어 카테타가 빠지긴 빠졌는데 ...

아이구야! 피가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듯 나오는게 아닌가!


얼마나 기절을 하겠는지!

응급실에 가자고, 가자고 해도

남편은 말을 안듣고, 이 정도는 보통이라나..

누가 전직  의사 아니랄까 피를 안 무서워하니

응급실도 못 가고 몽땅 다 나 혼자 당하는데  그 얼마나 겁이 나던지!!!


옷에 피바닥칠을 하고 한참을 애쓰니

점점 피가 조금씩은 멎는것 같았는데 

그래도 너무 많이 나왔다.  

고집 덕분에 결국 응급실에 안갔는데 옛날 세탁소했을때의 일도 생각이 났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가 사다리가 넘어져서 떨어졌던 남편!

종다리가 떨어지면서 찢어져서 피가 몹시 나왔는데도 그때도 응급실에 안갔었다.

두세바늘만 꼬맸으면 사흘이면 나았을 것을, 아무리 가자해도 마다하더니

자꾸 덧쳐서 두달이나 걸려서야 간신히 다 아물었던 미련탱이!

이번에도 결국 더 어렵게...아무튼 점점 안정을 찾아갈테지..


너무 무리하게 잡아당겨서 그 안에 조직에 상처를 준 모양이었다.

어찌 이렇게 무지하고 답답한 노릇이 있겠는가?

자기는 아주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나..

옛날에 여러번 해보았는데 그때 것은 달랐다나 변명을 하고..


근데 그다음 부터도 문제였다.

앉아있어서도 피가 좀처럼 멎지 않았으니까. 기저귀를 몇개 피로 적시고

팬티도 바지도 서너개씩 피로 범벅 만들고..


그래도 하루가 다 지나가니 확실히 피가 나오는 것이 줄더니

소변 볼 때만, 그때만 아프단다.


이 고집쟁이 영감은 그 몸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루에 한시간 내지 두시간을 걸었다면 누가 믿을꼬!

아무리 무리하지 말라고 해도 말을 안들어서 아들에게 일렀더니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을 시켜줘서 나도 지쳐 잔소리 화풀이를 끝내게 되었다.

뭐, 자기가 자기 몸 알아서 하겠지!

어쨎든지 내 잔소리는 평생 아무 효력이 없으니까.


이렇게 오늘까지 꼭 만 8 일째가 되었는데

점점 나아진다고 하더만 왜 오늘 또 갑자기 그럴까?

아들은 자꾸 그러면 의사에게 전화하고 응급실로 가던지 하라고 한다.


지난번 무릎수술 후로 다리도 안펴지고 점점 굽어지는 남편.

이제 또 생 고생을 하는 남편을 보니 안쓰럽기 짝이 없다.

훨씬 쉽게 일을 풀어나가면 더 좋을텐데

고생을 사서 하는 양반!

그대는 나의 영원한 등의 짐이리니!!!

............................................

마침 '내 등의 짐'이라는 정호승의 시 동영상을

오늘 친구가 보내 와서 감동을 받으면서 새삼스럽게 들었다. 

.............................................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조심하면서 살게 됩니다.

이제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의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게 됩니다.

이제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싸이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가족의 짐, 사업의 짐, 이웃과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도록 채찍질 합니다.(2019년 1월)



내 등의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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